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산하] 퇴계가 무척 사랑했던 청량산(淸凉山)을 오르다(1)
[우리 산하] 퇴계가 무척 사랑했던 청량산(淸凉山)을 오르다(1)
  • 이승호 기자
  • 승인 2021.12.16 14: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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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량산 12봉과 하늘다리 김생굴을 볼 수 있다

청량산 정상 해발 800에 위치한 하늘다리. 이승호 기자
청량산 정상 해발 800에 위치한 하늘다리. 이승호 기자

날씨가 무척 차가운 날
퇴계가 무척 사랑했던 청량산 등산을 떠났다. 청량산 청량사는 여러 번 갔었고 하늘다리는 몇 년 전 한번 갔었지만, 오늘은 정상을 목표로 길을 나섰다.

청량산 12봉 중 가장 기이한 자소봉, 3분의2 지점까지 올라 갈 수 있다. 이승호 기자
청량산 12봉 중 가장 기이한 자소봉, 3분의2 지점까지 올라 갈 수 있다. 이승호 기자

○숨겨둔 보석 청량산
도립공원인 청량산(淸凉山)은 태백산맥의 지맥에 솟아 있으며, 문명산(894m), 만리산(792m), 용두산, 용지산, 왕모산, 일월산이 주위를 둘러싸고 있다. 서쪽 두들마을 아래 깊은 단애에는 낙동강이 쉼없이 구비쳐 흐른다.
봉화군 명호면과 재산면, 안동시 도산면과 예안면에 걸쳐 있다. 바위로 이루어진 골산이다. 청량산(淸凉山)의 최고봉인 장인봉(丈人峰, 해발 870m)을 시작으로 서쪽에서 동쪽으로 선학봉→자란봉→연적봉→탁필봉→자소봉→경일봉→탁립봉으로 이어져 맞은편 즉 남쪽의 축융봉으로 원을 이루는 모양이다. 향로봉, 연화봉, 금탑봉은 기본 산줄기에서 한발 앞쪽에 있으며 산꼭대기에는 오르지 못한다. 위에 열거한 봉우리를 포함하여 다양한 모습의 크고 작은 30여 개 봉우리로 이루어진 크지 않지만 신비롭고 기이로운 산이다. 기반암은 편마암이며 예로부터 소금강(小金剛)이라 불렸으며, 청송 주왕산, 영암 월출산과 함께 우리나라 3대 기악의 하나로 꼽혀왔다. 이중환은 〈택리지〉에서 '태백산맥에서 들로 내려오다가 예안강 위에서 고개를 이루었다. 밖에서 바라보면 단지 수개의 꽃송이와 같은 흙산 봉우리뿐이다. 그러나 강을 건너 골짜기 마을로 들어가면 사면이 돌벽으로 둘렸는데 모두 대단히 높고 기이하고 험하여 그 모양을 무어라 말할 수가 없다'라고 표현했다. 

청량산 최고봉(해발 870m) 장인봉에서 새해 소망을 기원해본다. 이승호 기자
청량산 최고봉(해발 870m) 장인봉에서 새해 소망을 기원해본다. 이승호 기자

○퇴계가 사랑했던 청량산 6•6봉
퇴계 이황도 청량산인이라고 불릴 정도로 이 산을 예찬하여 후세 사람들이 그를 기념하여 세운 청량정사(淸凉精舍)가 남아 있다. 
그가 읊은 '청량산가'는 
'청량산 육육봉을 아는 이 나와 백구(白鷗)/ 
백구야 날 속이랴 못 믿을 손 도화(桃花)로다/
도화야 물 따라가지 마라 어주자(漁舟子) 알까 하노라'이다.
청량산 6.6.봉의 유래는 풍기군수 주세붕이 청량산을 유람하면서 정리해 명명한 것이라 한다. 
퇴계의 청량산가에 나오는 6.6봉은 주봉인 장인봉을 비롯하여 외장인봉, 선학봉,자란봉,자소봉,탁필봉,연적봉,연화봉,향로봉,경일봉,금탑봉,축융봉 등 12 봉우리를 말하며, 모두 바위병풍을 두른 듯이 산 위에 솟아있다. 이 산의 중심에 앉은 청량사에서 두루 바라뵈는 9개 봉우리와 그 바깥쪽 3개 봉우리 합해 12봉을 사람들은 청량산 6.6봉이라 불러왔다. 봉우리마다 기암괴석이 장관을 이루고 아찔한 수직의 높이가 장쾌함을 느끼게 한다. 전체적으로는 열두 봉우리가 꽃잎이 돼 한가운데 들어앉은 청량사를 꽃술 삼아 감싸 안은 연꽃 형상이다. 자연생태계가 잘 보전되 이름 그대로 산 전체에 청량한 기운이 가득하고 절집 풍경 소리도 유난히 맑고 깨끗하다.
또 신라 때의 명필 김생이 서도를 닦았다는 김생굴을 포함하여 금강굴, 원효굴, 의상굴, 방야굴, 방장굴, 고운굴, 감생굴 등 8개굴이 있다. 
청량산은 퇴계뿐만 아니라 원효, 의상, 김생, 최치원 등의 명사가 찾아와 수도했던 산이며, 그들의 이야기가 곳곳에 남아있다.
그리 높지는 않으나 기암절벽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낙동강 상류가 서쪽 절벽을 휘감아 흐른다. 

청량산 정상 등산로에서는 문명산, 일월산, 만리산과 낙동강이 보인다. 이승호 기자
청량산 정상 등산로에서는 문명산, 일월산, 만리산과 낙동강이 보인다. 이승호 기자

○청량산도립공원
산 일대 면적 48.76㎢가 1982년 8월 도립공원으로 지정되었으며, 아슬아슬한 암봉·망굴 등의 자연경관을 비롯하여 내청량사·외청량사 등의 고찰과 유적이 많다. 산의 남쪽 연화봉 기슭에 내청량사가 있으며 조선 후기의 불전건물인 청량사 유리보전(琉璃寶殿:공민왕의 글씨라고 한다)이 있다. 산의 동남쪽 금탑봉 기슭에 있는 외청량사는 높은 절벽 중간에 있으며 최고 절경으로 꼽히는 어풍대와 잘 조화되었다. 남쪽 축융봉에는 고려 공민왕이 피난와 있던 청량산성과 공민왕당(恭愍王堂)이 있다. 그밖에 신라 명필 김생이 글씨를 공부한 곳으로 알려진 김생굴, 최치원이 수도한 곳으로 알려진 고운대 등이 있다.

자소봉에서 하산하는 길에서 보이는 청량사와 연화봉이 아름다운 엽서 같다. 이승호 기자
자소봉에서 하산하는 길에서 보이는 청량사와 연화봉이 아름다운 엽서 같다. 이승호 기자

○청량산 등산코스
수많은 선인들이 찾을 수 밖에 없는 기이하고 아름다운 명산이다. 단풍철에 오면 더욱 좋았으리란 생각도 든다. 등산난이도는 거리도 짧고 힘들지도 않으므로 하(下)이다. 청량폭포→장인봉삼거리→장인봉→장인봉삼거리→선학봉→하늘다리→자란봉→연적봉→탁필봉→자소봉→청량정사→청량폭포로 회귀 등산거리 약6km. 소요시간은 약3시간이면 충분하다. 하신길에는 날씨가 갑자기 바람이 몰아차고 추워져서 힘들었지만 올해가 가기전에 다시 찾아올 것을 기약해본다.

청량산 연적봉 꼭대기에서 본 자소봉. 이승호 기자
청량산 연적봉 꼭대기에서 본 자소봉. 이승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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