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서 산책] 니시와키 슌지 '예민한 사람도 마음이 편안해지는 작은 습관'
[장서 산책] 니시와키 슌지 '예민한 사람도 마음이 편안해지는 작은 습관'
  • 김대영 기자
  • 승인 2021.08.30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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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소한 것이 맘에 걸려 고생해온 정신과의사가
실제로 효과 본 확실한 습관들

 

저자 니시와키 슌지는 정신과전문의다. 히로사키대학교 의학부를 졸업하고, 국립국제의료센터 정신과에서 근무했다. 국립정신신경센터 정신보건연구원으로 일했으며 국립지치부학원 의무과의장을 역임했다. 2009년에 하타이 클리닉 원장으로 취임했다.

역자 이은혜는 기계공학을 전공하고 엔지니어로 일했지만, 행복한 인생을 찾아 이화여자대학교 통번역대학원에서 다시 번역을 공부했다. 현재 번역 에이전시 엔터스코리아에서 출판기획 및 일본어 전문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목차는 'Part 1. 사소한 일은 흘려넘기는 습관, Part 2. 인간관계의 피곤함을 덜어주는 습관, Part 3. 나에게 너그러워지는 습관, Part 4. 당신의 섬세함을 활용하는 습관'으로 되어 있다.

1. 예민한 사람의 특성

미국의 심리학자 일레인 아론(Elaine N. Aron) 박사는 '다섯 명 중 한 명은 섬세한 기질을 타고 난다.'고 주장하고, 그들을 '매우 예민한 사람(Highly Sensitive Person)'이라는 용어로 표현했다.

예민하다는 사람을 실제로 보면 그렇게 단순하지만은 않다. 타인에 대한 상냥함, 사려 깊은 신중함, 속된 것을 멀리하는 기품 같은 장점이 있지만, 한편으로는 소극적이고 쉽게 상처받는 약점도 지녔다. 그 밖에도 다양한 특징의 상호작용으로 복잡한 상승효과가 나타난다. 이것을 정리한 지표를 'DOES'라 한다. 예민한 사람의 특성으로 대표되는 네 가지 요소의 앞글자를 따서 만든 조어이다.

1) 복잡한 생각과 사려 깊음(Depth of Processing): 내성적이며 사색적인 경향이 강하고 형식적인 겉치레에 서툴다. 행동으로 옮기기까지 오래 생각하는 소극적인 면도 있다. 상상력이 풍부하다. 한 가지에 몰두해 연구하는 일에 뛰어나다.

2) 과잉 자극(Overstimulation): 타인의 감정, 현장 분위기, 일어난 일 하나하나를 다른 사람보다 심각하게 받아들인다. 쉽게 공포를 느끼고, 상대가 조금만 싫은 내색을 보이면 긴장해서 피로를 느낀다. 즐거운 일을 해도 피곤하다. '친구와 식사를 하고 왔을 뿐인데도 왠지 모르게 피곤하다'라고 느끼는 일이 전형적인 사례다. 그러다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마음속 상처가 깊어진다.

3) 감정이입과 공감성(Emotional reactivity and high Empathy): 책이나 영화 내용, 예술 작품이나 경치에 깊이 감동한다. 타인에게 세심하게 신경 쓰고 가끔은 배려가 지나쳐 피곤할 때도 있다. 친구의 고민을 들어주다가 자신도 눈물을 흘리고, 옆에서 동료가 혼이 나면 당사자보다 더 상처를 받는 등 타인의 경험을 자기 일처럼 느낀다.

4) 예민한 오감(Sensitivity to subtle stimuli): 사람이 붐비거나 어질러진 공간처럼 시각적 정보가 지나치게 많은 경우에 피로를 느낀다. 갑자기 큰 소리가 나거나 다양한 소리가 섞여 들리는 상황도 견디기 힘들다. 냉장고 소리나 시계 소리가 거슬리는 사람도 있고, 천의 까슬까슬한 촉감, 진한 냄새, 카페인 자극, 식품첨가물에도 자극을 받는다. 다만 전체적으로 보면 감수성이 풍부해 예술을 깊이 음미할 수 있는 장점도 있다.(014~016쪽)

2. 예민함의 원인

예민함의 정도나 신경에 거슬리는 부분은 사람마다 다르다. 한 사람이 느끼는 예민함도 항상 일정하지는 않다. 똑같은 소리, 똑같은 냄새라도 괜히 거슬리는 날이 있는가 하면 이상하게도 괜찮은 날이 있다.

