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서 산책] 맨리 P. 홀 '어떻게 살아야 해요?'
[장서 산책] 맨리 P. 홀 '어떻게 살아야 해요?'
  • 김대영 기자
  • 승인 2021.09.27 10:00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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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에서 가르쳐주지 않은 '삶'이라는 시험의 기출문제와 철학자가 제시하는 명쾌한 해설서!

저자 맨리 P. 홀(Manly Palmer Hall, 1901~1990)은 1901년 3월 캐나다 온타리오 주에서 태어났다. 부모에게 버림받고 외할머니 손에 자라다가 18세에 어머니가 있는 미국으로 이주하면서 본격적으로 신비주의 철학과 우주 보편적 법칙의 공부에 매진하였다. 1928년 27세의 청년이 썼다고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광범위한 지식의 집합체인 '모든 시대의 비밀 가르침(The Secret Teachings of All Ages)'을 출간하여 전 세계를 놀라게 했다. 1934년에는 고대의 철학, 종교, 과학을 집중적으로 연구하는 철학연구소(Philosophical Research Society)'를 세웠다. 1990년 89세의 나이로 사망하기까지 전 세계를 돌며 고대로부터 내려온 인류 보편적 진리를 전파하는 데 몸을 아끼지 않았다. 생전에 8천여 회의 강연을 했고, 150여 권의 책을 집필했으며, 수많은 에세이와 기고문을 남겼다.

목차는 '1. 친구를 사귀지 못하겠어요 2. 나를 잘 표현하지 못하겠어요 3. 저 혹시 노이로제인가요? 4. 심리 공격을 당하고 있는 것 같아요 5. 나쁜 습관을 고치고 싶어요 6. 삶이 너무 우울해요 7. 죄책감을 견디지 못하겠어요 8. 결혼도 카르마인가요? 9. 남편의 술 문제 때문에 걱정이에요 10. 환자와 사는 게 너무 힘들어요'로 되어 있다.

1. 세상 모든 일과 마찬가지로 우정도 노력해야만 얻을 수 있습니다. 어떤 모임에서 친구를 사귀고 싶다면 나부터 그 모임에 적합한 사람이 되어야 합니다. 제 주변에도 친구 하나 없이 외롭게 살다가 성인교육 프로그램과 모임에 참여하면서 삶이 완전히 바뀐 사람들이 여럿 있습니다. 그들은 우울한 삶을 개선하기 위해 비슷한 처지에 있는 사람들과 자발적으로 접촉하며 서로를 이해할 수 있는 견고한 기반을 다졌습니다. 이견과 갈등을 유발할 소지가 높은 추상적인 이념보다는 공통 관심사를 중심으로 친구를 사귀는 것이 좋습니다. 누군가를 진짜로 알고 싶다면 "세상 모든 사람은 나에게 가르침을 줄 수 있는 스승이다." 라는 에머슨의 말을 명심하고, 그가 하는 일에 직접 동참해보시기 바랍니다.(022~023쪽)

2. 애정을 거부하는 것은 타인의 행복을 가로막는 것이나 다름없습니다. 인간은 남에게 베풀면서 진정한 행복을 얻기 때문입니다. 애정 표현은 인간의 특권이자 삶의 필수품입니다. 지금보다 나은 삶을 살고 싶은 마음이 있다면 주변 사람들이 좋은 일을 하고 베풀 수 있도록 돕기 바랍니다. 남의 도움을 받는 것은 수치스러운 일이 아닙니다. 하지만 일종의 빚을 진 것은 맞습니다. 타인의 도움으로 행복해졌다면, 다음에는 내가 타인에게 베풀면서 행복을 전할 의무가 생깁니다. 사랑은 아름답고 자애로운 음모라는 말이 있습니다. 사랑하는 마음을 가진 사람은 남이 행복해지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사랑으로 가득한 따뜻한 마음이 내 안에 깃들면 일상도 아름다워지고 인생의 목표도 뚜렷해집니다.(047~048쪽)

3. 죽음은 삶의 일부라는 점부터 받아들여야 합니다. 하지만 죽음은 존재가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이번 삶을 위해 임차했던 육신이 소멸하는 현상에 불과하다는 점을 기억해야 합니다. 인류 스승들의 말대로 인간의 영혼이 불멸의 속성을 지니고 있다면 육신의 탄생은 생명의 시작이 아니고, 육신의 죽음 역시 생명의 끝이 아닙니다. 칼릴 지브란의 말대로, 육신의 죽음은 끝이 아니라 영혼이 새로운 장소로 옮겨가는 과정입니다. 이것이 죽음에 관한 철학적 관점입니다. 죽음은 끝이 아니라 명을 다한 육신의 소멸일 뿐이고, 육신 안에 거했던 존재는 불사의 속성을 지니고 있다는 사실을 받아들이면 죽음에 대한 슬픔도, 두려움도 많이 줄어듭니다.(144~145쪽)

4. 인간은 물질 세상에 내려와 다양한 체험을 하면서 교훈을 얻고, 중간중간에 휴식을 취하는 환생의 과정을 반복하면서 성장합니다. 환생에는 인과관계의 법칙이 담겨있습니다. 우리는 모두 이번 생 이전에도 세상에 태어나 여러 번 살았던 사람들입니다. 하지만 지금 세상이 돌아가는 꼴을 봤을 때, 우리가 전생에서 그다지 올바르게 살지는 않았던 것 같습니다. 우리 중에는 전생에서 내일은 생각하지 않고 내키는 대로 막살다가 인생을 망쳤던 사람이 많습니다. 우리는 전생에서 많은 죄를 지었고, 마무리해야 할 일을 끝내지 못한 채 다시 태어났습니다. 전생에서 저지른 나쁜 행동의 대가를 이번 생에서 치르는 경우도 있는데, 이 사실을 모르고 신부터 원망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교통사고의 경우, 모든 관련 당사자가 그 사건을 통해 무언가를 배우고 이해를 넓히는 기회가 필요했기 때문에 일어난 일입니다.(145~146쪽)

5. 동양 철학에 따르면 대부분의 결혼은 업보 또는 카르마와 관련이 있다고 합니다. 인과관계의 법칙이 시공간을 초월하여 항상 정확하게 작용한다고 가정한다면, 우리가 어떤 사람을 배우자로 맞는 이유는 전생에서 그래야만 할 원인을 만들었기 때문입니다. 고대 중국인들은 현생의 모든 인간관계가 전생에서 있었던 일 때문에 필연적으로 맺어지는 것으로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카르마를 꼭 형벌의 관점에서만 생각할 필요는 없습니다. 전생에서 공덕을 쌓은 덕분에 이번 생에서 천생연분을 만나 행복하고 만족스러운 결혼생활을 하는 것도 얼마든지 가능합니다. 하지만 정신적, 감정적으로 성숙한 인간관계를 형성하기 위해서는 자기를 다스릴 줄 알아야 한다는 사실을 모른 채, 배우자만 원망하며 결혼생활의 갈등을 겪는 부부가 많습니다. 현재의 문제가 항상 전생에 뿌리를 두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 이번 생에서 인격을 계발하고 성장하지 못해 결혼생활을 망치는 경우도 많습니다.(153~15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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