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서 산책] 다비드 뵘 '남극, 어디까지 알고 있니?'
[장서 산책] 다비드 뵘 '남극, 어디까지 알고 있니?'
  • 김대영 기자
  • 승인 2021.11.15 10:00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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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멀리 떨어져 있으나 가장 중요한 곳, 남극
누구나 알지만 잘 모르는, 그래서 더욱 중요한 남극의 모든 것!

이 책의 저자 겸 삽화가인 다비드 뵘(David Böhm)은 프라하 미술아카데미를 졸업했다. 그의 작품은 프라하뿐만 아니라 뉴욕, 베를린, 키예프 및 여러 도시의 갤러리에서 전시되었다. <남극, 어디까지 알고 있니?(A jako Antarktida)>는 독일 청소년문학상(논픽션 부문), 독일 청소년을 위한 최고의 책 7, 독일 '이달의 자연과학도서', 체코 마그네시아 상 등 여러 상을 받았으며, 세계 여러 나라에서 번역 출간되었다. 역자 김경옥은 이화여자대학교에서 영어영문학을 공부했고, 오스트리아 빈 대학교에서 체코어를 전공하고 언어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지금은 한국외국어대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1. 남극

안타르티카(Antarctica), 즉 남극은 지구에서 다섯 번째로 큰 대륙이며, 사람이 한 번도 살지 않았던 유일한 대륙이다. 남극은 나라가 아니라 땅덩어리다. 모든 인류의 땅이다. 남극은 황무지다. 하지만 세상 그 어느 곳보다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그중 하나만 말하면, 남극은 전 세계 날씨에 영향을 미친다. 다시 말해 남극은 지구 아래쪽의 그저 눈 덮인 땅덩어리가 아니다. 그 이상이다.

(1) 가장 추운 곳

남극이 춥다는 사실에 놀랄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남극 대륙은 거의 눈으로 뒤덮여 있고, 내륙이 훨씬 더 춥다. 겨울 기온은 섭씨 영하 40˚C~영하 70˚C이며, 여름에는 영하 10˚C~영하 40˚C이다. 남극의 겨울은 5월부터 10월까지인데, 이 시기 북반구는 여름이다. 역사상 최저기온은 1983년 7월 21일에 보스토크 기지에서 관측된 영하 89˚C이다. 최고기온은 2015년 3월 23일에 제임스로스섬에 있는 체코 멘델레바 기지에서 관측되었는데, 온도계 수은주가 섭씨 17˚C까지 올라갔다. 이 기록은 2020년 2월에 남극 반도 끝에 있는 아르헨티나 기지 ‘에스페란자’에서 18.3˚C를 기록해 최고기온이 경신되었다.

(2) 가장 건조한 곳

남극은 세상에서 가장 건조한 지역이다. 1년 강수량이 사하라 사막보다 더 적다. 그래서 남극을 황무지라고 말할 수 있다. 더 놀라운 사실은 세계 모든 담수량의 3/4 정도가 남극 얼음에 뒤덮여 있다는 것이다. 강수 현상은 내륙지역에서는 보기 드물며, 주로 해안지역 쪽에서 나타난다. 1년 최고 강수량은 많아야 500mm 정도이다. 강수의 형태는 주로 눈이다. 눈은 바다 쪽에서 바람에 실려 날아온다. 산발적으로 비가 내리는 지역도 있다.

(3) 가장 높은 곳

남극은 하얀 스펀지 케이크 같다. 세상에서 가장 높은 대륙으로 평균 해발고도는 2,020m 정도다. 세계에서 두 번째로 고도가 높은 곳은 아시아 대륙인데, 평균 고도가 1,000m이다. 물론 세계에서 가장 높은 히말라야산맥이 그곳에 있다.

(4) 가장 바람이 많은 곳

남극은 1년 내내 바람이 강하게 분다. 바람이 가장 많이 부는 지역은 해안가이다. 풍속은 시속 250km가 넘는다. 내륙은 그보다 바람이 덜 분다. 바람이 강하면 추위를 훨씬 더 빨리 느낀다. 그 이유는 체감온도가 온도계 눈금보다 더 내려가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영하 20˚C에 시속 70km 바람이 불면 체감온도는 거의 영하 50˚C 정도가 된다.(12~13쪽)

 

2. 펭귄

펭귄(penguin)이라는 이름은 ‘뚱뚱한, 살찐’이라는 뜻이 있는 라틴어 ‘핑귀스(pinguis)’에서 유래되었다고 한다. 펭귄을 발견한 사람들이 그 모습을 보고 ‘살찐 새’라는 이름을 붙였다. 지구에서 살아가는 펭귄은 17종인데, 모두 남반구에서 서식한다. 펭귄은 육지와 바다에서 지내는데, 두 생활 영역에서 움직이고 생활하는 게 각각 다르다. 남극에 사는 펭귄에 대해 알아본다.

