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산하] 경북 안동 학가산을 오르다!
[우리 산하] 경북 안동 학가산을 오르다!
  • 이승호 기자
  • 승인 2020.05.04 12:51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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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동•예천•영주 시민이 사랑하는 학가산

 

바위 덩어리로 뭉친 학가산 정상 국사봉. 이승호 기자
바위 덩어리로 뭉친 학가산 정상 국사봉. 이승호 기자

4월 24일 발생한 안동 대형 산불로 서울 여의도 면적의 3배, 축구장 1천100여개 넓이의 초록 숲이 사라졌다는 안타까운 소식이 있었다. 며칠간 뉴스의 중심에 있었던 안동산불 현장 옆에 있는 산이 학가산(882m)이다.

정상부는 대부분 기기묘묘한 바위들이다. 이승호 기자
정상부는 대부분 기기묘묘한 바위들이다. 이승호 기자

학(鶴)은 고고한 자태와 지혜•행운을 상징하는 새이다. 이 새의 의미를 새기고자 학(鶴)자가 들어가는 산은 포항 비학산, 왜관 유학산, 학산(대구 달서구, 전주, 영암), 파주 삼학산, 마산 무학산 등이 있다. 대부분 높지 않은 산이다.

안동•예천•영주 시민들의 사랑을 받는 하까산 정상부. 이승호 기자
안동•예천•영주 시민들의 사랑을 받는 학가산 정상부. 이승호 기자

학가산(鶴駕山)은 경북 안동시 북후면 신전리·서후면 자품리와 예천군 보문면을 포함하고 있다. 안동시에서 서북쪽으로 약 15㎞ 떨어진 곳으로 중앙고속도 서안동IC에서 춘천 방향 우측에 보이는 산이다. 안동의 진산이며 영주의 앞산, 예천의 동산이다. 학이 앉았다 날아가는 형상 같다고 하여 학가산(鶴駕山)이라 하였는데 지역에 따라 다양한 이름으로 불리고 있다. 영주에서는 정상이 평평하게 보여 선비봉, 안동에서는 울퉁불퉁하게 보여 문둥이봉, 예천에서는 그 모습이 수려한 인물과 같다고 하여 인물봉으로 불린다. 개인적으로는 학처럼 고귀하게 살아야겠다는 어린시절 꿈을 키우며 바라만 보던 내 마음의 산이었다.  

행정구역상 예천 소속인 학가산 정상. 이승호 기자
행정구역상 예천에 속한 학가산 정상. 이승호 기자

정상은 국사봉으로 해발 882m로 안동에서 가장 높은 산이다. 서쪽 끝자락은 안동과 예천의 경계이다. 비교적 경사가 급하고 지세가 험준하다. 산꼭대기는 대부분 화강암으로 이루어져 있다. 전반적으로 이 산은 울창한 소나무와 참나무로 구성되어 있다.

미세먼지로 흐린 정상에서 바라본 안동 방면 산하. 이승호 기자
미세먼지로 흐린 정상에서 바라본 안동 방면 산하. 이승호 기자

등산로는 세개의 코스 중 가장 힘들지 않다는 천주마을 코스를 택했다. 천주마을 입구 한 편에 주차 후 마당바위→신선바위→너덜지대→공민왕 때 쌓았다는 동학가산성(학가산 동쪽에 있는 산성)을 지난다. 여기서부터는 거의 암벽등반 수준으로, 철조망을 손으로 잡고 고양이 한마리만 가야 되는 좁은 길이다. KT송신소 옆길→MBC송신소→삼모봉→유선봉→국사봉→어풍대→능인굴→애련사→미륵불→천주마을까지 약8km 거리다.

정상에서는 나즈막한 산들과 낙동강이 미세먼지 속에 희미하게 보인다. 정상 표지석은 가까운 거리에 예천, 안동 두 곳에 있다. 한 곳으로 정하면 좋으련만... 이 코스도 쉽지는 않았지만, 간간이 반겨주는 산괴불주머니꽃과 진달래가 힘을 보태주었다.

이날은 황당한 일을 겪었다. 산에서 통상 점심은 컵라면 두 개로 해결했다. 정상에서 식사를 하려고 배낭을 열어보니 라면은 없고 물이 든 보온병 2개만 들어 있다. 점심을 못먹었다. 눈물이 나려고 했다. 지금까지 먹는 문제로 이렇게 슬프고 허망한 적은 없었던 것 같다. 다음에는 라면을 꼭 챙겨야겠다. 

행정 구역으로 안동 소속인 학가산 정상 국사봉. 이승호 기자
행정구역 상 안동에 속한 학가산 정상 국사봉. 이승호 기자
등산 길에 핀 산괴불주머니가 기분좋게 한다. 이승호 기자
산길에 핀 산괴불주머니가 등산객들의 기분을 좋게 한다. 이승호 기자
내려오는 길에 만나 이름도 예쁜 애련사. 이승호 가자
내려오는 길에 만나 이름도 예쁜 애련사. 이승호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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