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산하] 직지사를 품은 황악산을 오르다
[우리 산하] 직지사를 품은 황악산을 오르다
  • 이승호 기자
  • 승인 2021.08.07 1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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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꽃의 상징인 연꽃이 김천 연화지에 가득하다

 

직지사를 품은 황악산 정상 비로봉. 이승호 기자
직지사를 품은 황악산 정상 비로봉. 이승호 기자

 

○황악산(黃岳山)은 경부고속도로로 김천을 지날 때마다 겨울에는 흰 눈을 쓰고 여름에는 흰 구름에 덮혀 있는 모습을 보이는 높고 장엄한 산이다. 직지사를 품고 있는 황악산은 충북 영동군 매곡면 어촌리와 상촌면 궁촌리, 경북 대항면 운수리에 걸쳐 있는 산이다. 즉 충북과 경북의 경계이며 이 산 동쪽 사면에 내리는 비는 직지천을 따라 낙동강을 통해 남해로 들어가고 서쪽 사면에 내리는 비는 초강천을 따라 금강을 거쳐 서해바다로 흘려간다. 황악산은 추풍령에서 괘방령을 지나 삼도봉으로 이어지는 큰 산줄기에 있다. 이 산줄기가 백두대간의 남한쪽의 중간지점에 해당된다. 백두대간(白頭大幹)은 우리 민족고유의 지리인식체계이며 백두산에서 시작되어 금강산, 설악산을 거쳐 지리산에 이르는 한반도 산계의 중심이며 총 길이는 약 1,400km에 이른다. 학이 많이 찾아와서 황학산(黃鶴山)이라고도 불리었던 황악산의 주봉은 비로봉(해발 1,111m)이며 백운봉(770m), 신선봉(944m), 운수봉(740m)으로 이루어져 있다. 이 산이 만든 경관 좋고 물 맑은 계곡으로는 운수계곡, 내원계곡, 능여계곡이 있으며 그 중 능여계곡이 가장 유명하다.

노송과 숲이 어우려져 경내가 아름다운 직지사. 이승호 기자
노송과 숲이 어우려져 경내가 아름다운 직지사. 이승호 기자

 

○경내가 아름다운 황악산 직지사(直指寺)
황악산의 넓은 품안에 있는 김천 직지사(直指寺)는 418년(눌지왕 2) 아도화상이 창건했다고 하니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랜된 사찰 중 한 곳이다. 직지사 이름은 아도화상이 선산 도리사(桃李寺)를 창건하고 황악산을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저쪽에 큰 절이 설 자리가 있다’고 하여 직지사로 불렸다는 설이 있으나 사찰에서는 선종의 가르침을 단적으로 표현하는 ‘직지인심 견성성불(直指人心見性成佛)’에서 유래되었다는 설에 무게를 두고 있는 듯하다. 이 절은 봉암사, 청암사, 김룡사를 포함하여 56개의 말사와 운수암을 비롯하여 7개의 암자를 거느린 김천, 문경 지역에서 가장 큰 절이다. 절의 규모는 말사와 소속 암자가 많으면 큰 절인것 같다. 예를 들면 조계종에서 가장 큰 사찰인 양산 통도사는 208개의 말사와 19개의 암자를 거느리고 있다.
직지사의 문화재는 보물 제1576호인 대웅전, 보물 제606호인 대웅전 앞 쌍탑- 문경 도천사지 동•서 삼층석탑, 보물 제607호인 비로전 앞 탑-문경도천사지 삼층석탑, 보물 제670호인 대웅전 삼존불탱화, 보물 제319호인 석조여래좌상, 보물 제1186호인 전 구미 강락사지 삼층석탑이 있다.
직지사는 문화재도 눈여겨 볼 만하지만, 오래된 송림과  어우려진 천년의 숲이 보여주는 경관은 어느 곳에 비교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아름답다.