(1) 턱끈펭귄

가장 시끄러운 펭귄 중 하나로, 사교적이며 호기심 많고 용감하다. 자기들 영역에 침입한 사람에게는 가차 없이 공격한다. 부리 아래 있는 검은 줄 때문에 이런 이름이 붙여졌다고 한다. 초기 남극 탐험가들은 돌을 깨부수는 듯 시끄러운 녀석이라고 해서 ‘스톤 크래커(stone-cracker)’라고 불렀다. 몸길이는 72cm, 몸무게 3.8kg, 개체 수는 650~750만 쌍이다.

(2) 젠투펭귄

당나귀 울음소리를 낸다고 해서, 체코어와 독일어로 당나귀 펭귄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펭귄들 가운데서 헤엄치는 속도가 가장 빠른데, 시속 24km까지 낼 수 있다. 다른 펭귄들처럼 물고기와 가재, 새우 같은 것들을 잡아먹고 산다. 몸길이 75cm, 몸무게 5.5kg, 개체 수는 30만 쌍 이상이다.

(3) 아델리펭귄

‘아델리’라는 이름은 이 녀석들을 제일 먼저 발견한 프랑스의 유명한 항해사이자 극지 탐험가, 자연과학자인 쥘 뒤몽 드위빌이 자신의 아내 이름에서 따와 붙였다. 몸길이 71cm, 몸무게 5kg, 개체 수는 60만 쌍 이상이다.

(4) 마카로니펭귄

가장 많이 퍼져 있는 종이다. 그러나 짝은 다른 종의 펭귄들 가운데서 고른다. 몸길이 71cm, 몸무게 5~6kg, 개체 수는 1,200만 쌍이다.

(5) 황제펭귄

몸길이 100~130cm, 몸무게 38kg으로 지구에서 가장 큰 펭귄이다. 개체 수는 250만 쌍이다. 이들에게는 잘 발달된 체온 유지 방식이 있다. 바닷속에서 18분까지 숨을 참을 수 있고, 수심 500m 깊이까지 잠수할 수 있다. 보통 수명은 20년이지만 예외적으로 50년까지 사는 펭귄도 있다.

남극의 겨울에 번식하고 둥지를 트는, 그것도 바로 얼음 위에 트는 유일한 종이다. 암컷은 알을 낳자마자 바로 수컷에게 넘긴다. 암컷의 발에서 수컷의 발 위로 알을 굴려 넘기는 동작은 거의 곡예 수준이다. 절대로 알이 얼음에 닿아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수컷은 뱃가죽에 주머니처럼 생긴 육아낭에 알을 넣고 따뜻하게 품는다. 수컷들은 온기가 달아나지 않도록 커다랗게 원을 이루며 서로 몸을 꼭 밀착해 붙인다. 그때 얼음에 닿는 면적을 가장 적게 하려고 발꿈치를 조금씩 움직인다. 기온이 영하 60˚C까지 내려가거나 시속 180km의 강풍이 불 수도 있다. 그래서 바깥쪽에 있는 펭귄의 체온이 내려가지 않도록 안쪽에 있는 펭귄과 자리를 바꾼다. 그렇게 하면서 긴 시간을 견딘다.

알에서 새끼가 부화하고 나면 바다로 먹이를 찾아 100km가 넘는 먼 길을 떠났던 암컷들이 돌아온다. 새끼 돌보는 임무는 이제 암컷이 넘겨받고, 그동안 아무 것도 못 먹은 수컷은 굶주림을 끝내고 먹이를 구하러 바다로 긴 여정을 떠난다.(28~31쪽)

 

이 책에는 남극에 대해 우리가 알고 싶은 거의 모든 것이 담겨 있다. 로알 아문센(1872~1928), 로버트 펠컨 스콧(1868~1912), 어니스트 헨리 섀클턴(1874~1922)의 남극 탐험 여정, 펭귄을 비롯한 남극 생물, 남극의 낮과 밤, 지표면, 빙산, 남극 지도, 남극점, 남극 기지, 남극에 가는 사람들 등 남극에 관한 궁금증을 시원하게 풀어 주는 책이다.

한 번쯤 가고 싶지만 쉽게 갈 수 없는 특별한 곳, 누군가의 인생 버킷리스트에 ‘도전하고픈 곳’으로 꼭 들어 있을 것 같은 미지의 땅, 남극에 대해 알고 싶은 모든 사람들에게 이 책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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