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산하] 경북 의성 금성산과 비봉산을 오르다!
[우리 산하] 경북 의성 금성산과 비봉산을 오르다!
  • 이승호 기자
  • 승인 2020.05.05 2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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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많은 문화유산 산재한 의성과 의성의 명산
탑리 오층석탑, 조문국 박물관, 공룡발자국 등 볼 만

 

마을의 고장 의성에는 금성산(왼쪽 끝봉)과 비봉산(오른쪽 높은 봉우리) 원경. 이승호 기자
마늘의 고장 의성에는 금성산(왼쪽 끝봉)과 비봉산(오른쪽 높은 봉우리)이 있다. 이승호 기자

3월 중순 코로나19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지속되는 시기이다. 고통을 분담하고픈 마음으로 산을 찾아서 떠난다. 대구에서 멀지 않은 의성 금성면 금성산(金城山)과 비봉산(飛鳳山)을 찾았다. 이 지역 어디에서도 보이며, 준엄하게 우뚝 솟아 있다. 의성의 진산이자 명당으로 이름난 산이다.

금오산 정상에서 보이는 금성면 소재지 방면. 이승호 기자
금성산 정상에서 보이는 금성면 소재지 방면. 이승호 기자

육쪽마늘과 작약, 홍화씨로 잘 알려진 의성에는 천년 고찰 고운사가 있다. 이 절에서 가장 멋스러운 곳은 일주문에서 약 1.5㎞ 이어진 소나무 숲길이다. 입구부터 아름드리 송림이 뿜어내는 솔 향기 가득한 황톳길을 걷다보면 자신을 되돌아 보게 된다.

금성면 제오리에는 자연사 자료인 공룡발자국 화석이 있다. 공룡발자국은 경남 고성 상족암, 고성 공룡엑스포공원, 해남 우황리 공룡발자국이 많이 알려져 있지만, 그곳에 버금가는 곳이다. 중생대 약 1억1천500만 년 전 메갈로사우르스 발자국 300여 기가 도로 옆 비스듬한 언덕에 있다. 6천600만 년 전 먹이의 변화와 운석 충돌로 지구에서 사라진 공룡발자국 화석이다.

공룡발자국 입구에는 옛 삼한시대의 부족국가인 조문국의 경덕왕릉을 비롯한 260여 기의 고분이 드넓은 구릉에 그림처럼 펼쳐져 있다. 조문국 유적지에서 5분 거리, 금성면 소재지 가장 높은 둔덕에는 국보 제77호인 탑리 5층석탑이 있다.

축제가 취소된 의성 산수유마을에 산수유꽃은 만개했으나 인적은 없다. 이승호 기자
축제가 취소된 의성 산수유마을에 산수유꽃은 만개했으나 인적은 없다. 이승호 기자

춘산 산수유마을, 여름에 얼음이 어는 빙혈계곡, 탑산온천도 의성에서 가볼 만한 곳들이다. 금성이란 지명과 산 이름은 전국적으로 헤아릴 수 없이 많이 있다. 그 만큼 금성이란 명칭은 좋은 의미가 있을 것이다. 봉황이 날개를 펴고 날아가는 형국이라는 비봉산이란 이름도 많이 있다. 청송군 진보면에도 비봉산이 있고 산자락에는 수정사가 있다.

금성산 정상은 땅을 판 흔적이 있고, 돌이아니라 흙이다. 이승호 기자
금성산 정상은 땅을 판 흔적이 있고, 돌 아닌 흙이다. 이승호 기자

김정호의 '대동여지도'(1432년)에는 금성산을 영니산(盈尼山)으로 표기하고 있다. 금성산은 남쪽의 금성면 산운리와 서쪽의 탑리리를 감싸고 우뚝 솟아 있다. 산의 모양이 마치 가마(轎)처럼 생겼다 하여 가마산, 또는 천진산(天辰山)으로 불리기도 했다. 금성산은 삼한시대 진한의 성읍 국가인 조문국이 산성을 쌓은 후 산성이 쇳덩어리 같이 견고하다는 뜻으로 쇠울산성이라 명명한 데서 그 명칭이 유래되었다고도 한다. 쇠울을 한문으로 ‘금성(金城)’으로 표기하면서 현재와 같은 이름으로 불리게 되었다는 것이다.

