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산하] 세 번 오르면 천당 간다는 천하절경 속리산
[우리 산하] 세 번 오르면 천당 간다는 천하절경 속리산
  • 이승호 기자
  • 승인 2020.05.11 2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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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은•상주•괴산을 아우르는 속리산

 

속리산 산봉우리 중 가장 인기있는 문장대. 이승호 기자
속리산 산봉우리 중 가장 인기있는 문장대. 이승호 기자

속리산(俗離山·1,058.4m)은 속세를 벗어난 피안(彼岸)의 세계란 뜻을 지니고 있기에,  코로나19 '사회적 거리두기'의 분위기에 맞는 듯하여 속리산을 오르기 위해 떠났다. 속리산은 충북 보은 속리산이라 부르지만, 실상은 충북 괴산, 경북 상주를 아우르고 있다. 이 산에서 가장 큰 사찰인 법주사가 보은에 속하므로 그렇게 불러 왔을 것이다. 법주사는 우리나라 사찰 중에서 불국사, 실상사와 함께 문화재를 가장 많이 보유한 사찰이다. 법주사 문화재는 국보 3점, 보물 13점을 보유하고 있다.

산세가 험하고 웅장하다. 멀리 문장대가 보인다. 이승호 기자
속리산은 산세가 험하고 웅장하다. 멀리 문장대가 보인다. 이승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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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목탑, 국보 제55호 법주사 팔상전. 이승호 기자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목탑인 국보 제55호 법주사 팔상전. 이승호 기자

국보
제5호 쌍사자석등, 제55호 팔상전, 제64호 석련지

보물
제15호 사천왕석등, 제216호 마래여래의좌상, 제848호 신법천문도병풍, 제915호 대웅전, 제916호 원통보전, 제1259호 괘불탱, 제1360호 소조바로자나삼존불좌상, 제1361호 목조관음보살좌상 ,제1413호 철확, 제1416호 복천암 수암화상탑, 제1417호 석조희견보살입상, 제1418호 복천암 학조화상탑, 제1858호 동종.

이 절은 '산사, 한국의 산지승원'으로 양산 통도사, 영주 부석사, 안동 봉정사, 공주 마곡사, 순천 선암사, 해남 대흥사와 함께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이다.

세조길 끝에는 마음을 깨끗하게 하라는 세심정이 있다. 이승호 기자
세조길 끝에는 마음을 깨끗하게 하라는 세심정이 있다. 이승호 기자

이 절을 품고 있는 속리산은 우리나라 국립공원 제6호이다. 
'道不遠人 人遠道
山非離俗  俗離山
도는 사람을 멀리하지 않았는데
사람이 도를 멀리 하였고
산은 세속을 등진 적이 없는데
세속이 산을 떠났구나'
고운 최치원의 시인지, 백호 임제의 시인지는 알 수 없으나 속리산에 관한 시 한편이 전해 내려오고 있다.

속리산 최고봉은 해발 1,058.4m의 천왕봉이다. 보은 소속 천왕봉을 축으로 비로봉(1,031m), 신선대, 문장대(1,054m 상주 소속), 관음봉(983m)이 남북으로 타원형을 형성하고 있다. 한국의 8경 가운데 하나로 소금강산·구봉산·광명산 등으로도 불리었다. 정상 능선부는 바위로 형성되어 있어 험하고 웅장한 산이다. 바위들은 대부분 화강암·변성퇴적암이다. 

산능선 대부분은 바위들로 구성되어 있다. 이승호 기자
산 능선 대부분은 바위들로 구성되어 있다. 이승호 기자

다양한 동•식물이 서식하고 있고 숲이 울창하고 계곡이 깊다. 특히, 산 정상 부근에는 다른 국립공원의 산과 같이 조릿대(산죽)가 지천이다. 기암고봉, 울창한 수림, 깊고 수려한 계곡, 폭포 등의 뛰어난 자연경관을 자랑한다. 또한, 이 산 동쪽 계곡에서 발원하는 물은 낙동강 상류로 흘러들며, 남쪽 계곡에서 발원하는 물은 금강과 한강의 상류로 흘러든다. 우리나라 대표적인 강의 근원이 되는 산이다.

