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서 산책] 카밀라 카벤디시 '당신의 나이는 당신이 아니다'
[장서 산책] 카밀라 카벤디시 '당신의 나이는 당신이 아니다'
  • 김대영 기자
  • 승인 2021.08.09 10:00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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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생각보다 더 젊다
나이의 편견에 갇히지 마라

저자 카밀라 카벤디시(Camilla  Cavendish)는 영국의 칼럼니스트이자 방송인이다. 옥스퍼드 대학교에서 철학, 정치학, 경제학을 공부했으며, 하버드 대학교 케네디 스쿨에서 2년간 케네디 장학생으로 공부하며 행정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더 타임스>, <선데이 타임스> 칼럼니스트, 맥킨지 경영 컨설턴트로도 활약했으며, 기업 로비 단체인 런던 퍼스트(London First) 설립에 일조했다. 2018년 케네디 스쿨 선임 연구원, 2020년 영국 보건부 고문으로 임명되어 영국의 사회 복지 및 보건 개혁을 이끌고 있다. 역자 신현승은 서울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한국외환은행에 입행하여 다양한 은행 업무를 담당했다. 글밥아카데미를 수료하고 현재는 바른번역 소속 번역가로 활동 중이다.

이 책의 원제는 엑스트라 타임(Extra Time)이다. 엑스트라 타임은 인간의 수명이 늘어나면서 얻게 된 인생의 추가 시간을 말한다. 현재 당신이 50대나 60대라면 당신은 90대까지 살 가능성이 매우 높다. 만약 당신이 시간을 최대한 잘 활용하고 운이 좋다면 그렇게 긴 시간을 생산적이면서도 건강하게 보낼 수 있을 것이다.

오늘날 우리의 달력나이는 생물학적 능력과 점점 더 분리되고 있다. 축구 경기에서 '연장전'이란 여전히 모든 것을 할 수 있는 시간이다. 그러한 시간은 우리 중 많은 사람에게 적용될 것이다. 많은 사람이 '재취업'을 하고 일터로 다시 돌아가고 있다. 생물학과 신경과학의 발전은 우리가 더 젊고 더 오래 살도록 도와줄 것이다. 하지만 제도를 비롯한 우리 사회는 아직 그것에 뒤처져 있다.

이 책은 방대한 주제의 여러 측면을 다루고 있다. 저자가 전문가, 학계 권위자, 정책 입안자들 뿐만 아니라 일선 실무자들로부터 배운 내용을 반영하여, 거의 아무런 예고도 없이 우리에게 찾아온 '길어진 중년'이라는 인생의 새로운 단계를 가치 있게 살 수 있는 '10가지 조언'을 하고 있다.

목차는 '1장 인구가 힘의 균형을 바꾼다, 2장 당신은 생각보다 더 젊다, 3장 바로 시작하라, 4장 본업을 포기하지 마라, 5장 정신 수명을 연장하라, 6장 유전자, 불멸을 향한 골드 러시, 7장 모두에게 이웃이 필요하다, 8장 건강은 마음 씀에서 온다, 9장 목적 있는 삶이 필요하다, 10장 새로운 사회계약이 필요하다'로 되어 있다.

1. 그냥 앉아 있지 마라, 무언가 하라

한 번에 한 시간 이상 앉아 있으면 체지방을 태우고 좋은 콜레스테롤을 만들어내는 LPL 효소가 급격히 감소한다. 그것은 또한 다리근육과 엉덩이근육을 약화시켜 노인들이 쉽게 넘어지게 만든다. 주말 운동만으로 자동차, 책상, 컴퓨터 모니터 앞에 장시간 앉아 있는 영향을 없애지 못할 것이다.

하루에 만 보씩 걷는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들보다 혈압이 낮고, 포도당 수치가 더 안정적이며, 기분이 더 좋다. 10,000이라는 숫자에 특별한 마법이 있는 것은 아니다. 흔히 10,000을 기준으로 삼는 것은 1960년대에 일본 회사에서 팔았던 최초의 보행계수기가 '만보기' 혹은 '일만 보 측정기'라고 불린 데서 유래한 듯하다. 어떤 사람들은 만 오천 보 정도가 평균적인 이카리아나 오키나와 사람들이 하루에 걸어 다니는 거리와 더 비슷하다고 생각하지만 중요한 것은 매일매일 계속해서 움직이는 것이다.(98~99쪽)

2. 은퇴 없는 시대

우리 중 많은 사람에게 60세나 65세, 혹은 더 일찍 은퇴한다는 생각은 시대에 뒤떨어진 개념이 될 것이다. 경제가 번영하고 우리 자신이 참여하여 생산적으로 남으려면 그렇게 될 필요가 있다.

그렇다고 우리 모두 지금까지 해온 일을 고수하자는 것은 아니다. 우리는 무언가 새로운 일을 찾아 옆으로의 이동을 의미하여 미국인들이 소위 '가교(架橋) 일자리'라고 부르는 것에서 젊음을 되찾을지도 모른다.