이 산은 높이가 530m로, 우리나라에서 가장 먼저 형성된 화산으로 현재 사화산이다. 비봉산과 산지의 능선이 긴 타원형 모양으로 연결되어 있다. 금성산을 구성하고 있는 기반암은 산성 화산암이며, 응회암과 수성 퇴적암이 혼재되어 있다. 식생은 소나무 군락이 주를 이룬다.

금성산 등산길에 만나는 금성산성. 이승호 기자
금성산 등산길에 만나는 금성산성. 이승호 기자

금성산에는 조문국 시대에 쌓았다는 길이 2,730m, 높이 4m의 금성산성을 배경으로 등산로가 개설되어 있어 산행하기에 좋다. 금성산성을 따라 산행을 하다 보면 흔들바위, 조문 전망암, 아들바위, 딸바위, 동굴, 솟대바위 등을 볼 수 있다. 이어지는 능선을 따라 가다보면 금성산보다 높은 해발 671m의 비봉산이 있다. 두 명산을 동시에 갈 수 있다.

금성산과 비봉산 속 깊숙한 곳에 숨어 있는 천년고찰 수정사. 이승호 기자
금성산과 비봉산 속 깊숙한 곳에 숨어 있는 천년고찰 수정사. 이승호 기자

금성산과 비봉산 자락에는 신라시대 의상이 창건한 유서 깊은 고찰 수정사를 볼 수 있고, 등산로 입구의 산운마을도 함께 둘러볼 수 있다. 금성산 정상에는 꽤 너른 터가 있는데, 이 터가 최고의 명당자리라 한다. 이 명당자리에 묘를 쓰면 3년 이내에 큰 부자가 되지만, 인근 30리 안에는 석 달 동안 비가 내리지 않고 수정사의 샘물이 마른다는 전설이 있다.

이러한 전설 때문에 이곳에 묘를 쓰는 사람들이 간혹 있었으며, 날이 가물게 되면 주변 지역의 주민들이 모여 묘를 찾아 파내는 일도 종종 있었다. 언제부터 시작된 일인지 알 수 없으나 해방 이후까지도 이와 같은 일들이 되풀이되었다고 하니, 명당에 대한 맹신이 빚어낸 황당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런 생각 때문인지 진보 비봉산, 와룡산 용두봉, 경주 금오산 고위봉에도 개인 무덤이 있다.

금정산 보다 높으나 덜 알려진 비봉상 정상. 이승호 기자
금성산보다 높으나 덜 알려진 비봉상 정상. 이승호 기자

산행 출발지는 산운마을을 지나서 용문지 가기 전 왼편 주차장이다. 입구는 소나무 숲이다. 이어 금성산성→관망대→병마훈련장→금성산 정상→용문정 갈림길→노적봉→비봉산 정상→수정사→용문지로 이어지는 약 10km길이다. 6시간이 소요되었다. 금성산 정상에서부터 여인의 턱까지 능선길 내내 만개한 진달래 꽃길과 금성들녘과 시원한 산하가 조망된다. 금성산 주위에 구름 같이 많은 저수지가 다닥다닥 있다. 물고기 비늘처럼 햇살에 빛난다. 왜 이렇게 저수지가 많은지, 생소하고 신기하다. 

금성산 주위에는 수 많은 저수지가 있다. 이승호 기자
금성산 주위에는 수많은 저수지가 있다. 이승호 기자
등산길 내내 진달래가 반겨준다. 우리 모두  앞으로 꽃길만 가길 바래본다. 이승호 기자
등산길 내내 진달래가 반겨준다. 이승호 기자
벚꽃과 물색 봄빛이 아름다운 금성산 입구 용문지에서. 이승호 기자
벚꽃과 물색 봄빛이 아름다운 금성산 입구 용문지. 이승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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