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일자리를 찾아서㉕ -대구 고산노인복지관 공익형 '공공의료 및 복지시설봉사'
노인일자리를 찾아서㉕ -대구 고산노인복지관 공익형 '공공의료 및 복지시설봉사'
  • 도창종 기자
  • 승인 2023.03.21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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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자리를 가져 규칙적인 생활, 사람들과의 교류 등​ 여생을 무기력하게
보내기보다, 활력이 생기는 일거리를 찾는 노력이 필요

지난 20일 40년 넘게 중소기업에서 근무를 하고, 4년 전(前) 퇴직한 김영길(69) 어르신은 일주일에 5일 오전 8시경 아침을 먹고, 집 근처 대구 수성구 '청곡종합사회 복지관'으로 향했다.

김 어르신은 복지관에 들어서자 청소 준비 중인 는 어르신 들을 보고, "안녕하세요~~반갑습니다" 라고, 일찍 출근한 어르신들에게 반갑게 눈인사를 건넸다. 어르신들은 먼저 오전 8시 30경에 복지관에 출근해 마스크를 하고, 체온을 재고, 손 소독을 한 후, 근무 일지 도 빠짐없이 기입 후, 마른 걸레, 봉걸레, 빗자루, 분무기 세정제 등 청소도구를 챙기고, 팀장으로 부터 간단한 체조와, 안전교육 등 지시사항을 듣고, 근무를 시작 한다.

대구 고산노인복지관 외관 입구
대구 고산노인복지관 외관 입구
청곡종합사회 복지관 외관
청곡종합사회 복지관 외관

70세 이상 어르신 5명이 5층 복지관 건물 내부를 다니며, 계단 청소, 화장실 청소, 복도와 계단에 버려진 휴지와 담배꽁초, 등 잡다한 쓰레기들을 쓰레받기에 담고, 봉걸레로 바닥을 깨끗하게 닦았다. 이들은 대구 고산노인복지관 공익형 노인일자리사업에 참여한 어르신들이다. 이어르신들은 복지관에 놀러 간 게 아니라, 엄연한 ‘출근’이었다.

공익형 노인일자리 참여자들이' 청곡종합사회 복지관'에서 청소 및 환경정화 활동을 하고 있다.
공익형 노인일자리 참여자들이' 청곡종합사회 복지관'에서 청소 및 환경정화 활동을 하고 있다.

만 65세 이상 대구 고산노인복지관 공익형 노인일자리 '공공의료 및 복지시설봉사' 참여자들은 모두 153명인데, 오전 4명씩, 2개조 8명씩 조별로 나누어, '수성세무서'와 수성구 '청곡종합사회 복지관', 시지지역 '경로당'등 수성구 지역 63개소에서 활동을 한다.

세무서 근무자는 방문객 안내, 민원응대를 하며, 복지관 근무자는 청소, 환경정화 활동, 경로당 근무자들은 청소, 어르신들 말벗, 식사 대접, 등 격주로 근무 활동, 봉사한다.

활동시간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1시, 오후 2시 부터 5시까지 평일 3시간, 한 달 10일 일하며, 참여자 어르신들은 고산노인복지관에서 노인일자리에 대한 안전교육과 활동교육을 받고 근무한다.

'청곡종합사회 복지관' 을 찾아 연세가 많으신데 일을 하는데 어려움은 없는가, 힘들지 않은가 하는 질문에 "노인 일자리는 우리들 에게 일자리 그 이상의 의미가 있다"라고 참여자 어르신들은 입을 모았다.

수성구 시지동 경로당에서 근무와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는 김용득(78) 어르신은 근무지 경로당에서 ‘분위기 메이커’로 통한다. 실제 나이보다 열 살이나 적게 보였다. “경로당에서 일하니 나이를 거꾸로 먹는 느낌”이라 말하고, “출근하면 하도 웃으니까 주름살이 안 진다"라며 “경로당 어르신들과 말벗이 돼, 세상 사는 이야기도 하고 참여자 서로 서로 좋은 기운도 받아 가고 하루하루가 즐겁다"고 웃었다.