어느 곳에서 쓸모없어 보이던 나이 든 노동자들의 기술이 다른 곳에서는 가치 있는 기술이 될 수 있다. 영국의 한 슈퍼마켓 그룹은 현재 다른 회사에서 은퇴한 임원들을 와인 전문가로 고용하여 고객을 상대하고 있다. 그들은 지위의 하락에 개의치 않고 사람들에게 자신들이 열정적으로 좋아하는 것에 관해 이야기하는 것을 즐긴다.(171쪽)

3. 뇌 건강을 위해 반드시 배워야 한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사람들은 남학생이 선천적으로 여학생보다 과학을 더 잘한다고 생각했다. 우리가 노인들이 젊은 사람들만큼 잘 배울 수 없다고 가정하면 이와 비슷한 실수를 저지르고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뇌가 영원히 유연하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한 싸움은 수십 년 동안 계속됐지만 완전하게 승리한 것은 불과 10년이 채 안 되었다. 많은 사람들이 아직도 두뇌의 엄청난 잠재력을 이해하지 못한다.

우리는 뇌세포가 다른 뉴런과의 연결을 유지하려면 활성화된 상태를 유지할 필요가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이러한 연결인 시냅스는 세포가 연락하는 데 사용하지 않으면 분해되고 사라진다. 하지만 뇌세포의 감소를 막을 방법이 있다. 유산소 운동, 사회적 교류, 새로운 도전들이 이에 필수적이다.

20년 동안 똑같은 쇼팽의 야상곡을 연주하는 것은 뇌세포의 감소를 중지시키기 어렵다. 크로스워드 퍼즐도 효과가 없을 것이다. 우리는 우리의 호기심을 유지하고 안락한 영역을 넘어 새로운 영역으로 과감히 뛰어들 필요가 있다.

가장 반가운 소식은 나이가 반드시 배움에 장애가 되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이다. 늙은 뇌도 새로운 재주를 배울 수 있고, 뇌를 건강하게 유지하려면 반드시 배워야 한다.(215~216쪽)

4. 함께 살면 에너지가 생긴다

'젊은-노인'들은 조용한 삶을 원하지 않고, 그들이 의도한 대로 살고 싶어 한다. '늙은-노인'들은 시설에 수용되어 이리저리 휘둘리는 것을 원하지 않으며 자기 인생의 저자로 남고 싶어한다.

모두에게 필요한 것은 이웃이다. 아직 아무도 다세대 가족이 우리가 사는 방식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지 확실히 모른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젊은이와 노인 모두가 직업, 훈련 과정, 예술, 병원과 접근성이 좋은 도시에 살기를 점점 더 원할 것이라는 점이다. 2007년, 역사상 처음으로 세계 인구의 절반이 도시에 살고 있다. 2050년에 이 비율은 70퍼센트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더 오래 산다는 것이 반드시 보호시설에 수용되거나 수용될 것을 의미하지 않아도 된다. 그것은 다른 사람들의 지지와 관심 속에 이웃의 일부가 되는 것을 의미한다. 우리가 아무리 건강하게 나이를 먹더라도 우리 주위에는 다른 사람들이 필요하다. 그리고 지능형 기술이 우리를 보살피고 도와주겠지만 우리가 반응해야 하는 쪽은 여전히 '사람'이다.(286~288쪽)

5. 더 큰 선을 위한 인생

조사 연구에 따르면 사람들은 나이가 들면서 보답하는 일에 관심이 더 많아진다고 한다. 50세 이상의 사람들을 추적한 어느 연구에서는 일반적으로 사람들이 나이가 들면서 더 따뜻해진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정신분석학자 에릭 에릭슨(Erik Erikson)은 이것을 노인들이 '횃불을 전달'하여 다음 세대를 도와주려는 충동인 '생식성(Generativity)'이라고 불렀다.

스탠퍼드 대학교 장수연구소장이자 심리학과 교수인 로라 카스텐슨(Laura Carstensen)에 따르면 젊었을 때는 무언가 얻으려고 애쓰고 싸우는 경향이 있으며 삶의 끝은 요원해 보인다. 그러나 나이가 들수록 우리는 의미 있는 경험과 친밀한 관계에 더 집중하게 된다. 그것이 내면 깊이 자리 잡은 욕구를 채워줄지도 모른다.

하버드 대학교 정신과 의사인 조지 베일런트(George Vaillant)는 다른 사람에게 조언하거나 도움을 주는 70대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들보다 3배나 더 행복하고 결혼 생활이 더 탄탄하다는 사실을 발견했다.(342쪽)

여가를 30년 동안 즐기며 지낼 수 있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어떤 사람은 탈진하고 또 어떤 사람은 누군가를 간호해야 할 책임을 지기도 한다. 우리는 인생의 후반기가 여가의 '황금기'라는 생각을 떨쳐버리고 고쳐야 할 사회적 문제가 너무도 많은 지금의 시기에 노인들이 이러한 사회에 이바지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 생각해야 한다.

길어진 인생의 후반기를 종말의 시작이 아닌 새로운 출발점으로 볼 필요가 있다. 엑스트라 타임, 즉 우리 인생에 있어 마지막 남은 시기에 우리는 모든 것을 해볼 수 있다는 것을 선언하는 것이 가장 좋을 것이다.(347~34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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