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산하] 삼도봉을 거느린 민주지산을 오르다
[우리 산하] 삼도봉을 거느린 민주지산을 오르다
  • 이승호 기자
  • 승인 2021.08.14 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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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도봉, 석기봉, 민주지산은 차가운 물이 흐르는 물한계곡을 만들어 주었다

삼도봉(三道峰)을 거느린 민주지산을 오르다

민주지산 정상에서 보이는 내북마을 물안개가 피어오른다. 이승호 기자
민주지산 정상에서 보이는 내북마을 물안개가 피어오른다. 이승호 기자

 

○삼도봉과 석기봉을 거느리고 있는 민주지산(眠周之山)

민주지산(眠周之山)은 해발 1,242m로 황악산에서 남쪽으로 뻗어 가다가 백두대간이 삼도봉에서 갈라지는 서쪽에 있는 산이다. 충북 영동군 용화면•상촌면, 전북 무주군 설천면의 경계에 있는 산이다. 이 산 북쪽 봉우리가 삼도봉이다. 삼도봉(三道峰)은 충청도 영동군 상촌면, 경상도 김천시 부항면, 전라도 무주군 설천면 3도에 걸쳐있는 산이다. 신(新) 삼도봉은 초점산(1,249m)으로 경북 김천시 대덕면, 전북 무주군 무풍면, 경남 거창군 고제면의 경계에 있고, 또 다른 곳에 있는 지리산 삼도봉은 전북 남원시 산내면, 전남 구례군 산동면, 경남 하동군 화개면을 경계하는 곳에도 있다. 민주지산은 삼도봉(1,178m)과 석기봉(1,200m-산 높이가 제 각각이라 산 정상 표지석에 따랐다), 민주지산, 각호산으로 이어지는 산줄기의 중심이며 해발 1,100~1,200m의 고산들인 병풍처럼 둘러싸여 20여 km의 길고 깊은  골짜기를 만들었으며 이 계곡은 사계절 맑고 차가운 물이 흐르는데 이 계곡이 그 유명한 물한계곡이다. 자연생태가 태고의 신비를 그대로 보존하고 있으며, 여름이면 많은 피서객들이 찾아와 인산인해를 이루는 곳이다. 코로나 거리두기 기간임에도 오늘 또한 많은 피서객의 텐트와 차량이 골짜기를 가득하다.

삼도봉, 석기봉을 거느린 민주지산, 짙은 안개로 아름다운 산하는 볼 수 없다. 이승호 기자
삼도봉, 석기봉을 거느린 민주지산, 짙은 안개로 아름다운 산하는 볼 수 없다. 이승호 기자
바위로 뭉처진 해발 1,200m 석기봉. 이승호 기자
바위로 뭉처진 해발 1,200m 석기봉. 이승호 기자
안개속에 있는 경상도 충청도 전라도 경계인 삼도봉. 이승호 기자
안개속에 있는 경상도 충청도 전라도 경계인 삼도봉. 이승호 기자

 

 

 

 

 

 

 

 

 

 

 

 

○민주지산 석기봉에 밑에 있는 특이한 삼신상마애불
민주지산 석기봉 정상 아래 바위 절벽에 높이 6m, 경사 70도 되는 바위에 몸은 하나에 머리가 3개인 마애불이 있다. 이를 일신삼두상(一身三頭像)이라 한다. 근화좌대 위에 오른 어깨를 납의로 두르고 결과부좌의 자세로 왼쪽 발가락이 오른쪽 정강이 밑으로 튀어나와 있는 특이한 자세이며 몸에 비해 얼굴은 비대하고 방형에 가깝고 가늘게 뜬 눈, 다문 입술이 세련되지 않고 투박하게 양각되어 있다. 오랜 시간 문화유적답사로 전국을 다니면서 마애불을 많이 보았으나 몸이 1개에 머리가 3개인 마애불은 처음 보았다. 고려시대 아니면 백제시대에 만들었을 것으로 추정한다. 삼신상 밑에 옆에는 약수물이 있다. 천정바위에서 한방울씩 떨어져 만든 우물이며 가뭄에도 물이 마르지 않는다고 한다. 이 곳은 예로부터 산신에게 제를 지내는 기도처로 알려진 곳이다.

