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산하] 대구 북쪽에 있는 웰빙•산책코스 함지산을 오르다
[우리 산하] 대구 북쪽에 있는 웰빙•산책코스 함지산을 오르다
  • 이승호 기자
  • 승인 2022.02.28 17:4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대구 북구 주민이 사랑하는 함지산, 팔거산성, 구임동고분, 읍내동 매아불을 곁들어 볼 수 있다

[우리 산하] 대구 북쪽에 있는 웰빙•산책코스 함지산(函之山)을 오르다

대구 북구 주민이 애용하는 함지산 정상에서 보이는 엄청난 아파트군. 이승호 기자
대구 북구 주민이 애용하는 함지산 정상에서 보이는 엄청난 아파트군. 이승호 기자

 

○대구 북구 주민이 애용하는 함지산(函之山)
함지산(函之山)은 대구 북쪽에 함지박을 엎어 놓은 형태의 산이다. 이 산 이름은 독모산, 반티산, 관니산, 관인산, 관야산 등으로도 불리었다. 정상은 해발 288m로 높은 산은 아니지만 대구 북구 주민들이 즐겨찾는 산이다. 금호강을 남쪽에 두고 서쪽에는 팔거천, 동쪽에는 동화천이 흐른다. 조야동, 노곡동 뒷산이자 운암지 앞산이다. 바위가 거의 없는 육산이며 아직도 소나무가 많이 있어 솔향기 가득하여 청량함을 느낄 수 있는 산이다. 곳곳에 운동시설과 쉴 수 있는 벤치를 조성해 놓아서 운동, 산책, 휴식하기에 안성마춤이다.

함지산 헬기장 바로아래에는 팔거산성의 흔적이 희마하게 남아 있다. 이승호 기자
함지산 헬기장 바로아래에는 팔거산성의 흔적이 희마하게 남아 있다. 이승호 기자

 

○군사 요충지 함지산 팔거산성(八莒山城)
가산산성, 용암산성, 금오산성, 독용산성 등이 대구 근교에도 있듯이 우리나라의 대부분 산에는 산성이 있다. 함지산에도 팔거산성이 있다. 팔거산성은 독모성, 혹은 홀어미성으로 불리었다. 함지산 정상 옆 헬기장을 기준으로 서쪽 방향에 쌓은 산성이다. 성의 형태는 테뫼식산성으로 동쪽은 정상 능선을 따라 성벽을 쌓았고 서쪽은 분지상의 평지를 두고 바깥쪽 둘레의 비탈면에 토석혼축의 성벽을 쌓았다. 산성의 남북 길이는 약 370m 동서 길이는 약 200m로 남북이 약간 길고 중앙부가 오목하여 소쿠리 형태이다. 성벽의 길이는 1.136m이며 산성내에는 문지 2개, 치 7개, 수구문지 1개, 우물 2기가 있었다고 한다. 지금은 대부분 성곽이 허물어져 눈여 보지 않으면 알 수 없다. 높은 위치에서 주위 상황을 볼 수 요충지에 있어 당시 군사 전략상 매우 중요한 팔거산성이었을 것이다.

구암동고분 중에서 규모가 가장 큰 제544호 고분. 이승호 기자
구암동고분 중에서 규모가 가장 큰 제544호 고분. 이승호 기자

 

○함지산 자락에 있는 구암동 고분군
대구 동구에 불로동 고분은 많이 알려져 있으나, 구암동 고분군은 모르는 사람이 많다. 이 고분군은 대구 북구 함지산 정상 팔거산성 아래 산줄기에 있다. 삼국시대 5~6세기에 팔거천 주위에 소국이 있었을 것으로 추정되며 부족장이나 수장의 무덤으로 추정되는 무덤이 무려 379기가 있다. 경사가 급한 산자락에 있으며 오랜 세월이 지나서인지 무덤에는 제법 큰 나무들이 자라고 있어 눈여겨 보지 않으면 무덤인지 알 수 없다. 구암동 고분의 특징은 석곽으로 축조한 적석석곽분이 대부분이라고 한다. 또한 한 봉분 내에 여러 매장주체가 묻힌 연접방식이라고 한다.  가장 큰 무덤은 운암지 방향에 있는 제544호 무덤이다.

