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산하] 조용한 절간, 지보사(持寶寺)
[우리 산하] 조용한 절간, 지보사(持寶寺)
  • 이승호 기자
  • 승인 2020.12.18 17: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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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물 제683호 삼층석탑의 지보사

한적한 절간, 군위 持寶寺를 찾았다. 

은행나무와 어우려진 군위 지보사 삼층석탑. 이승호 기자
은행나무와 어우려진 군위 지보사 삼층석탑. 이승호 기자

세 번째 코로나19 대 유행으로 할 일이 없다. 사무실에만 있기에 답답하여 길을 나셨다. 대구에서 멀지 않은 차량으로 약 1시간 거리에 있는 경상북도 군위군으로 가 본다. 군위는 팔공산을 앞에 두고 위천을 젖줄로 삶을 이어온 평범한 산촌•농촌지역이다. 주위에 있는 대구, 영천, 의성, 구미 보다는 면적도 적고 군세가 약하다. 

하지만, 경주 토함산 석굴암 보다 연대가 앞선 '제2석굴암' 즉 '군위삼존석굴' 국보 제109호, 돌담이 정겨운 부림 홍씨들의 집성촌 한밤마을(대율리, 大栗里), 삼국유사(三國遺事)를 집필한 보각국사 일연 스님이 입적한 인각사(麟角寺), 1박2일 촬영지 화본마을 등은 타 지역의 볼거리에 비해 결코 뒤지지 않는다. 

오늘은 잘 알려지지 않은 지보사(持寶寺)와 김수환 추기경 추모공원을 다녀왔다. 

운치 있는 지보사로 올라가는 입구. 이승호 기자
지보사로 올라가는 운치있는 입구. 이승호 기자

○지보사(持寶寺)

사회적 거리두기에 제격인 지보사는 조용한 절간이다. 군위읍에서 탑리 방향으로 약 8km 지점, 군위군 군위읍 상곡리에 있다. 이 절 뒤편은 해발 437m의 높지 않은 선방산(船放山)이 감싸고 있다. 산 모양이 배를 띄운 것 같다고 선방산이라 부른다. '그 옛날 선방산 꼭대기에는 배를 띄우고 놀 만큼 큰 못이 있었다. 우리나라에 왔던 당나라 장수들이 여기에서 뱃놀이를 즐기고는 서로 바위를 던져 못을 메워버렸다. 이후 이 못은 어떠한 가뭄에도 마르지 않은 옹달샘으로 바뀌어 지금도 샘솟는데 그 이름이 장군샘'이라는 황당한 전설이 전해온다.

가는 길은 김수환추기경 추모공원에서 좌회전 후 승용차 2대 교행이 쉽지 않는 좁은 도로로 하곡, 상곡리를 4km 지나면 절 주차장이 나온다. 여기서 부터 절의 영역인듯 하다. 절로 올라 가는 입구는 은행나무와 돌계단이 잘 어우려진 운치가 깃든 길이다. 돌 계단을 오르면 19세기 목조건축물인 보화루(寶華樓)를 마주한다. 보화루 왼쪽에 단아한 모습의 3층 탑이 보인다. 

지보사 삼층석탑레는 몸돌에 팔부중상이 섬세하게 조각되어 있다. 이승호 기자
지보사 삼층석탑레는 몸돌에 팔부중상이 섬세하게 조각되어 있다. 이승호 기자

지보사 사명(寺名)은 신기한 보물을 간직한 절이란 뜻이다. 신기한 보물은 보물 제682호로 지정된 아름다운 삼층석탑을 칭하지 않을까. 이 탑은 몸 돌에 팔부중상[八部衆像, 팔부신장상(八部神將像)] 이라고도 부르며, 불교의 여덟 수호신인 천·용·야차·건달바·아수라·가루라·긴나라·마후라가를 도상화한 상) 등이 조각되어 있는 산청 범학리, 영천 신월리, 의성 관덕리 등 중에서 가장 섬세하고 화려하면서 몸체의 비례도 적당한 아름다운 탑이다. 이런 내용을 알고 지보사를 찾는 이들은 삼층석탑 하나만 보더라도 만족하다고도 한다. 경내의 전각과 주변환경이 눈에 띄게 거대함이라든지 화려함은 없지만, 오히려 거추장스러움이 없기 때문에 아담하고 소박하며 정겹고 포근함을 느끼는 절이다. 겨울에 가도 좋지만, 지보사는 늦가을 산세와 돌계단과 노오란 은행잎이 어우려진 가을에 찾으면 더 좋다. 

지보사 가는 길에는 김수환추기경 추모공원이 조성되어 있다. 이승호 기자
지보사 가는 길에는 김수환추기경 추모공원이 조성되어 있다. 이승호 기자

tip: 

•김수환 추기경 사랑과 나눔공원: 지보사 가는길에 있다. 김수환 추기경은 우리나라 최초의 추기경이며, 대구 남산동에서 태어나고 군위 보통학교를 다녔다. 전시장(입구에 추기경 동상이 있다. 안아봐도 된다. 안으면 차가운 느낌의 동상이 아니라, 따스함이 전해온다. 깜짝 놀랐다), 생가, 십자가의 길, 평화의 숲 등이 깔끔하게 조성되어 있다. 

•지보사와 추모공원은 주차료와 입장료는 없다. 

•식사는 추모공원에서 4km 거리에 있는 군위 읍내에서 해결하면 된다. 

•군위 의흥면에는 최근에 삼국유사테마파크가 조성되었다. 입장료는 성인 9천원이다. 

•군위읍에는 '사라온 이야기마을'이 조성되어 있다. 입장료는 성인 3천원이다. 

•화산산성전망대: 예쁜 풍차가 이국적인 풍경을 연출하는 하늘 아래 첫 동네가 화산 꼭대기 해발 700m에 있다. 입장료와 주차료는 없다.

군위댐이 눈아래로 보이는 화산산성전망대에는 예쁜 풍차가 있다. 이승호 기자
군위댐이 눈아래로 보이는 화산산성전망대에는 예쁜 풍차가 있다. 이승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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