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지하철 2호선 경대병원역에 내려서 방천시장쪽으로 가면 김광석 다시 그리기 길이다. 대구시 중구 근대로의 여행 삼덕봉산문화길의 네째 구간이기도 하다. 김광석은 1964년1월22일 대구시 중구 봉산동에서 태어났다. 5남매 중 막내다. 광석의 아버지 김수영(2004년 작고)은 광석이 태어날 때 대봉동에서 번개전업사를 꾸려가고 있었다. 전업사를 하기 전에는 교사였다. 교원노조를 결성하는데 간부로 주동적인 활동을 했고, 그 때문에 정권의 탄압을 받았다. 그후 교원노조 활동 때문에 해고됐다.
김광석의 아버지는 대구사범학교를 졸업한 엘리트로, 아코디언 등 악기를 잘 다뤘다고 한다. 아버지의 영향을 받아 음악을 한 것이 아닌가 짐작할 수 있도 있는데 아버지는 광석이 명지대 시절 통기타 아르바이트 하는 걸 '딴다라'라 하면서 강력하게 반대했다. 김광석의 평전에 따르면 1972년 겨울 광석이 대구범어동 동도초등학교에 다니다가 서울의 창신동으로 이사해 초등학교와 중학교, 고등학교, 대학교를 다녔다. 서울의 창신동에 가면 '김광석이 살던 집' 표지판이 붙어 있을 뿐 서울에서는 광석의 흔적은 찾을 수 없다.
김광석 다시 그리기 길은 350여m 골목에 김광석의 삶과 음악을 조명하는 조형물과 벽화를 그린 길로 꾸며져 있다. 포장마차에서 국수를 말아주는 김광석, 바다를 바라보고 있는 김광석, 기타를 치는 김광석 등 김광석의 노래에 어울리는 다양한 벽화들이 그려져 있고, 사랑의 열쇠 잠그기 등의 체험을 할수도 있다. 문화관광부가 선정한 '로컬100' 중의 하나로 매년 가을에는 방천시장과 동성로 일대에서 '김광석 노래 부르기 경연대회'도 열린다.
광석이 서울 경희중 악대부에 들어가기 전까지 음악과 관련해 이렇다 할 교육을 받은건 없다. 그냥 남다른 끼가 있어서 TV에 등장하는 가수들을 흉내내고 집안 사람들을 웃겼는데, 특히 남진이 부른 '님과 함께' 노래에 맞춰 흉내를 잘 냈다고 한다. 광석의 작은 할아버지는 이런 광석을 보고, 유명 악극인을 대구로 불러 동네잔치를 벌이기도 했다고 전한다. 광석의 음악적 재능을 알아보고, 대구에서 광석의 공연을 활발하게 유치한 기획자는 예술기획의 성우 대표인 배성혁 씨와 지역의 모 언론사에서 기자로 활동한 김승권씨다. 김씨가 광석을 대구에 가장 먼저 소개했고, 배 대표는 광석의 대구 콘서트를 활성화 시겼다. 김광석은 1996년 1월 6일 사망했다.
대구시 중구 달구벌대로 450길(대봉동) 전체가 광석의 모습과 그의 노래로 가득한데 입구에 기타를 치는 작품은 손영복 작가의 2010년 설치 작품이다. 거리에 들어서면 활짝 웃는 그를 가장 먼저 만나고, 조형물 70여 점으로 체워져 있다. 인기 있는 조형물은 첫사랑의 안타까움을 그린 오은정 작가의 '말하지 못한 내사랑', 방천시장 상인 부부를 모델로 한 박재근 작가의 '어느 60대 노부부의 이야기', 포장마차 주인이 된 김광석과 마주하며 소주잔을 기울일 수 있는 황현호 작가의 '석이네 포차' 등도 인상적이다. 천천히 둘러 보려면 1시간 정도는 걸리는데 다 둘러 보고 출출해 지면 방천 시장에 가서 정구지 전과 빈대떡에 시원한 막걸리도 맛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