석기봉 밑에 있는 특이한 삼신상마애불. 이승호 기자
석기봉 밑에 있는 특이한 삼신상마애불. 이승호 기자

 

○수많은 사연을 간직한 괘방령과 우두령 고갯길
민주지산 가고 오는 길에 두 고개를 넘었다. 다른 환경에서 살고 있는 두 지역을 이어주는 고개는 영(嶺), 재, 치(峙)라고 이름 붙는다. 고개는 교통이 불편한 시절, 인적, 물적 교류 뿐만 아니라 군사적으로도 중요한 역활을 했다.
우리나라 고개 중에서도 대관령, 추풍령, 죽령, 조령(새재), 계립령 등이 많이 알려져 있다. 괘방령은 경북 김천시 대항면과 충북 영동군 매곡면을 잇는 고갯길이며 백두대간이 지나가는 고개이다. 이 고개를 넘어서 한양에 과거시험을 보면 급제를 알리는 방(榜)이 붙는다하여 괘방령(掛榜領)이라 부른다. 또한 과거급제 길이라고도 부른다. 과거 보려고 추풍령을 넘어가면 추풍낙엽 처럼 떨어진다는 속설도 있어 추풍령을 넘지 않았다고도 한다. 이 인근에 있는 추풍령이 국가 업무를 수행하는 역할을 담당했던 관로(官路)였다면 괘방령은 과거시험 보러 다니던 선비들과 장사꾼들이 관원들의 간섭을 피해 다니던 상로(商路)이기도 했다. 해발 300m로 높지 않은 고개에 안개가 끼어 운치를 더한다. 이 고개보다 더 높은 고개 우두령(해발 720m)이 황악산 남쪽에 있다. 김천 구성면과 영동 상촌면을 이어 주는 고갯길로 소머리 같은 형상이라 우두령이라 한다. 민주지산 갈 때는 괘방령을 넘고 올 때는 우두령을 거쳐서 왔다.

이 고개를 넘으면 과거에 급제한다는 괘방령. 이승호 기자
이 고개를 넘으면 과거에 급제한다는 괘방령. 이승호 기자

 

○민주지산 등산코스
민주지산 등산코스는 물한계곡주차장에서 정상(4.6km)으로 가는길, 내북마을에서
쪽새골삼거리(2.9km)로, 해인리에서 삼도봉, 석기봉으로 오르는 길(5.2km),이 있고 가장 많은 등산객이 선호하는 등산로는 물한계곡주차장→황룡사→삼도봉→석기봉→민주지산→물한계곡코스(12.6km)이다. 저희 일행은 삼도봉 볼 겸 순환코스를 택했다. 날씨는 비온 뒤라 습기가 많은 날씨에 안개가 자욱하다. 산 아래에서는 산 정상이 보이지 않는다. 황룡사 입구에 있는 식당에 주차 후 소담스러운 아담한 황룡사를 거쳐 산에 오른다. 식당에는 내려오면서 식사를 하겠다고 했다. 황룡사 뒷편에는 개울을 건너는 크지 않은 출렁다리가 있다. 이후는 잣나무숲(실제로는 앞쪽에 키 큰 나무는 낙엽송이고 잣나무는 뒷쪽에 있어 보이지 않는다) 삼거리까지는 돌길이다. 이어서 하늘을 가리는 숲길은 목교를 지나고 옥소폭포, 음주암폭포, 의용골폭포, 무덤골로 이어진다. 비 오듯이 땀을 흘리며 삼도봉 정상에 올랐다. 안타깝게도 짙은 안개 때문에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 그렇지만 바람이 불어와서 시원하다. 삼도봉 등산은 해인리에서 0.9km의 최단코스가 있었다. 삼도봉에 비가 와서 동쪽에 떨어지면 감천을 지나 낙동강으로 남쪽에 떨어지면 남대천으로 흘러가고 서쪽에 떨어지면 초강천을 따라 금강으로 간다. 이어서 삼미골재를 지나 석기봉을 오르고 삼신상을 지나 민주지산에 올랐다. 몰려오고 밀려가는 안개로 조망은 없다. 아쉬웠지만 시원해서 좋았다. 민주지산에서 내려가는 길은 계곡이 너덜지대라 끝없는 돌길이다. 발바닥이 불이 날 지경이다. 등산로 주위에 핀 노오란 원추리꽃, 동자꽃, 산꿩의다리, 박새를 위안 삼아 8시간 30분 만에 하산했다. 몸이 파김치가 되어버린 참 긴 산행이었다.

삼도봉 등산로는 원시의 수림과 많은 폭포들이 있다. 이승호 기자
삼도봉 등산로는 원시의 수림과 많은 폭포들이 있다. 이승호 기자

 

tip:
•민주가든 식당(043 745-7977)은 황룡사 입구에 있다. 오리한방백숙 6만원, 도토리묵 1만원, 파전 1만원이다. 식사를 하면 주차를 무료로 할 수 있다.

민주진산에서 하산하는 길은 끝없는 돌길이다. 이승호 기자
민주진산에서 하산하는 길은 끝없는 돌길이다. 이승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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