[우리 산하] 천성산 제2봉 비로봉을 오르다
[우리 산하] 천성산 제2봉 비로봉을 오르다
  • 이승호 기자
  • 승인 2021.05.06 1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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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타암을 품은 남성적인 봉우리 천성산 비로봉

 

푸른 하늘에 바위로 이루어진 천성산 제2봉 비로봉. 이승호 기자
푸른 하늘에 바위로 이루어진 천성산 제2봉 비로봉. 이승호 기자

 

가을에 가기로 했던 천성산 제2봉을 가을까지 기다리지 못하고 제1봉을 오른지 1달 조금 지난 쾌청한 봄날, 서둘려 천성산 제2봉을 찾았다.

천성산 비로봉 가는 길에 보이는 제1봉 원효봉. 진달래가 반겨준다. 이승호 기자
천성산 비로봉 가는 길에 보이는 제1봉 원효봉. 진달래가 반겨준다. 이승호 기자

 

○대구에서 울산, 양산 가는 길은 보통 사람들은 경북고속도로를 이용하는 것이 통상이다. 그러나 지금은 더 빠른 길이 생겼다. 대구에서 대구부산간 고속도로로 밀양까지 가서 밀양에서 울선가는 밀양•울산간 고속도로를 이용하면 된다. 이 고속도로는 함양울산고속도로(咸陽蔚山高速道路)로 전체 길이 144.61km 중 2020년 12월에 일부 개통된 구간이다.

이 고속도로에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긴 재약산터널이 있다. 길이가 무려 15km이다. 기존의 인제양양터널 10.9km 보다 4.1km가 더 길다. 터널이 길어 장대터널이라고도 부르며, 터널 내부에는 최첨단 시스템인 돌발상황검지시스템(IDS), 차량검지시스템(VDS), AI영상 차량분류기(VAI), 영상(CCTV), 가변전광판(VMS), 차로제어(LCS), 비상방송 등을 연계SW(ESB·IoT·API)로 통합해 디지털트윈·대시보드 기반으로 하나의 화면에서 통합해 안전을 위해 효율적인 교통관제운영관리플랫폼을 구축·운영 중이라고 한다.

자동차로 달려 보니 밀양에서 울산까지 대부분 터널이며 재약산터널은 무서울 정도로 길고 길다. 이 고속도로 77%가 터널과 교량이라고 한다.

참고로 우리나라 자동차터널 길이 5위
1.재약산터널(+산불산터널) 15km
2.인제양양터널 10.9km
3.양북1터널 7.5km
4.금정터널 7.1km
5.죽령터널 4.6km 이다.

천성산 비로봉에서는 양산 시내와 내원사가 눈아래로 시원하게 보인다. 이승호 기자
천성산 비로봉에서는 양산 시내와 내원사가 눈아래로 시원하게 보인다. 이승호 기자

 

○천명이 성인이 되었다는 천성산(千聖山)이다.
이 산과 비슷한 이름인 구미에 있는 천생산이 연상되지만 관련이 없다. 천성산은 경남 양산시 웅상읍과 상북면, 하북면 경계를 이루는 산으로 원적산이라고도 하며, 울산 남서쪽에 있는 산을 원효산이라고 하였는데, 양산시에서 이전의 천성산과 합치면서 원효산을 천성산 1봉으로, 원래 천성산을 천성산 2봉으로 명칭을 변경하였다. 1봉 정상은 원효봉(해발 922m)이며 2봉 정상은 비로봉(해발 855m)이다. 제1봉 원효봉은 정상이 화엄벌이라는 너른 억새밭이라 육산의 전형으로 어머니 산이라면은 제2봉 비로봉 정상은 기묘한 바위로 이루어진 골산이며 진달래와 철쭉꽃이 피어 있는 아버지 산이라 할 수 있다. 

천성산의 가장 큰 절은 내원사이며 원효봉에는 원효암이 있고 비로봉에는 미타암이 있다. 또한 제1봉에는 고산습지인 화엄늪이 있다면 제2봉에는 고산습지 밀반늪이 있다. 원효봉과 비로봉은 약 2km 거리에 있으며 중간 지점에는 은수고개가 있다. 천성산은 원효봉과 비로봉은 대조적인 모습이며 웅장하면서도 아기자기한 매력을 갖춘 다시 찾고 싶은 명산임이 분명하다.

천성산 제2봉 가는길 바위 절벽에 붙은 듯 있는 미타암. 이승호 기자
천성산 제2봉 가는길 바위 절벽에 붙은 듯 있는 미타암. 이승호 기자

 

○등산코스는 원효봉은 양산 대석리에서 출발했지만 비로봉은 산 반대편 즉 동쪽  웅상도서관에서 출발했다. 동해주유소에서 셔틀버스가 운행한다기에 찾지 못했다. 미타암 불자들을 위한 셔틀버스란 사실을 늦게 알았다. 승용차로 셔틀버스 회차지점까지 갔다. 여기서 부터는 급경사이다. 화엄사를 지나 약 500m에 미타암이 있다. 이 암자는 큰 바위 절벽에 아슬하게 붙은 듯한 모습이다. 입구에는 화분에 예쁜 꽃들 있어 기분이 좋았다. 신라시대 원효가 창건했다고 하며 화강암으로 만든 보물 제998호 미타암아미타여래입상이 미타굴 안에 봉안되어 있다. 높은 절벽이라 웅상읍쪽으로 보이는 경관이 시원하다. 

원적봉 삼거리에서 비로봉 가는 길은 평탄하며 기암괴석과 진달래가 멋지다. 이승호 기자
원적봉 삼거리에서 비로봉 가는 길은 평탄하며 기암괴석과 진달래가 멋지다. 이승호 기자

 

여기서부터 원적봉 삼거리까지 1.1km 구간이 마의구간이다. 거의 기다시피 올라야 한다. 등산은 항상 힘들지만 오늘은 더 힘들다. 오랜시간 답사여행을 하면서 호흡을 맞추었어도 동료들이 너무 힘들어 해서 되돌아 내려 가고픈 마음을 힘들게 참고 갈 수 있는데 까지 가기로했다. 쉬어가면서 천천히 30여분만에 원적봉 삼거리에 도착했다. 올라오면서 보이지 않던 진달래가 만개하여 일행을 맞이한다. 여기서부터 비로봉까지 2.3km 구간은 평길이나 다름없이 힘들지 않았다. 철쭉제단을 지나자 원효봉도 보이고 일행들의 표장도 밝아졌다.

가는 길 내내 진달래꽃이 함께해주었다. 힘든 구간을 견디고 나니 편안한 꽃길이다. 우리 인생사도 비슷하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우뚝 솟은 제2봉 비로봉 정상에서는 내원사, 원효봉, 양산 시내와 온 산하가 발아래 있다. 황홀하고 장쾌하다. 내가 천하에 제일이다. 이 맛에 힘들게 산을 오른다. 되돌아 가지 않았음을 잘했다고 칭찬하며 원적봉을 잠시 들린 뒤 가벼운 마음으로 하산했다. 산 정상이 은빛 바다를 이루는 가을에 다시 올것을 기약해본다.

천성산 원적봉에서 보이는 웅상 시내와 아름다운 산하. 이승호 기자
천성산 원적봉에서 보이는 웅상 시내와 아름다운 산하. 이승호 기자

 

tip:
•식사는 웅상읍에서 해결하면 된다.
•시간이 된다면, 천성산 제2봉과 연결된  정족산 무제치늪을 가 보길 권한다.
•가까운 거리에는 우리나라 조계종 3대 사찰 중 불보사찰인 양산 통도사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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