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산하] 철쭉 명산 전남 보성 일림산을 오르다!
[우리 산하] 철쭉 명산 전남 보성 일림산을 오르다!
  • 이승호 기자
  • 승인 2020.05.07 20:54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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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상의 화원, 철쭉꽃의 일림산

 

천상의 화원, 철쭉꽃 동산인 일림산 전경. 이승호 기자
천상의 화원, 철쭉꽃 동산인 일림산에 철쭉이 만개해 있다. 이승호 기자

코로나19 '사회적 거리두기' 기간이 끝나고 '생활속 거리두기' 기간으로 사회적 활동이 다소 풀렸지만 아직은 여행하기가 부담스러운 분들이 있을 것이다. 그런 분을 대신하여 철쭉꽃으로 유명한 전남 보성군 일림산(日林山·667.5m)을 찾기로 하고 일찌감치 대구를 출발했다.

아카시 꽃 향기 가득한 산들의 호위를 받으며, 3시간 30분을 달려 9시 30분에 용추폭포 주차장에 도착했다. 며칠 전까지 차량 출입이 통제되었다고 한다. 행운이란 생각이 든다. 아침인데도 봄 기운을 넘어 초여름 날씨다. 그래도 싱그런 연초록 산빛이 아름답다.

편백나무 피톤치드 향기 가득한 등산로 입구. 이승호 기자
등산로 입구는 편백나무 피톤치드 향기로 가득하다. 이승호 기자

 

일림산은 녹차밭으로 유명한 전남 보성군 웅치면 남쪽 바닷가에 있다. 보성군은 인구가 5만 명이 채 되지 않는 작은 군이지만 녹차밭으로 유명한 고장이다. 전국 녹차의 약 40%를 생산하는 고장이다. 봇재 넘어 있는 율포해변은 녹돈과 녹차해수탕으로 잘 알려진 해변이다. 또한 판소리 서편제 중 '보성소리'의 원래 고장이기도 하다.

정상에서 바라본 율포해변 방향 바다. 이승호 기자
일림산 정상에서 바라본 율포해변 방향 바다. 이승호 기자

 

등산은 용추폭포 주차장에서 삼나무와 편백나무 숲길을 지나 비교적 완만한 산길을 물소리와 함께한다. 1.7km 지점에는 섬진강 발원지가 있다. 절터 코스로 가지 않고 발원지 코스를 선택했다.

철쭉군락지 바로 아래 보성강 발원지, 선녀샘(단풍나무 사이에 있다). 이승호 기자
철쭉군락지 바로 아래 보성강 발원지인 선녀샘(단풍나무 사이)이 있다. 이승호 기자

 

한강 발원지 검룡소, 금강 발원지 뜬봉샘, 섬진강 발원지 데미샘, 반변천 발원지 뿌리샘은 가 봤지만, 보성강 발원지는 처음이다. 생명의 근원은 물이고, 물의 시작이 강(江) 발원지이기에 강의 시작 지점에 간다면 늘 설렌다.

들뜬 마음으로 도착한 보성강 발원지는 '선녀샘'이다. 총각들은 이 샘에 기도하면 그 해에 꼭 장가 간다고 한다. 이 샘은 철쭉능선 일보 전에 있다. 신기하게도 해발 540m 높은 지점이라 수량은 많지는 않지만 끊임없이 물이 흘러내린다. 이 높은 곳에서 물이 나오다니 신기하다.

선녀샘 위쪽에 펼처지는 철쭉꽃 군락이 장관이다. 이승호 기자
선녀샘 위쪽으로 펼쳐지는 철쭉꽃 군락이 장관이다. 이승호 기자

 

여기서 시작하는 보성강은 보성댐을 경유한 후 주암댐을 지나 곡성 압록까지 120.3km을 달린다. 이 강은 전남 서부지역 주민들의 생활용수, 농업, 공업용수로 사용되고 있다. 곡성에서는 대황강이라 부르며, 여름철 횃불을 들고 물고기를 잡는 모습이 아름답다는 뜻인 대황어화란 말도 전해온다.

온 산이 환상적인 철쭉꽃 동산이다. 이승호 기자
온 산이 환상적인 철쭉꽃 동산이다. 이승호 기자

 

여기에서 10분만 오르면 철쭉군락지에 도착한다. 일림산은 해발 667.5m 높이의 야트막한 산이지만 호남 정맥의 끝자락 사자산 제암산과 연결되어 있는 산이다. 한때 장흥군(삼비산)과 산 정상 이름을 두고 다툰 적도 있는 철쭉으로 유명한 산이다. 정상에 서면 남쪽 바다의 이름 모르는 섬과 제암산, 무등산, 월출산, 천관산, 팔영산 등 전남의 명산들이 시원하게 한눈에 들어 온다.

오늘 가지 못한 제암산 임금바위가 지척에 보인다. 이승호 기자
일림산에서는 제암산 임금바위가 지척에 보인다. 이승호 기자

 

2000년부터 개발된 일림산 철쭉은 100여만 평 이상으로 전국 최대의 철쭉군락지라고 한다. 경남 합천 황매산 철쭉도 장관이지만, 그에 못지 않은 천상의 화원이다. 제암산과 사자산으로 연결되는 철쭉군락지의 길이는 12.4㎞에 달한다. 일림산 철쭉의 특징은 어른 키 만큼 크고, 매서운 해풍을 맞고 자라 꽃이 붉고 선명하다고 한다.

철쭉은 만개해 있다. 철쭉 군락지를 걷노라면 마치 천상의 세상에 온 듯하다. 온 산이 붉음으로 채색된 꽃 산을 걷는 기분은 형언하기 어려울 정도로 황홀하다. 사자산, 제암산으로 이어지는 철쭉능선이 있으나 아쉽지만 시간 관계상 골치재에서 하산했다.

일림산 못지 않은 철쭉으로 유명한 황매산, 19년 촬영. 이승호 기자
일림산 못지 않은 철쭉으로 유명한 황매산.(2019년 촬영). 이승호 기자

 

등산 코스는 용추폭포 주차장→편백나무•삼나무 숲→보성강 발원지→철쭉 군락지 능선→봉화대 초입→정상→골치산→골치재→용추폭포로, 약 7km 거리 4시간 소요되었다. 울창한 편백나무 숲과 힘들지 않은 등산 코스, 철쭉 꽃을 원 없이 즐긴 일림산 철쭉꽃 산행이었다. 단, 여름 같은 날씨에 그늘이 전혀 없는 점은 아쉬웠다. 썬글래스 혹은 양산, 모자와 물을 꼭 준비해야 한다.

정상에서는 남쪽 바다와 명산들이 보인다. 이승호 기자
일림산 정상에서 소원을 기원해 본다. 이승호 기자
코로나19가 빨리 종식되고, 앞으로는 꽃길만 있길 기원해본다. 이승호 기자
코로나19가 빨리 종식되고, 앞으로는 꽃길만 있길 기원해본다. 이승호 기자
내년에도 꼭 보성 일림산을 찾겠다고 다짐해 본다. 이승호 기자
철쭉이 만개한 일림산 능선이 시원스레 뻗어 있다. 이승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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