우리는 어떨 때 예민해지고 어떨 때 평정심을 유지할 수 있을까? 이 질문의 핵심 키워드는 '스트레스'다. 스트레스 수치가 높으면 오감이 날카롭게 곤두서고, 수치가 낮으면 자극에 견디는 내성이 강해진다. 이는 자신이 예민하다는 지각이 있는 사람뿐만 아니라 모든 사람에게 나타나는 공통적인 법칙이다.

스트레스를 줄이면 과민반응이 줄어든다. 예민한 사람이 자신의 '버거운 인생'을 극복할 수 있는 열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스트레스를 다스려 자극에 흔들리지 않도록 마음을 정돈하는 것. 이것이 근본적인 원칙이다.(023~026쪽)

3. 마음이 편안해지는 3가지 습관

1) 타인에게 기대하지 않기

타인의 말과 행동에 상처받는 이유는 '더 괜찮은 말과 행동을 예상'했기 때문이다. 불친절한 점원에게 불쾌함을 느끼는 이유는 친절하게 맞아주길 기대했기 때문이다. 덜렁대는 동료에게 질리는 이유도 꼼꼼하게 행동하면 좋겠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상대를 배려했는데 마음이 전혀 전해지지 않아서 실망하는 이유 역시, '신경 써줘서 고마워!'라는 말을 예상했기 때문이다.

외부에서 발생하는 일은 우리가 조정하기 어렵다. 그러니 다른 사람의 생각과 행동을 우리가 조정하는 일은 완전히 우리의 능력 밖이다. 이렇게 우리가 조정할 수 없는 부분은 '저 사람이 기분이 안 좋아서 그런 것이니 어쩔 수 없지'라며 상대의 영역으로 던져버리는 편이 합리적이고 편하다.

타인의 행동에 '실망이야', '너무해!'라는 생각이 든다면 그때마다 '아, 내가 또 기대했구나'라는 생각을 하기만 하면 된다. 바꾸려고 하지 말고 그저 담담하게 받아들인다. 이렇게 기대와 실제가 어긋나는 부분을 인식하면 쉽게 상처받는 마음을 더 편안하게 만들수 있다.(096~098쪽)

2) 나에게 기대하지 않기

'나는 왜 이렇게 쉽게 상처받을까?', '고작 이만한 일에 벌써 지치다니, 역시 난 안 돼.', '뭐든 그냥 넘기질 못해, 정말 한심해.' 예민한 사람들은 종종 이런 식으로 자기비판을 한다. 안 그래도 쉽게 상처 받으면서 자기 자신에게는 매우 엄격하다. 그렇다면 어째서 자신을 낮게 평가하고 더 엄격하게 굴까? 바로 자신에게 거는 기대 때문이다.

흔들리지 않는 대범함을 가진 나, 기분 나쁜일이 있어도 훌훌 털어버릴 수 있는 나, 무서운 상대 앞에서도 기죽지 않는 나, 떠올리는 모습은 제각각일 것이다. 그리고 '실제로는 그렇지 못한 나'에게 실망한다.

자신의 이상적인 모습을 그려놓고 그 모습과 일치하지 않아 상처받을 바에야 처음부터 기대하지 않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 아닐까? 자신의 모습이 반드시 상상한 그대로의 모습일 것이라는 기대를 버리자. 지금 당장은 내가 기대했던 모습과 달라도 '당연히 상상과 같을 수는 없다'고 한 단계 낮춰 받아들여 보자.

이렇게 생각하면 자신이 소중해진다. 지나치게 낮았던 자기 평가를 원점으로 돌리고 현재의 자신을 있는 그대로 인정한다. 그러면 스트레스가 줄어든다. 스트레스가 줄면 과민반응이 사라지고 모든 일을 편안한 마음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146~149쪽)

3) 스몰 스텝으로 노력하기

스몰 스텝(small step)은 예민한 사람이 반드시 갖춰야 할 지혜다. 스트레스를 줄이는 기본자세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 않아도 되니까) 계획을 세우는 데까지 세워보자.', '(기획서를 완성하지 못해도 괜찮으니까) 한 줄이라도 써보자.' 라는 식으로 작은 목표를 많이 설정하면 생각보다 쉽게 최종 목표에 도달할 수 있다.

작게나마 달성 경험을 쌓는 것이 중요하다. 예민한 사람은 덮어놓고 자신을 과소평가하는 경향이 있는데, 스몰 스텝을 실천하면 이런 버릇을 조금씩 고칠 수 있다.(045~046쪽)

저자는 예민해서 고민하던 일들이 의외로 간단한 결심이나 습관으로도 해결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리고 싶어서 이 책을 썼다. 위에서 소개한 3가지 방법 외에도 마음에 드는 습관을 하나씩 천천히 몸에 익히면 마음이 편안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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