법주사 입구에는 조선 세조와 관련이 있는 정이품송이 있다. 이승호 기자
법주사 입구에는 조선 세조와 관련이 있는 정이품송이 있다. 이승호 기자

속리산은 유독 조선시대 세조 임금과 관련된 일화가 많다. 말티고개, 정이품송, 문장대, 복천암 등이 있다. 옛 산성으로 보은군에 삼년산성(사적 제235호)이 있다면, 상주 쪽에는 견훤산성이 있다. 그 유명한 선유동계곡과 쌍곡계곡은 괴산 소속이다.

등산로 입구에 있는 오송폭포. 이승호 기자
등산로 입구에 있는 오송폭포. 이승호 기자

등산코스는 일반인들이 가장 선호하는 오리숲→법주사→세조길→세심정→복천암→문장대 코스 약5.8km를 선택하지 않고, 등산거리가  짧고 입장료, 주차료가 없는 상주 화북탐방지원센터를 택했다. 산행을 하는 김에 속리산 맑고 깨끗한 물에서만 산다는 송어회를 먹고 싶었는지 모른다. 겨울철에 먹으면 제격인 송어회는 황산화, 항암효과에 탁월하며 간디스토마 등의 기생충에 감염될 위험이 적다고 한다. 견훤산성 아래에는 문장대회가든(010-3533-8935)이 있다.

맑고 깨끗한 물에서 사는 송어회. 이승호 기자
맑고 깨끗한 물에서 사는 송어회. 이승호 기자

오송폭포(5그루의 소나무가 있었다)를 지나 쉴바위까지는 힘들지 않은 무난한 등반길이다. 이어서 큰 바위들로 이루어진 너덜지대로 끝없는 오르막길이다. 계곡의 물소리와 조릿대의 푸르름이 피로를 덜어준다. 3.3km의 거리에 약 2시간30분 소요되었다. 종점  문장대에는 사회적 거리두기 기간 때문인지 등산객은 많지 않다. 

문장대에 오르면 천하의 절경을 구경할 수 있다. 이승호 기자
문장대에 오르면 천하의 절경을 구경할 수 있다. 이승호 기자

문장대(文藏臺)는 커다란 암석으로 만든 연등을 산 위에 덩그러니 올려 놓은 모습이다. 기이하면서 우람하다. 경탄을 금할 수 없다. 이런 진기한 모습 때문에 최고봉인 천왕봉보다 인기가 더 있는것 같다. 바위 덩어리 밑에서 두 번의  철계단을 오른다. 어지럼증을 느낄 만큼 아찔한 절벽이다. 여기에서 보이는 산하의 풍경은 천하 절경이다. 선경이 따로 없다. 바위 위에는 고인 물은 보이지 않고 곳곳이 움푹 파인 암석이 50여 명이 한꺼번에 앉을 수 있을 만큼 넓다. 문장대는 원래 구름 속에 묻혀 있다 하여 운장대(雲臧臺)라 하였다. 그러다 조선시대 세조가 복천에서 목욕하고, 이곳 석천의 감로수를 마시면서 날마다 시를 읊었다 하여 문장대라 부르게 되었다고 한다.

문장대는 두 번째 왔다. 세 번 오르면 천당에 간다고 한다. 한 번 더 와야겠다. 천왕봉은 가지 못해 아쉬웠다.

문장대 가는 길은 큰 바위들로 가득하다. 쉴바위. 이승호 기자
문장대 가는 길은 큰 바위들로 가득하다. 쉴바위. 이승호 기자
세심정 위쪽에 있는 복천암. 이승호 기자
세심정 위쪽에 있는 복천암. 이승호 기자
정상 부근에는 조랏대가 풍년이다. 이승호 기자
정상 부근에는 조릿대가 풍년이다. 이승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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