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산하] 영남이라는 지명 가져온 소백산을 오르다
[우리 산하] 영남이라는 지명 가져온 소백산을 오르다
  • 이승호 기자
  • 승인 2021.05.31 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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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상의 화원 소백산 연화봉 철쭉꽃

영남(嶺南)이라는 지명을 
가져온 소백산(小白山)을 오르다

장엄한 소백산맥에 철쭉꽃이 만개했다. 이승호 기자
장엄한 소백산맥에 철쭉꽃이 만개했다. 이승호 기자

 

영남(嶺南)이라는 지명을 가져온 소백산(小白山)은 경상도 북쪽을 병풍처럼 감싸 안은 소백산맥이기에 경상도를 소백산맥의 남쪽이라 영남(嶺南)이라 부른다. 한겨울에 매서운 북서풍을 막아줌으로 자연재해가 적고 온화한 지형을 만들어 예부터 영남 즉 경상도가 살기 좋은 땅이라 한다. 소백산맥의 혜택을 받는 영남에 살면서도 소백산을 가 본 적이 없다. 가봐야겠다고 생각하고 있던 차에 소백산 철쭉꽃이 피었다는 소식을 듣고 큰마음 먹고 이른 여름날 새벽 5시에 준비된 김밥을 가지고 소백산을 찾았다.

웅장하고 부드려운 소백산맥이 수려하다. 멀리 최고봉 비로봉이 보인다. 이승호 기자
웅장하고 부드려운 소백산맥이 수려하다. 멀리 최고봉 비로봉이 보인다. 이승호 기자

 

○장엄한 소백산맥(小白山脈)
소백산맥(小白山脈)은
강원도 태백산 부근에서 갈라져 나와 전라남도 남해안의  여수반도까지 이어진 해발 평균 높이 500m 길이 약 350㎞의 길고 장대한 산맥이다. 백두산 장군봉에서 지리산 천왕봉까지 총길이 약 1,400km인 백두대간 중 강원도, 충청도, 경상도, 전라도 전역을 통과한다. 영남•충청•호남을 구분하는   경계이기도 하다. 대표적인 산봉우리는 국망봉(1,421m)•소백산 비로봉(1,440m)·도솔봉(1,314m)•주흘산(1,106m)•속리산(1,058m)•황학산(1,111m)•민주지산(1,242m)•대덕산(1,290m)•덕유산(1,614m)•지리산(1,915m)•노고단(1,507m)•반야봉(1,732m)•백운산(1,218m) 등의 고봉으로 이어진다.

소백산 정상 비로봉 오르는 길, 아고산 지대라 키큰 나무가 없어 이색적인 분위기이다. 이승호 기자
소백산 정상 비로봉 오르는 길, 아고산 지대라 키큰 나무가 없어 이색적인 분위기이다. 이승호 기자

 

▶소백산맥의 상징 소백산
소백산(小白山) 정상은 비로봉이며 해발 1,440m로 소백산맥에 우뚝 솟아 있다.
죽령 남쪽의 도솔봉(1,314m)부터 제2연화봉(1,354m)→연화봉(1,430m)→제1연화봉(1,394m)→비로봉→국망봉(1,421m)이 연봉을 이루고 있다. 예로부터 신성시 되어온 명산으로 산세가 웅장하고 명승고적이 많다. 남동쪽 사면은 낙동강의 지류인 죽계천이 발원하고 북서쪽에는 남한강의 지류인 국망천이 발원한다. 웅장한 산세, 깊은 계곡과 울창한 숲, 문화유적 등이 조화를 이루고 사철경관이 빼어나 1987년 12월 국립공원으로 지정되었으며, 면적은 320.5㎢이다. 소백산 주목군락은 천연기념물 제244호이다. 죽령은 제2연화봉 남쪽 약 4km에 있으며, 이들 사이 연화봉에는 천체관측소인 국립천문대가 있다.
매년 5월말이나 6월 초에 소백산 정상에서 소백산 철쭉제가 열린다.

희방사 가는 길목에 있는 희방폭포 장쾌하고시원하다. 이승호 기자
희방사 가는 길목에 있는 희방폭포 장쾌하고시원하다. 이승호 기자

 

▶희방폭포•희방사
희방폭포(喜方瀑布)는 주차장에서 희방사 가는 방향으로 약 200m 오르면 있다. 수량이 많고 높이 28m로 영남지방에서 가장 큰 폭포라고 한다. 폭포수가 절벽 아래로 떨어지면서 물보라를 일으키는 모습이 장쾌하고 시원하다. 폭포가 있는 희방계곡은 숲이 울창하고 계곡 물이 시원해서 여름철 피서지로 인기가 있다.
희방사(喜方寺)는 희방폭포를 지나 약 200m 가파르게 오르면 주위 경관이 좋은 깊은 곳에 있다. 이 절은 643년(선덕여왕 12)에 두운(杜雲)이 창건하였다고 한다.
'두운은 태백산 심원암(深源庵)에서 이곳의 천연동굴로 옮겨 수도하던 중, 겨울밤에 호랑이가 찾아 들어 앞발을 들고 고개를 저으며 무엇인가를 호소하였다. 살펴보니 목에 여인의 비녀가 꽂혀 있었으므로 뽑아주었다. 그 뒤의 어느 날 소리가 나서 문을 열어보니 어여쁜 처녀가 호랑이 옆에 정신을 잃고 있었다. 처녀를 정성껏 간호하고 원기를 회복시킨 다음 사연을 물으니, 그녀는 계림(鷄林)의 호장(戶長) 유석(留石)의 무남독녀로서, 그날 혼인을 치르고 신방에 들려고 하는데 별안간 불이 번쩍 하더니 몸이 공중에 떴고, 그 뒤 정신을 잃었다고 하였다. 두운은 굴속에 싸리나무 울타리를 만들어 따로 거처하며 겨울을 넘긴 뒤 처녀를 집으로 데리고 갔다. 유호장은 은혜에 보답하고자 동굴 앞에 절을 짓고 농토를 마련해주었으며, 무쇠로 수철교(水鐵橋)를 놓아 도를 닦는 데 어려움이 없게 하였다'라는 설화가 전해 내려온다. 조용한 절집이다.
문화재로는 경상북도 유형문화재 제226호인 동종(銅鍾)이 있다.

