펼쳐지는 미술제,
자연을 배경으로 ‘지붕 없는 미술관’
37명의 유명 국내외작가들과 특별전인 달천예술창작공간 제3기 입주작가 6명이 참여하는 전시회이다. ‘다양성(多樣性)과 공존(共存)-(부제:동시대 예술의 미학적 비전)’이라는 주제로, 9월 15일부터 다음 달 15일까지 총 31일간 열리는 미술 축제’이다.
대구시 달성군 다사읍 강정본길 57, 강창역 동산의료원 앞 버스정류장 성서 2번 버스 또는 대실역 2번 출구에서 성서2번 버스를 타면 디아크로 갈 수 있다. 버스는 하루에 8, 9번 들어가기 때문에 버스 앞에 붙여진 팻말을 잘 보고 타야 한다.
‘2023 달성 대구현대미술제’는 미술인과 전문가들의 학술적인 예술 행사인 동시에 대중들과 함께 즐기며, 예술작품을 체험할 수 있는 시민참여 프로그램도 준비되어 있다. 미술제 기간에 달성군 문화 도시센터에서 진행하는 시민 참여프로그램 '올가을 강정에서 놀자!', '강정보의 꿈'과 디아크 강 빛 축제 미디어 파사드 행사가 함께 진행되고 있다.
참여 작가 신혜정의 '뒹굴 뎅굴 또로록- 공손이를 찾아라'는 예술 활동 키트를 활용한 프로그램이다. 해미 클레멘세비츠의 소리와 언어, 나의 음송 상자 찾기, 프로그램은 작가의 작품 음송상자에 참여자가 직접 녹음하고 하모니 형태로 송출해 볼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김영동 예술감독이 이끄는 이번 미술제의 가장 큰 변화는, 매년 야외 조각 설치 작업 위주로 펼쳐지던 광장 중심에 건축적인 구조의 설치 작업을 채택해 주변 환경을 더욱 적극적으로 받아들여 ‘지붕 없는 미술관’이라고 한다. 광장 중앙에 박봉기의 '호흡(Breath)'은 15×8×3m 규모로 짓는 대나무 집으로 햇빛과 바람을 통과시키는 둥근 아치와 궁륭이 조화되어 자연과 인간의 기술이 빚어내는 환상적인 체험을 제공한다.
두 귀를 높이 세워 멀리 경계하는 토끼 형상, 작가는 자신의 욕망이 가상 세계가 현실이 되기를 바라는 꿈이 아닌 현실이 되기를 바라고 있다.
1970년대 대구현대미술제 참여 작가인 송광익의 수많은 노끈 가닥을 엮어 만들어진 'Sound of Silence'가 길이 10m 높이 3m 정도 크기로 축조돼 빽빽한 숲속을 지날 때 내는 바람 소리와 공기의 떨림과 빛의 반짝임을 경험할 수 있는 작품이다. 아울러 광장 여기저기서 마치 유리온실 같은 다섯 개의 파빌리온 건축 속에는 다섯 작가의 개성을 담은 작은 예술세계를 만날 수 있다. 실내 공간에서 섬세하고 정치한 작품들을 제작해 온 조각가 및 설치작가들의 작품구성이 건물 밖 야외에서 자연과 함께 어우러져 색다른 진열을 감상할 수 있다.
에너지 동력이 필요한 끝없는 인간의 욕망으로 인해 풍차에 연기가 불타오르고 기후 변화로 인해 더욱이 거세지는 바람에 의해 휘날리고 있는 모습이 연출된다.
이번 전시의 주요 관람 포인트로는 디아크 건물 내 전시 면적을 확대해 실내 공간의 설치 작업은 물론, 평면 작품의 전시도 관람할 수 있다. 물 홍보 전시관으로 사용되던 디아크 문화관은 해외 작가 4명을 포함해 모두 8명의 작가의 영상, 드로잉, 평면, 설치 등 다양한 장르의 작품이 전시된다. 함혜경의 싱글 채널 비디오 '평온의 섬'(2020)과 '벌(bee)이 없으면 도망치는 재미도 없다'(2018) 두 작품이 상영된다.
돈으로 상징되는 탐욕스러운 자본이 바탕이 된 도시를 하나의 유기적 생명체로 은유하며, 끝없이 자기 욕망을 증대시키면서 진화해 결국 인간의 유전자까지 영향을 미친다고 가정한다.
함혜경 영상의 경우, 특정하지 않는 화자 한 명이 영어 또는 일어 등의 외국어로 독백하듯 말하는 내레이션은 함혜경의 특유 작품 구성 방식이다. 이 독백과 내레이션을 통해 현대인들이 겪는 일상의 소회나 특유의 감수성을 진하게 느낄 수 있다. 이와 대조적으로 네덜란드 작가 파라틴 오렌리는 '도시의 유전자(The Gene of Cities)' (2022)자본주의 문명의 탐욕과 확장 지향적 성격을 비판적으로 바라보는 비디오 작품이다. 이외 실내 전시장의 국내·외 작가의 다양한 시각언어로 발언되는 작품을 통해 현대의 다양하고 풍요로운 삶의 가치와 방식을 공유한다.
실내 전시 공간에는 이태형, 이배, 김봉천 이기성, 김상열, 김결수 등 과감한 실험과 대단한 에너지로 제작한 모두 비구상 계열의 대형 캔버스 작품이 있다, 아트리옴에는 독일 작가 올리버 그림의 초기 설치 작품 '게임 버전 1.2(Games ver 1.2)'을 전시한다. 3D프린트로 만든 작은 조각품들인, 무기를 손에든 장난감 인형들을 가지고 전쟁놀이를 벌이는 상황을 흥미롭게 재연하는 이 작품은 10년 전 개인전에서 한 차례 발표한 것을 이번 전시 기회에 새로운 버전으로 재구성한 것이다. 게임 세계를 통해 현대인이 가진 욕망의 이면을 살펴볼 수 있으며, 또 국내 초기 영상작가로서 꾸준히 비디오 작업을 인도해 오고 있는 김해민의 '2개의 그림자(Two Shadows)' 영상작품은 3채널 영상의 가운데 화면에 정면을 응시하는 한 어린아이를 두고 좌우 양면에 아이의 측면 그림자 이미지를 배치해 마치 그림자놀이에 반응하는 아기의 묘한 동작에 관객의 시선이 몰입하게 만든다.
15일 개막식에서는 금관 5중주단 웨이브라스와 소프라노 이정아의 오프닝공연과 축하공연에 이어 최두혁 무용가가 이끄는 공연이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