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물섬에서 열리는 손혜경 작가의 “보수- 황금 사슬” 전시회
보물섬에서 열리는 손혜경 작가의 “보수- 황금 사슬” 전시회
  • 박형수 기자
  • 승인 2023.12.04 11:2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자본주의를 비판적으로 탐구한 작품을 발표해 온 손혜경 작가의 '자본주의'와 '보수'의 연관성을 주재한 신작

미술 중심 공간 보물섬(경북 경산시 경안로29길 36)은 지난 11월 7일부터 12월 3일까지 경안로 프로젝트 손혜경 작가의 “보수- 황금 사슬” 전시회를 개최했다. 이곳은 경산시장 미로 같은 돼지 골목 을지나 만나는 갤러리이다. 과일가게 채소가게를 지나 윈도 통유리 사이로 보이는 작품은 보물을 발견하는 환희를 느낀다. 밤에도 항상 불을 켜놓아 주민들이 지나면서 감상하는 백화점 쇼윈도우 명품을 감상하는 느낌을 주는 윈도갤러리이다.

전시회는 2023년 마지막 전시이다. '황금사슬'은 변증법적 유물론에 따라서 자본주의를 비판적으로 탐구하며 강인한 작품을 발표해 온 손혜경 작가의 '자본주의'와 '보수'의 연관성에 관한 새로운 작품이다.

황금사슬  박형수 기자
황금사슬 박형수 기자

 

경북 경산 출생의 조각가 손혜경은 이화여자대학교 조소과를 졸업한 후 영국 챌시미술대학에서 유학,. 2021년 아마도 예술공간에서 가진 <물질과 비물질> 전을 통해서 7년간 ‘상품’을 소재로 자본주의 체제의 모순을 직시하며 이면에 내재한 인간소외에 주목한 일련의 조각을 발표했다.

2023년 포항시립미술관의 <구체적 낭만>, 김종영 미술관의 <항상 웅장하여라> 개인전을 치뤘다. 전시 작품은 손혜경 작가가 마르크스의 소논문 <임노동과 자본>에서 구상했다고 한다. <임노동과 자본>은 1847년 자본론의 기초가 된 글이라고 한다. 작가는 사물을 본뜬 주물 덩어리를 통해서 생산과정 외부에서, 임금노동을 수행하는 시간 이외에 노동자가 어떻게 존재하는지를 표현하고 있다. 즉 상품 오브제는 임금노동자가 획득하는 임금화폐 및 그것으로 구입하는 생활수단을 양적으로 나타내는 것이라고 하며, 본질적으로 노동자는 자본주의 시스템에서 자본 생산의 한 부분이기 때문에, 좌대의 한 조각 부분으로써 분리된 구조물이 각기 그것이 각각의 좌대로 존재한다. 각각의 좌대는 그 형태가 획일적이면서도, 자본주의적 생산 시스템으로의 재조립이 아니면 상호 연결 및 통합이 좀처럼 상상되지 않는다. 그들이 주체로서 존재하려 해도 분열되고 파편화된 존재이기에 사회적으로 연대할 가능성이 차단되고 있음을 표현한다고 한다. 이번 전시를 통해서 작가는 사회적 구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노동의 본질’을 명확히 파악해야 한다는 것을 보여 주고자 하는 의도라고 한다.

손혜경 작품 박형수 기자
손혜경 작품 박형수 기자

 

“용접과 주물을 통해서 일상적 물품과 자연물을 접합, 같이 위치시키는 그의 작업은 자본의 속임수인 '황금사슬'을 벗어날 수 있는 노동계급의 힘을 은유적으로 보여준다.”라고 한다.