우리나라에서 한 곳에 가장 많은 마애불이 조각된 읍내동 마애불. 이승호 기자
우리나라에서 한 곳에 가장 많은 마애불이 조각된 읍내동 마애불. 이승호 기자

 

○대구 읍내동 마애불상(磨崖佛像)
대구에 오래 살면서도 읍내동에 마애불상이 있는지 처음 알았다. 이 불상군은 우리나라에서 한곳에 불상이 가장 많이  조각되어 있는 곳이라고 한다. 삼국시대 불상군인 것으로 확인됐다.
조사를 한 위덕대 박물관 측은 현재까지 모두 32구의 불상과 보살상, 승려상, 속인공양상, 1기의 선각 9층탑이 새겨진 것으로 확인했다고 전했다.
이 불상군에는 높이 180㎝ 본존상부터 18㎝의 소상(小像)까지 다양한 크기의 조각상이 어우러져 있다. 특히 국내에서 희소한 의상(倚像·의좌에 앉은 모습)도 3구나 확인됐고, 3존상 뿐만 아니라 흔치 않은 2존상(二尊像)도 5군데나 발견됐다. 삼국시대 불교조각 도상학과 복식사 연구자료의 보고(寶庫)로 분석되고 있으며, 우리나라 마애불의 전파 경로와 석굴사원 형성과정 연구에 획기적 자료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읍내동 마애불상은 높이 1.8m로 W자를 뒤집어 놓은 상태의 바위로 덩어리로 가운데 모서리에 불상이 조각돼 있다. 손 모습은 시무외인(施無畏印)과 여원인(與願印)을 하고 있는데 삼국시대 불상으로, 상태가 좋은 편이다. 특히 불상 얼굴부분은 보존상태가 좋다.
큰 불상을 제외하고는 눈여겨 보아도 확인이 잘 되지 않된다.

망일봉 소원전망대에서 보이는 금호강가 대구시가지. 이승호 기자
망일봉 소원전망대에서 보이는 금호강가 대구시가지. 이승호 기자

 

○대구 함지산 등산코스
산필봉, 마천산, 와룡산, 대덕산, 성암산, 용지봉 등 대구 주위에 있는 산들은 등산코스가 여러 갈래로 나 있다. 함지산도 오르는 들머리로는 운암지, 조야동, 망일봉, 함지고, 구암어린이집 등등이 있다. 저희 일행은 서변초를 들머리로→연리지→망일봉 소원전망대→조야동•운암지네거리→함지산 정상→종헬기장→팔거산성→구암동고분→운암지까지 약 8km를 걸었다. 힘들지 않은 코스이며 가는 길에는 사랑을 상징하는 제대로된 연리지가 있고 망일봉 정상 소망전망대에서는 팔공산, 비행장, 금호강과 대구시내, 앞산이 선명하게 조망된다. 함지산 정상에서는 시내 방향은 보이지 않고 칠곡 즉 강북방향과 가산이 보인다.
헬기장에는 긴 군사정권의 흔적인 시멘트로 된 참호가 아직도 남아있다. 강북에 아파트가 이렇게 많은 줄 몰랐다. 시간 여유가 있어 멀지 않은 거리에 있는 읍내동마애불을  다녀왔다. 
긴 거리라 다소 힘들었지만, 마음은 흡족하다.

망일봉 등산로에 있는 제대로된 사랑을 상징하는 연리지 소나무. 이승호 기자
망일봉 등산로에 있는 제대로된 사랑을 상징하는 연리지 소나무. 이승호 기자

tip:

•장수오리 식당(053 327-1009):칠곡향교 앞에 있다. 정갈한 실내에 부담없이 먹을 수 있는 넉넉한 밑반찬이 마음에 드는 식당이다. 다녀본 오리요리식당 중 가장 맛이 있었다. 오리불고기 2인분 2만9천원이다.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