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산하] 학이 노닐었던 유학산(遊鶴山)
[우리 산하] 학이 노닐었던 유학산(遊鶴山)
  • 이승호 기자
  • 승인 2021.03.19 15: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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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쟁의 아픈 상흔을 간직한 유학산을 오르다

 

해발839m 유학산 정상에 있는 유학정. 이승호 기자
해발839m 유학산 정상에 있는 유학정. 이승호 기자

 

코로나로 생긴 일상의 변화는 등산이다. 그 동안 답사여행 때문에 가지 못했던 등산을 시간만 나면 간다. 등산은 코로나 거리두기에도 동참하고 인내도 배우고 아름다운 산하도 구경할 수 있어 일석삼조이다. 오늘은 대구 가까운 거리에 있는 유학산을 찾았다.


유학산은 경상북도 칠곡군 석적읍과 가산면에 걸처 있는 높지도 낮지도 않은 해발 800m 내외의 산이 동서로 길게 뻗어 있다. 대구에서 중앙고속도로 다부터널을 지나면 외쪽으로 보이는 산이다. 사방이 산으로 감싸고 있는 좁은 마을이 다부동이다.


그 옛날 한양 가는 길목에 위치하여 영남에서 왕래하는 많은 사람들을 상대로 장사를 하여 부자가 많이 산다고 다부동(多富洞)이라 이름 붙었다고 한다. 이 동네 북쪽을 병풍처럼 막아선 산이 유학산이다. 유학산(遊鶴山)은 학이 노닐었다고 하여 유학산이라 부르는 평화로운 산이었다.

다부동 전투를 알리기 위해 건립된 다부동 전적기념관, 오른쪽에 유학산이 보인다. 이승호 기자
다부동 전투를 알리기 위해 건립된 다부동 전적기념관, 오른쪽에 유학산이 보인다. 이승호 기자

 

○다부동 전투
평화로운 산을 가진 부자동네 다부동은 1950년 한국동란을 격으면서 가장 아픈 상흔을 남긴 동네가 되었다. 한국전쟁 당시 물밀듯이 내려온 북한군은 우리 아군의 마지노선인 낙동강방어선에서 8월부터 9월까지 55일간 치열한 공방을 전개했다. 이 전투를 낙동강전투라 하며 그 기간 중 유학산을 점령하기 위한 11일간의 전투를 다부동전투라 한다.


11일간 전투에서 유학산 주인은 9번이나  바뀌었으며, 적군 17,500여명, 아군 10,000여명이 희생된 한국전쟁 중 가장 치열한 전투 중 한곳이라 한다. 그런 곳이므로 70여년이 지난 지금도 유해작업을 하고있다. 당시의 처참함은 시신은 산을 뒤덮고 피는 강물이 이루었다는 시산혈하(屍山血河)라 표현한다. 이를 교훈 삼아, 이 땅에 두번 다시 전쟁이 없기를 기원해본다.


당시 낙동강전투에 관한 상황과 사료들은 대구 앞산 큰골에 있는 낙동강 승전 기념관, 다부동 다부동전적 기념관, 석적읍에 있는 칠곡호국평화 기념관에 가면 보다 상세하게 알 수 있다.

멀고 가까운 산하가 한눈에 보이는 경관은 일품이다. 이승호 기자
멀고 가까운 산하가 한눈에 보이는 경관은 일품이다. 이승호 기자

 

○유학산 등산코스는 통상, 들머리 팥재에서 →도봉사→유학정→387고지→674고지→다부동 전적기념관 코스 (거리 약 7.1km, 소요시간 약 3시간)를 많이 이용한다. 물론 역순으로 해도 된다.


승용차로 팥재로 오를 경우는 평일이면 도봉사 좁은 주차장에 주차 할 수있다. 서울의 도봉산이 연상되는 도봉사는 깍아지른 쉰질 바위에 가까스로 붙은 듯하다. 도봉사에서 넉넉학 30분 오르면 유학산 정상인 유학정(정상, 해발 839m)까지 오를 수 있다. 이후 등산 코스는 거의 힘들지 않고 837고지,  674고지로 갈 수있다.


유학정에서는 가까이 보이는 채석장, 데미산, 소학산, 자고산, 가선산이 눈 아래 가까이 보이고 낙동강, 금오산, 가야산, 비슬산, 앞산, 팔공산, 멀리 보현산이 보이는 경관이 가히 환상적이다. 이렇게 많은 곳이 보이므로 군사적 요충지라 한국전쟁 시, 피아가 이 산을 점령할려고 치열한 전투를 했었다는 것을 산에 오르면 알수 있다.

유해발굴 안내만 있고, 표지석이 없는 837고지,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친 선현들에게 예를 표해본다. 이승호 기자
유해발굴 안내만 있고, 표지석이 없는 837고지,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친 선현들에게 예를 표해본다. 이승호 기자

 

tip:
•가까이에는 내리막길을 올라가는 듯한 요술고개가 있다.
•팥재를 넘으면 국립칠곡숲체원이 있다.
숲체험과 숙박도 가능하다.
가장 자랑거리는 숲속과 저수지를 끼고 도는 1.34km의 노약자,아동, 휠체어도 다닐 수 있는 무장애 데크로드다.
예약:054 977-8773
chilgok.fowi.or.kr
•다부동 마을 안쪽에는 갤러리와 함께하는
포근한 느낌을 주는 갤러리 쿤스타가 있다.
054) 973-42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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