정자와 연꽃이 조화를 이루어 멋진 경관을 자랑하는 김천 연화지. 이승호 기자
정자와 연꽃이 조화를 이루어 멋진 경관을 자랑하는 김천 연화지. 이승호 기자

 

○연꽃이 기득한 연화지(蓮花池)
교동에 있는 연화지는 조선 초기에 농업용수관개지로 조성되었던 저수지로 물이 맑고 주위 경관이 좋아 많은 풍류객들이 찾는 명소이다. 김천을 의미하는 삼산이수(三山二水)를 형상화하여 못 가운데에 세 개의 뫼(山) 봉우리를 쌓고 또한 봉황대를 지어 이 정자에서 시를 읊고 풍류를 즐겼다고 한다.
1993년 시민휴식공원으로 조성되어 많은 시민들이 찾고 있다. 봄이면 벚꽃이 여름이면 수 만 송이의 연꽃이 천상의 세상인 양 화려함을 뽐낸다. 도보로 약 5분 거리에는 김산향교가 있다. 산중턱 급한 경사지를 3단으로 꾸며 조성한 대지 위에 남향으로 앉아 마을을 한눈에 바라 볼 수 있는 곳에 있다. 고려 말에 창건되었을 것으로 추정하며 여느 향교와 같이 건물은 전학후묘(前學後廟)로 배치되어 있다. 향교가 있는 마을임으로 교동(敎洞)이다.

황악산 선유봉에서 바라본 아름다운  김천 시가지와 들녘. 이승호 기자
황악산 선유봉에서 바라본 아름다운 김천 시가지와 들녘. 이승호 기자

 

○황악산 등산 최단코스
황악산 정상 비로봉 가는 길은 신선봉 코스와 내원계곡 코스가 있으나 가장 짧은 코스인 운수암 코스를 선택했다. 직지사 매표소에서 2,500원 입장료를 지불 후 차 한 대가 겨우 다니는 외길로 운수암까지 갔다. 새 단장을 한 듯 반듯한 건물에 앞마다의 장독대에 눈길이 간다.  산줄기가 멀리 내려다 보인다. 주차 후 약 3km라는 표지판을 따라 오른다. 오늘도 날씨는 무척 덥고 모기도 따라 온다. 이 산도 나무 종류는 참나무류가 많다. 괘방령으로 가는  삼거리까지는 급경사의 오르막이다. 물론 등산로는 잘 정비되어 있다. 이후는 크게 힘들지 않다. 정상 가기 약 500m 전에 있는 선유봉(1,045m)은 황악산에서 가장 전망이 좋은 자연전망대이다. 김천 시내와 들녘,  경부고속도로가 훤히 보인다. 정상 바로 아래는 큰 나무는 보이지 않고 억새와 숲이 어우러져 고산습지 같다. 옛날에는 아마 밭이 아니었으까. 땀을 비오듯이 흘리며 윙윙거리는 모기와 같이 황악산 정상 비로봉에 도착했다. 늘 가 보고 싶었던 곳이라 감회가 새롭다. 나무 사이로 민주지산과 삼도봉 자락이 보인다. 참 아름다운 산하(山河)다. 운수암으로 하산하여 직지사를 둘려 본 후 귀가했다. 왕복 등산 거리는 약 6.2km였다. 단풍이 곱게 물든 신선한 가을에  한번 더 찾아야겠다.

황악산 정상에서 바라본 수려한 민주지산과 삼도봉 산줄기. 이승호 기자
황악산 정상에서 바라본 수려한 민주지산과 삼도봉 산줄기. 이승호 기자

 

tip:
•직지사 입장료는 성인 2,500원이다.
•직지문화공원은 직지사 입구에 있다. 조각 작품과 산책길이 잘 조성되어 있다. 황악산하야로비공원, 백수문학관도 주위에 있다.
•직지문화공원 밑에 있는 대형주차장 주위는 산채비빔밥을 위시한 식당들이 즐비하다.
•황가네석쇠불고기(054-434-7894): 양질의 단백질과 지방, 머리가 좋아지는 DHA가 많이 함유되어 성장기 어린이에게 좋다는 지례흑돼지는 맛 또한 담백하고 쫄깃하여 많은 사람들이 찾는 김천의 대표음식이다. 지례농협 맞은 편에 있는 이 식당은 넓은 실내와 정갈함이 으뜸이다. 석쇠불고기(국내산) 200g 8천원이다.

직지사 경내에는 귀한 노랑색 상사화가 피었다. 이승호 기자
직지사 경내에는 귀한 노랑색 상사화가 피었다. 이승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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