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산하]천상의 화원에 장엄하게 솟은 황매산을 오르다!
[우리 산하]천상의 화원에 장엄하게 솟은 황매산을 오르다!
  • 이승호 기자
  • 승인 2020.05.24 19:53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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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밭 위에 꽃동산 황매산

 

꽃밭 위 안개속에 갖힌 황매산. 이승호 기자
꽃밭 위 안개 속에 갇힌 황매산 정상 부분. 이승호 기자

비가 오락가락 하는 날 경남 합천 황매산(黃梅山·1,108m)을 찾았다. 평일이라 관광객은 많지 않았다. 황매산은 경남 합천군 가회면·대병면과 산청군 차황면에 걸쳐 있는 산이다. 가야산과 해인사, 황강으로 많이 알려진 합천엔 천상의 화원 황매산도 있다.

꽃이 아름다워도 사람이 더 아름답다. 철쭉꽃 동산인 황매평원. 이승호 기자
꽃이 아름다워도 사람이 더 아름답다. 철쭉꽃 동산인 황매평원. 이승호 기자

정상인 황매봉은 높이 1,108m이다. 북쪽의 산꼭대기 전망대에서 비슷한 높이로 황매봉, 삼봉, 중봉, 상봉까지 남북 방향으로 등뼈 모양의 능선이 약 2km 뻗어 있다.

황매산 정상인 황매봉의 위용. 이승호 기자
황매산 정상인 황매봉의 위용. 이승호 기자

동남쪽 사면에서 흐르는 물은 가회면에서 사정천에 흘러들며, 북쪽 사면을 흐르는 계류는 황강으로 흘러간다. 황매산 가운데 합천군 일대의 면적 17.99㎢ 지역은 군립공원이다. 기암괴석과 정상 능선 곳곳에 핀 철쭉꽃이 예쁜 그림엽서 보다 더 아름다운 경치를 보여준다. 정상 능선에서는 손에 잡힐 듯 합천호가 눈 아래 들어온다.

정상 능선에서는 합천호가 보인다. 이승호 기자
정상 능선에서는 합천호가 보인다. 이승호 기자

가까운 거리인 이 산 남동쪽 기슭 가회면 둔내리에는 신라시대의 절터인 합천 영암사지(사적 제131호)가 있다. 그곳에는 우리나라에서 몇 기 밖에 없는 사자 두 마리가 앞발을 들고 석등의 화사석을 들고 있는 모양의 귀한 문화재인 영암사지쌍사자석등(보물 제353호)과 영암사지 귀부(보물 제489호)·영암사지3층 석탑(보물 제480호) 등의 유물이 있다. 황매산 아래 주차장 우측에는 크고 화려하지만, 오래되지 않은 사찰 법연사가 자리하고 있다. 입장료는 없다.

산 입구에 있는 크고 화려한 법연사. 이승호 기자
황매산 입구에 있는 크고 화려한 법연사. 이승호 기자

매년 오월이면 철쭉의 아름다운 절경으로 빛나는 황매산이다. 전국적인 철쭉 3대 명산으로 황매산과 소백산, 그리고 지리산이 있다.  황매산 은행나무 주차장 위쪽 넓은 산자락은 시원한 풍광과 온통 연분홍으로 물들어 하늘꽃밭을 이루고 있다. 천상의 세상인 듯 황홀한 기분이다. 철쭉 군락지인 정상 바로 아래는 과거 목장을 조성했던 평원으로 구릉진 초원이 이국적인 풍경을 자아낸다.  

황량한 겨울을 이겨낸 초목과 붉은 꽃의 조화가 끝없이 펼쳐진 산상화원의 모습은 황매산 철쭉 산행의 백미다. 정상 주차장에서 왼쪽으로 500m만 오르면 철쭉 군락지이다. 영상에 담는다면 이 곳이 제격이다. 올해는 코로나19 때문에 축제는 취소되었지만, 꽃은 전년과 같이 변함없이 활짝 피어 상춘객을 맞이한다. 주차료는 시간제로 받는다.

황홀한 풍경을 연출하는 황매산 철쭉군락. 이승호 기자
황홀한 풍경을 연출하는 황매산 철쭉 군락. 이승호 기자

등산은 정상 주차장에서 왼편으로 산을 올라 철쭉제단→하늘계단→황매평원→북문→정상 전망대→황매봉→삼봉(초급, 중급, 고급 코스가 있어 본인의 능력에 맞게 코스를 선택할 수 있다)→중봉→상봉→황매산 수목원→정상 주차장으로 약8km의 코스를 선택했다. 북문에서 정상 전망대까지가 난코스이고 이후는 힘들지 않은 무난한 등산길이다. 바람 불고 비 오고 안개가 몰려와 한치 앞도 보이지 않았다가 때론 햇살도 비치는 변덕스런 날씨 때문에 다소 힘들었지만, 마치고 나니 뿌듯하고 기분 좋은 산행이었다고 자평해 본다. 

안개에 묻힌 황매산은 신성하게 느껴진다. 이승호 기자
안개에 묻힌 황매산은 신성하게 느껴진다. 이승호 기자

Tip: 많은 사람들이 궁금해하는 진달래•철쭉•연달래•수달래•산철쭉•영산홍을 어떻게 구별할까?

•진달래는 꽃이 먼저 피고 꽃 가운데 검은 반점이 없고, 꽃받침에 끈적임이 없다. 두견화로도 불린다. 너무 많이 먹으면 이상은 없지만 대변이 피처럼 붉어진다.

•철쭉은 꽃과 잎이 같이 피고 꽃받침이 끈적거린다. 진달래는 참꽃이라해서 옛부터 술을 담그거나 화전 등으로 많이 먹었지만 철쭉은 몸에 해로운 독이 있다. 철쭉꽃은 먹지 못하므로 개꽃이라 부른다.

•연달래는 색상이 연해서 연달래인지 진달래에 연이어 핀다고 연달래인지는 확실하지 않다. 단, 토종 철쭉을 연달래라 한다.

•수달래는 물가에 피는 철쭉을 의미한다. 청송 주왕산은 수달래 축제로 많이 알려졌지만, 생태환경 변화 때문인지 수달래가 거의 사라져 축제는 없다.

•산철쭉은 잎 모양이 새끼손가락 정도의 길이에 버들잎처럼 길고 갸름하게 생겼으며 꽃 빛깔은 붉은 빛이 많이 들어간 분홍빛이어서 오히려 붉다는 표현이 옳을 것 같다.

•영산홍은 철쭉의 일본 개량종으로 보면 될 듯하다. 일본에서 개량하여 보급되어 분류학의 체계가 거의 완전히 잡혀 있는 오늘날도 영산홍만은 '개념이 명확하게 정립되어 있지 않다'고 한다. 모양새는 산철쭉과 비슷한 품종이 많아 서로 구분하기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산에 자라면 산철쭉, 정원에 심어진 것은 영산홍으로 알 수밖에 없다. 

비바람 몰아 치는 황매산 정상에서..이승호 기자
비바람 몰아 치는 황매산 정상에서...이승호 기자
산에서 내려다 보인 산하는 멋지다. 이승호 기자
산에서 내려다 보인 산하는 멋지다. 이승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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