​수성구 ‘청곡종합사회복지관’ 에서 2년째 근무하는 김영길(69) 어르신은 " 회사 퇴직 후 집에만 있으면 하루 종일 무력하게 보내는 경우가 많은데, 일자리를 가지면서 규칙적인 생활, 사람들과의 교류 등을 통해 훨씬 건강해지는 기분"이라고 말하며 미소 지었다.

​수성세무서에서 근무하는 장대윤(74) 어르신은 "노인 대다수가 그렇겠지만 나도 은퇴한 후 집에서 무료하게 보내는 시간이 비생산적으로 느껴졌다. 노인일자리를 통해 다시 한번 사회활동에 참여하면서, 활동비를 받고 누군가에게 도움 줄 수 있다는 성취감과 보람이 느껴져 현재의 삶이 만족스럽다"라고 했다.

정영화 고산노인복지관 공익형 노인일자리 담당 사회복지사는 "어르신들은 근로 능력은 충분하지만 단순히 나이 때문에 일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여생을 무기력하게 보내기보다 , 비슷한 나이대 동료들과 함께 일하며, 활력 찾는 노력이 필요하다"라고 강조하고, "경로당 같은 경우 11개월 일을 하시고, 1개월은 경로당에서 봉사활동을 하신다"고 귀띔한다.

2016년 1월 4일 (대구광역시 수성구 욱수천로 99) 개관한 고산노인복지관(관장 박헌수)은 사회복지법인 대구가톨릭사회복지회 가 대구 수성구청으로부터 위탁받아 운영하고 있다.

고산노인복지관은 '고품격 어르신 복지 서비스를 통한 활기차고 아름다운 노후생활 실현'이라는 미션 아래 변화하는 시대의 어르신상에 맞추어 행복한 노년을 보낼 수 있도록 다양하고 전문적인 서비스를 제공해 노인과 가정 그리고 더 나아가 지역사회 공동체의 건강한 삶을 추구하고 있다. 또한, 2016년 부터 노인 사회 활동 지원사업 수행 기관으로 지정돼 노인일자리 사업을 시행 하고 있다.

현재 고산복지관 공익형 노인일자리 사업은 '공공의료 및 복지시설봉사' '노노케어'등 5개 사업을 운영하고 있으며, 참여 어르신은 총 420명 이다. 또한 복지관은 2018년도 보건복지부 시행 전국노인복지관 평가 우수복지관 선정, 2020년 노인재능나눔 활동지원사업 우수기관 으로 선정 됐다.

'공공의료 및 복지시설봉사'등 공익형 노인일자리 모집은 매년 12월 초, 복지관 홈페이지에 공고하며, 참여 대상자는 만 65세 이상 기초연금 수급자, 건강보험 지역가입자 및 피부양자로 근로 능력이 있는 어르신들이다. 참가 희망을 원하는 어르신들은 신청 기간 내 내방 신청을 해야 한다. 참여자 활동 조건은 주 2~3회, 1일 3시간, 월 30시간, 11개월 일하며 활동비를 받는다.

문의 고산노인 복지관 (053) 793-8580

인터뷰를 마치자 정영화 노인일자리 담당 사회복지사는 "노인 일자리의 수요와 공급이 계속 늘어나면, 복지관 에서는 어르신들이 근무할 여건을 마련하기 위한 일자리 사업 확대 가 필요하지만, 매년 노인 일자리 인원이 늘어날 때마다, 어르신들을 한정된 장소로 보내기는 어려운 실정"이라고 말하고 "하지만 복지관은 계속 신규 사업을 통해 적재적소에 어르신들을 배치해, 근무를 시키면서 지속적으로 노인 일자리의 질적인 성장을 이뤄내도록 노력 하겠다"고 말한다.

고산노인복지관 담당 사회복지사와 노인일자리 참여자들이 파이팅을 하고 있다.
고산노인복지관 담당 사회복지사와 노인일자리 참여자들이 파이팅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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