천상의 화원 소백산, 고지대라 색상이 맑고운 철쭉꽃이 만개했다. 이승호 기자
천상의 화원 소백산, 고지대라 색상이 맑고 고운 철쭉꽃이 만개했다. 이승호 기자

 

▶나의 등산코스
소백산 등산코스 출발점은 죽령, 삼가, 희방, 천동, 여의곡, 초암 등 여러 코스가 있다. 우리는 희방사 코스를 택했다. 희방사 주차장에서 출발하여 희방폭포, 희방사 제2연화봉 삼거리까지는 난이도가 높은 급경사이다. 바람 한 점 없는 날씨에 무척 무덥다. 산을 타는 일은 늘 힘들지만 오늘은 다리도 아프고 힘들어서 몇 번이나 되돌아갈까 생각했다. 충분히 쉰 후 용기를 내어 다시 오른다. 제2연화봉 삼거리를 지나자 철쭉이 간간이 보이고 등산로 주위는 온통 푸른 물결을 이룬 거웃이 반긴다. 힘들게 어렵게 주차장에서 2.8km를 올라서 연화봉에 도착했다. 철쯕이 만개한 천상의 화원이다. 누군가 이야기처럼 등산은 우리 인생사 부침과 같다는 말이 떠오른다. 힘든 시기를 견디고 나니 환희와 기쁨으로 가득한 행복한 날이 온다고. 시야가 좋은 날씨 덕에 소백산 비로봉, 국망봉이 보이는 장엄한 산줄기, 단양 방면의 산하가 눈 아래 시원하고 장쾌하게 펼처진다. 가까이는 천문대와 기상관측소가 선명하게 보인다. 지대가 낮은 지역은 봄날은 갔지만 여기는 철쭉이 만개한 봄날이다. 포기하지 않았음이 다행이다. 철쭉꽃에 취해 우리 산하의 아름다움에 반해 수많은 사진을 찍었다.

소백산 정상 비로봉에서 돌아본 수려한 연화봉 산자락. 이승호 기자
소백산 정상 비로봉에서 돌아본 수려한 연화봉 산자락. 이승호 기자

 

김밥을 먹고  휴식을 취한 후 하산하기로 했으나 또 욕심을 부려본다. 저 멀리서 유혹하는 소백산 정상 비로봉을 가는데까지 가보기로 한다. 비로봉까지는 약 4.3km 왕복 8.6km이다. 가는 길에는 노랑제비꽃, 고사리 종류인 관중, 함박꽃, 이름 모르는 꽃들이 반긴다. 제1연화봉까지는 오르내림을 반복하지만 크게 힘들지 않는다. 제1연화봉 근처에도 철쭉이 제법 많이 피었다. 여기서부터 비로봉 정상까지는 해발 1,300m 이상 지역을 일컬는 아고산지대이다. 이 지역은 바람이 많이 부는 지대이므로 키 큰 나무는 자라지 못한다. 그래서 인지 드넓은 목장의 초지 같은 이색적인 산 모습이다. 비로봉에 올랐다. 
이젠 죽어도 여한이 없을 정도로 벅찬 감동이 전해온다. 온 천하를 얻은 듯 황홀하다. 그런데 얻은 만큼 잃은 것도 있다. 하산 길은 엉금엉금 기다시피 아주 힘들게 내려왔다. 총 거리 14.2km, 소요시간 8시간30분 . 욕심이 화를 불려 몇일간은 꼼짝 못할것 같은 소백산 등산길이 었다.
그래도 마음은 흡족하고 편하다.

소백산 정상 비로봉 가는 길. 이승호 기자
소백산 정상 비로봉 가는 길. 이승호 기자

 

tip:
•희방사 입장료는 성인 2천원이다.
•숙소는 희방사 입구에 집중되어 있다.
•소백산 가는 길목인 풍기에는 인견백화점, 풍기온천과 인삼센터가 있다.

죽을 힘을 다해 오른 비로봉에서 코로나19가 빨리 사라지고 모두 행복하라고 기원해 본다. 이승호 기자
죽을 힘을 다해 오른 비로봉에서 코로나19가 빨리 사라지고 모두 행복하라고 기원해 본다. 이승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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