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공산 뒷 모습이 보이는
조림산(鳥林山)을 오르다
삼국사기(三國史記)가 아닌 삼국유사(三國遺事)를 집필한 일연 스님이 입적하신 인각사를 갈 때마다 팔공산 방면이 뚝 끊어진 산이 보여서 이 산은 무슨 산일까 언제 한번 가 봐야겠다고 생각했던 산, 이 산이 조림산(鳥林山)이다.
오늘은 군위 조림산을 찾아간다.
날씨는 덥지만 바람이 많이 불어 시원하며 미세먼지는 크게 많지는 않은 봄 날씨이다.
이 산은 경북 군위군 삼국유사면(구 고로면) 화수리와 산성면 화본리 경계에 있는 산이다. 산새가 많은 산이라 '새림산' 혹은 조림산이라 부른다고 한다. 조림산 정상은 해발 638m로 높은 산은 아니지만, 낙동강 지류인 위천을 북쪽에 두고 선암산, 뱀산, 옥녀봉, 보릿재, 아미산, 화산, 긴 팔공산 자락이 병풍처럼 둘려친 곳에 자리하고 있다. 이런 지리적인 특징으로 한국전쟁 때 대구를 지키기 위해 다부동전투 못지않게 피아가 치열한 격전을 치룬 산이라고 한다.
이 산 등산로에 표기된 전망대는 모두 툭튀어 나온 바위를 말한다. 오르는 길에서 보이는 산성면 뒷산, 오펠CC와 선암산을 위시한 북쪽 산들이 산수화 같이 보이고 내려로는 길에는 남쪽은 팔공산의 긴 마루금 뒷편이 보인다. 매일 앞에서 보던 팔공산과는 완전히 다른 팔공산 뒷태를 보여 준다. 정상에서는 숲에 가려 가까이 있는 화산도 보이지 않는다. 정상에서 팔공산을 보면서 하산하는 길에는 모자바위, 병풍바위, 과거에 이 바위에 불상을 모셔 두고 과거급제, 득남 등의 소원을 빌면 소원이 이루어진다고 알려진 미륵바위가 있다.
○나의 등산코스
등산은 화산 방향에서 오르는 등산로도 있다.
나는 덕림사에 주차를 한 후 등산로를 표시한 안내판을 보고 오른쪽 임도쪽으로 방향을 잡고 조림산 방향으로 진입로를 찾아 50분 이상을 허비했다. 등산로 입구 같아 보여서 올라 가면 무덤이요. 또 올라가면 무덤이다. 무슨 무덤이 이렇게 많은지? 진이 빠진다. 길을 물어 볼려고 해도 사람은 구경 조차 할 수 없다. 집으로 올려다가 절에 가서 물어 보기로 했다. 마침 보살 한분이 양봉 작업하고 있었다. 하던 일을 멈추고 덕림사 오른쪽이 아니라 왼쪽으로 올라가라고 한다. 절 왼쪽편 조그마한 도랑을 건너자 등산로 입구가 보이고 안내표지판이 있다.
지금까지 고생한 것이 허탈해서 잠시 안내판을 보고 있는데 모자를 쓴 스님 한분이 따라오셔서 친절하고도 상세하게 등산길 전반을 안내해 주셨다. 아마 덕림사 주지스님 같았다.
너무나 감사하고 고마운 스님이다. 덕림사는 아주 작고 한적한 절이다. 양봉을 하고 있는 점이 특이하다. 절 앞마당에는 탑 1기가 쓸쓸하게 서 있다. 몸돌과 옥개석이 같은 재질의 돌이 아니므로 다른 돌로 보수한것 같다.
덕림사를 가운데 두고 정상을 돌아오는 길은 약 3.2km로 힘들지 않고 소요시간도 많이 걸리지 않는다. 덕림사 우측 임도에서 바로 산으로 올라가는 길이 아니라 약 400m를 임도를 따라 가다가 왼쪽으로 오르면 된다는 사실을 내려오면서 알았다. 오늘도 어리석어 많은 시간을 허비했지만 새로운 모습의 팔공산 마루금 뒷태의 장엄함을 봄으로서 모든 시름 잊고 뿌듯하고 즐거운 마음으로 돌아왔다.
○산성면 화본역, 화본마을
급수탑으로 상징되는 화본마을에 있는 화본역은 군위군 산성면 면소재지 마을이다. 이 마을은 2010년 전만해도 쓰러져 가는 허름한 집, 회색빛 싸늘한 시멘트 담장에 좁은 도로 등 보잘것 없는 농촌 마을이었다. 군위군에서 그린스테이션 사업을 통해 기차커피집도 들어 놓고 폐교는 '엄마 아빠 어렸을 적에' 박물관으로 만들고 많은 곳을 수리, 재정비 하여 추억이 있는 마을로 변모시켰다. 그런 연후에 KBS2 1박2일 프로그램을 이 마을에서 촬영 방영 후 전국적인 관광 명소가 되어 많은 관광객이 찾고 있다. 화본역의 상징은 급수탑이다. 중앙선 철로 화본역이다. 당시는 증기기관차이므로 기관차가 물이 필요할 때 물을 공급해주는 급수탑이다. 급수탑은 지금은 많이 사라지고 전국적으로 몇개 밖에 없다고 한다.
깔끔하게 정비된 화본마을에는 매점과 커피집도 있고 주차장도 만들어 놓았다. 몇곳 않되는 식당 중 국수집은 휴일에는 줄을 서서 기다릴 정도로 인기가 있다.
화본마을이 새롭게 변모해 가는 모습을 생생히 지켜본 사람으로서 놀라움을 금치 못한다. 그 이유는 처가가 우보중학교 옆이라 이 길을 오래 다니고 있기 때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