“철이 가지는 직선적 힘은 강고함을 유지하고 그에 더해 곡선의 부드러움을 합치시킨 그의 일련의 작업은 노동자의 노동은 자본주의 구조의 토대를 상징하는 좌대의 중요한 밑바탕임을, 그들의 노동을 통해서 생산된 상품은 노동계급을 착취하는 수단이지만 동시에 노동의 위대함의 증거임을 상징적으로 드러내고 있다.”라고 한다. 작품의 모티브(임노동과 자본 중에서 인용)는 “임노동에서 가장 유리한 조건은 생산적 자본이 최대한 급속히 성장하는 것이라고 말하는 것은 단지 다음과 같이 말하는 것일 뿐이다. 즉 노동계급이 자신에게 적대적인 힘, 자신의 것이 아니며, 자신을 지배하는 부를 증대, 강화할수록, 노동계급이 스스로 기꺼이 ‘황금 족쇄’를 만들어 차고 부르조아지가 이를 줄줄이 끌고 다니면서 새로이 부르주아와 부를 증가시키기 위해, 자본의 힘 강화를 위해 노동할 수밖에 없게 되는 조건이 그만큼 더욱 유리해지리라고 말하는 것과 다름없다.“, “ 단지 묶여 있던 족쇄가 녹슨 쇳조각에서 금으로 바뀌는 것일 뿐이다. 족쇄는 금으로 만들어도 족쇄일 뿐이다. 노동자는 자기 노동의 주인이 될 수 없다.”고 하며 <가변자본>이라 이름 붙인 높고 큰 좌대 위의 4개의 작품은 ‘생산과정 안에서의 노동자의 존재 형태’를 보여주는 것으로 좌대는 생산과정 및 양식 그 자체를 의미(생산공장)한다. 노동자는 오직 그 노동력을 구매하기 위해 사용된 자본의 한 부분(가변자본)으로서만 존재한다. 자본은 생산품의 가치 여부에 아랑곳하지 않고 돈이 된다면 모든 것을 생산한다. 여기에서 노동자는 단지 사물로서만 존재하며, 무한히 반복 재생되는 모습을 보여준다. 전시장의 중심에 큰 좌대의 모서리 방향으로 4조각의 마름모꼴 좌대가 배치되어 있다. 이 좌대에는 5개의 알루미늄 주물은 이 4개의 좌대는 큰 좌대의 밑부분에서 떨어져 나왔다. 각 제목은 ‘생활수단’, ‘임금’, ‘재생산’, ‘개인적 소비’,’생산적 소비’ 같은 경제적 용어이다. 작가는 생산과정 밖에서의 노동자의 존재 형태를 의미한다고 하며, 손혜경 작가는 ‘보수는 자본주의 사회의 필연적인 결과’ 이며 노동에 분배되는 몫이 커진다는 것은 족쇄가 황금 족쇄로 변한 것일 뿐 근본적 해결이 될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자본주의의 극복 없이는 불가능할 뿐’임을 작품을 통해서 이야기하고 있다.

손혜경 작품 박형수 기자
손혜경 작품. 박형수 기자

 

<가변자본_swissmountain>, 2023, LED접이식 캠핑랜턴, 스테인리스 스틸,80 x40 x35

<가변자본_modernhouse>, 2023, 유리컵, 37 x45 x23

<가변자본_saiveina>,2023, 샤워기, 스테인리스 스틸 ,103 x 168 x 35

<가변자본_marketplan>2023,스텐 옷걸이, 30x50 x24

4/7, <생산적소비>,2023, 알루미늄 주물, 23 x35 x30

<개인적소비>,2023, 알루미늄 주물, 20 x16 x10

5/7 <임금>,2023, 알루미늄 주물,18 x30 x27

6/7 <생활수단>, 2023, 알루미늄 주물, 18 x21 x15

7/7 <재생산>,2023, 알루미늄 주물, 10 x45 x15

보물섬 제공
보물섬 제공

 

최성규(미술 중심 공간 보물섬 대표)는 “이 지역의 강한 보수적 성향을 어떻게 볼 것인지에 대해 시각 예술로 탐색해 보자는 의도였다. 보수적 성향을 벗어나기 위해서는 자본주의의 모순을 깊게 이해하고 자본주의를 극복하는 것밖에 없다.“라고 한다. 보물섬은 미술환경이 부족한 경산지역에서 지역을 탐색하는 전시를 기획하고 시민들과 함께 문화예술교육을 나누는 공간으로 기여하고 싶다"고 했다.

최성규 보물섬 관장  보물섬제공
최성규 보물섬 관장. 보물섬제공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