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거미술관 소산 수묵 개방과 포옹
솔거미술관 소산 수묵 개방과 포옹
  • 박형수 기자
  • 승인 2023.12.18 1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석굴암과 불교 최고의 교리를 해석해 그려낸 ‘인드라망’ 전시

‘천년 배산’은 과거의 한국화와 달리 완전히 새로 그려진 그림
솔거미술관 가는길  박형수 기자
솔거미술관 가는길. 박형수 기자

 

경상북도문화관광공사(사장 김성조) 경주 솔거미술관은 2023년 10월 28일부터 내년 6월 16일까지 ‘소산 수묵 : 개방과 포용’ 전을 박대성관 1~5관에서 열고 있다. 이번 전시는 박대성 화백의 90년대 작품부터 지금까지 임서와 소산체를 연구한 수작들이다.

박대성 화백은 한국 수묵화의 대가이자 대표 작가로서 유럽과 북미 등을 순회하며 소산 수묵을 세계에 알리고 있다는 한국 대표 작가이다. 박대성 화백은 유년 시절에 자신에게 닥친 비극을 극복하기 위해 그림을 그렸다 한다. 비극으로 앗아간 왼쪽 팔은 장애에 크나큰 걸림돌이었다. 박대성 화백은 삶의 고통을 작품으로 승화했다. 그림은 그의 안식처이자 현실 삶의 고통의 위안이였다. 박대성 화백은 장애로 인한 차별과 괴롭힘으로 정규교육과정을 끝까지 수행할 수 없었다. 대신 그림이었다. 박대성 화백은 그림 그리는 것을 평생의 업으로 삼고 그림 공부에 매진하였다고 한다.

박대성  수묵화  박형수 기자
박대성 수묵화. 박형수 기자

 

그림 공부에 대한 열망으로 박대성 화백은 유년 시절부터, 한반도의 산천을 유랑하며 스스로 스승을 구하였다. 화백은 여러 스승을 모시며 다양한 화풍을 섭렵하였다. 어디든 그리고 싶은 대상을 발견하면 그곳이 화실이 되어 사물의 본질을 깨우치기 위해 노력하였다. 수묵에 대한 열망과 집착에 가까운 집념은 자기 수행의 영역으로 그를 인도하였다고 한다.

박대성 화백은 자유로운 필치로 붓을 운용하기 위해 명필가와 명화가의 먹선을 따라가며 그들의 호흡과 흐름을 배우는 하도 작업(임서, 임모)을 오랜 시간 수행 했고, 대가의 반열에 올라선 지금도 변함없이 수행하고 있다고 한다. 박대성 화백은 현재도 매일 아침 기상하여 묵상과 임모로 하루를 시작한다. 그의 작업실에는 하도 작업에 사용된 얇은 한지가 집채만큼 쌓여있다.

박대성 화백은 부단한 노력으로 현재의 소산 수묵을 완성하였다.

소산만의 독창적인 수묵화법은 90년대 중반부터 본격적으로 드러나기 시작했다. 1996년에 그려진 ‘천년 배산’이 대표적인 예 이다. 이 그림은 과거의 법도와 기법을 중시하는 수묵의 세계에 기법과 정신이 완전히 다른 서양화의 관점을 동아시아 3국의 수묵 기법과 융화되어 구현되었다는 것이다. 전통을 지키되 창조를 위한 개방과 포용이 그림에 고스란히 녹아있다.

박대성 전시관 박형수 기자
박대성 전시관. 박형수 기자

 

서로 다른 장르의 기법을 조화롭게 융합하기 위해서는 대상의 깊이 있는 이해도와 숙련이 필요하다. ‘천년 배산’은 과거의 한국화와 달리 완전히 새로 그려진 그림이나 기존의 수묵화를 고려하였을 때 별다른 위화감이 들지 않는다. 원래 장르의 그림처럼 자연스럽게 편안하게 느껴진다. ‘천년 배산’이 완전히 새로운 방법의 화풍이지만 쉽게 관객에게 다가갈 수 있는 것은 오랜 하도 작업으로 얻어진 단단한 기초와 타 장르의 기법을 포용하고 적용하여 보여주기식이 아닌 실험적인 작품이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엑스포 공원 입구에서 솔거미술관까지는 도보로 약 20분 정도이다, 이정표를 따라가다 보면 언덕 위에 아담한 솔거미술관이 보인다. 아름다운 꽃과 나무에서부터 예술적 감각이 묻어나는 설치 작품들이 미술관까지 이어진다.

위치 경주엑스포공원 내 아평지 인근

구조 지상 1층, 2층, 지하 1층

부지면적 14,880㎡(지상 2층 1,506㎡)

주요시설 박대성전시관, 기획전시실, 수장고, 아카이브실, 아트샵, 카페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