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산하] 구미 금오산을 오르다
[우리 산하] 구미 금오산을 오르다
  • 이승호 기자
  • 승인 2020.04.01 1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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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립공원 제1호 금오산
금오산 정상 절벽에 있는 약사암 범종각. 이승호 기자
금오산 정상 절벽에 있는 약사암 범종각. 이승호 기자

 

금오산(金烏山)을 오르다!

'코로나19 사회적 거리두기' 기간 팔공산에 이어 금오산을 오르다. 아침 일찍 산 아래 금오지에 도착했다. 금오산 아침 공기가 청량하다. 둘레길을 데크로 만들어 산책하기 좋은 금오지 옆 공영주차장에 주차 후 메타세콰이어 길을 10분 정도 걸어서 케이블카 승강장에 도착했다. 관광객은 보이지 않고 2층 식당은 문을 닫았다. 승차비는 편도 5천원이다. 왕복 8천원. 다른 손님은 없고 마스크 낀 안내원과 단 둘이다. 금오산성이 눈아래 스쳐간다. 10여 분도 채 되지 않아 해발 약400m의 해운사에 도착했다. 사찰 입구는 출입을 금하고 있다.

시원한게 쏱아지는 웅장한 대혜폭포. 이승호 기자
시원한게 쏱아지는 웅장한 대혜폭포. 이승호 기자

 

여기서부터 본격적인 산행이다. 대혜폭포가 보인다. 명금폭포라고도 불리우는 이 폭포는 높이 약 30m에서 힘차게 물을 쏟아낸다. 할딱고개를 지나자 끝이 보이지 않은 오르막길 너덜지대이다. 기어가다시피 오르고 또 올랐다. 오르는 길 내내 많지 않은 등산객들은 뒤쪽에만 있고 앞쪽은 늘 아무도 없다. 보통 성인 걸음으로 2시간 걸리는 등산길을 4시간 이상 걸었다. 체력의 한계를 느낀다. 

구미 시내와 금오지가 보인다. 이승호 기자
정상 부근에서 본 풍경. 구미 시내와 금오지가 보인다. 이승호 기자

 

힘들게 오른 금오산 정상은 구미 시내와 가야산, 팔공산 등이 조망되는 환상의 세상이다. 이 맛에 힘들게 산을 오르는 것 같다. 깎아지른 절벽에 간신히 붙어 있는 약사암 건물은 어떻게 만들었을까 경탄하지 않을 수 없다.

금오산(金烏山)은 구미를 상징하는 명산이다. 정상 현월봉은 해발 976.5m이며, 최초로 지정된 도립공원 제1호이다. 금오산이란 지명은 우리나라 여러 곳에 있다. 경주, 밀양, 하동, 예산, 돌산도 등등 산 이름이 큰 의미가 있는 듯하다.

산정부는 비교적 평탄하나 기암괴석이 조화를 이룬 급경사의 바위산이다. 본래는 대본산이었으며, 보는 지역에 따라 인동 관봉, 선산 필봉, 김천 적봉, 성주 음봉으로도 불리우는 명산이다. 대각국사에 의해 금오산으로 불리게 되었다고 한다. 산 능선은 '왕'(王)자 같기도 하며, 가슴에 손을 얹고 누워 있는 사람의 모습과도 비슷하다고 한다.

산세와 조화를 이룬 기암괴석들이 장관이다. 이승호 기자
산세와 조화를 이룬 기암괴석들이 장관이다. 이승호 기자

 

입구에서부터 산정까지 천연의 암벽을 이용해 축성한 길이 3.5㎞의 고려시대 금오산성의 흔적이 곳곳에 남아 있다. 대혜폭포 옆에는 도선국사가 머물었다는 도선굴이 있고, 산 들머리에는 고려말 삼은 중 한 사람인 야은 길재가 자연을 벗하며 머물었던 채미정이 있다. 해운사·대각사·진봉사 등의 고찰과 금오산마애보살입상(보물 제490호)을 비롯해 남쪽 계곡에는 선봉사대각국사비(보물 제251호)가 있다.

금오산 정상에 바위 절벽에 붙은 약사암. 이승호 기자
금오산 정상 부근 바위 절벽에 붙은 약사암이 위태롭게 보인다. 이승호 기자
달이 나타난다는 금오산 정상 현월봉에코로나가 사라지라고 기도해본다. 이승호 기자
달이 나타난다는 금오산 정상 현월봉에 코로나가 사라지라고 기도한다. 이승호 기자

 

어렵게 오른 정상에서 코로나가 빨리 사라지를 바라는 마음으로 기도도 하고, 눈 아래 펼쳐지는 산하를 통쾌한 마음으로 음미해 본다. 오래 머무르고 싶었으나 추위가 심하고 내려가기 전에 해가 질 것 같은 걱정에 서둘러 하산했다. 수려한 기품이 깃든 명산 중 명산인 금오산은 이 코로나 난국이 끝나면 여유를 가지고 다시 오를 것을 기약해 본다.  

돌탑에게도 기원한다. 이승호 기자
돌탑에게도 기원한다. 이승호 기자
천하의 명산 금오산 약사암에도 기도했다. 이승호 기자
천하의 명산 금오산 약사암에도 기도한다. 이승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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