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일자리를 찾아서㉒- 대구 동구시니어클럽 공익활동형 '청춘수호대'
노인일자리를 찾아서㉒- 대구 동구시니어클럽 공익활동형 '청춘수호대'
  • 도창종 기자
  • 승인 2022.10.20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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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 들 우범지역(虞犯地域) 걱정은 이제 그만" 학생 안전 살핀다. …어르신 순찰대 ‘청춘수호대’ 맹활약

청소년(靑少年)은 청년(靑年), 소년(少年), 연령기(年齡期)의 첫 글자를 따서 만들어졌다.

청소년이란 용어의 정의는 많은 학자에 따라서 다르지만 ‘청소년이란 신체적으로 아동을 벗어나 성인에 가까우나 사회·문화·경제적으로 성인의 대우를 받기에는 부족한 세대’라고 정의할 수 있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청소년기를 구분하는 법적 연령은 청소년기본법에 근거해 만 9세에서 24세까지다.

사회 통념(通念) 상 청소년을 칭할 때는 13세에서 18세 사이의 중. 고등학생을 의미한다.그래서 청소년 관련 전화번호를 보면 1318이란 말이 많이 들어간다. 법에서 정의하는 기준과, 통념상 생각하는 기준이 많이 다르다.

현재 우리나라의 청소년들의 유해환경 접촉이 일상화·저 연령화 되어가고 있다. 인터넷·스마트폰 등각종 매체의 발달 접근 용이성으로 청소년이 음란·폭력·사행성 유해 매체에 노출되는 비율이 증가하고, 가출, 협박, 유괴 등으로 비행(非行)에 빠져들 가능성이 높아져 유해환경 조절과 비행청소년에 대한 적극적인 선도(善導) 가 필요한 시점이다.

지난 19일 40년 넘게 개인사업을 하고, 오래전(前) 은퇴한 황중구(79 ) 어르신은 오전 12시 이른 점심을 먹고, 집 근처 대구 동구 율하초등학교로 향했다.

막 수업을 끝낸 아이들이 무리를 지어 조잘대며 학교를 나서고 있었다. 학생 몇몇은 '아동안전지킴이' 글씨가 적힌 노란 조끼를 입고 있는 어르신을 보고, 잘 아는 듯 "안녕하세요~~수고하세오"라고, 반갑게 눈인사를 건넸다.

위험하게 킥보드(kick board)를 타고 빨리 도로를 지나가는 초등학생에게 어르신은 부드러운 목소리로 "헬멧 쓰고, 조심, 조심 타세요"라고 지도를 한다. 학생들이 차도(車道)로 나가지 않도록 "조심해요~~`" 라고 하며 보살펴주던 어르신은 저학년 학생 들이 학교에서 대략 다 나온 듯하자, 인근 아파트 단지, 공원 주변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대구율원초등학교 앞에서 학생들의 안전을 위해 일하고 있는 노인일자리 참여자들
대구율원초등학교 앞에서 학생들의 안전을 위해 일하고 있는 노인일자리 참여자들

황 어르신은 "초등학교를 중심으로 하루 3시간씩 학교 주변이나 공원, 아파트 단지, 공중화장실 같은 곳을 돌면서 어린이들 싸움이나 유괴, 성범죄, 놀이터 안전사고, 인도(人道) 교통사고 등을 예방한다"며 "학생들의 선도나 보호 외에 경찰 순찰차가 다니기 어려운 공원이나, 공중화장실 놀이터 등에서 사고, 사건이 생기면 바로 시니어클럽 담당자, 경찰에 연락하는 일도 한다" 고 말했다. 그리고 "모두 다 내 자식 같고 손주 같아서 잘못될까 봐 순찰을 한 번 더, 꼼꼼히 주위를 돌게 된다"며 이 일에 보람과 긍지를 느낀다고 했다.

'청춘수호대' 참여자들이 학교 주변을 다니면서 순찰을 하고 있다.
'청춘수호대' 참여자들이 학교 주변을 다니면서 순찰을 하고 있다.

이 어르신은 대구 동구 시니어클럽의 공익형 일자리 청소년선도 '청춘수호대' 참여자 인데, 어르신들은 아동보호구역과 통학로, 놀이터, 공원 주변에 대한 순찰 및 학생 비행(非行) 지도, 위험에 처한 학생에 대한 일시적 보호 및 안전사고 예방을 위한 임시 조치, 통학로 주변 아동긴급보호소(아동안전지킴이집) 등과 연계된 활동과 비행 청소년 선도 및 범죄 예방을 위한 홍보 등 을 한다.

어르신들은 먼저 오후 1시에 근무 장소에 출근해 근무복을 입고, 체온을 재고, 손소독을 한 후, 근무일지도 빠짐없이 기입 후, 팀장으로부터 간단한 체조와, 안전교육 등 지시사항을 듣고, 각조별로 초등학교 등 근무지로 출발한다.

만 65세 이상 대구 동구 시니어클럽 ‘청춘수호대’ 노인 일자리 참여자들은 총 90명으로 어르신들은 4명씩, 1조를 이뤄 대구 동구지역 율하, 율금, 율원, 등 11군데 초등학교 및 아파트 외곽, 공원, 놀이터, 공중화장실 등을 책임지고 있다. 근무시간은 오후 1시부터 4시까지, 평일 3시간, 월 10일 일한다. 참여자들은 치안 지원 현장에서 학교폭력· 폭행, 유괴, 협박, 모욕, 성범죄 등의 학생 범죄를 예방하기 위해 순찰활동이나 치안 지도 업무 등 직무매뉴얼에 대해동구시니어클럽에서 자체 연수교육을 받고, 근무 자세와 학생 안전에 대처하는 방법 등에 이르기까지 현장에서 필요한 실무 내용을 익혔다.

면접 평가에서는 ‘청춘수호대’ 청소년 치안보조 활동에 대한 이해도, 초등학교 근무의 적합성, 치안 활동에 대한 열의 등을 평가해 선발한다. 또한 선발된다 하더라도, 동구시니어클럽측 에서 성범죄 경력을 조회한다.

'청춘 수호대'참여자 어르신들이 놀이터에서 놀고 있는 학생들과 하교하는 초등학생들에게 언전 교육과 범죄 홍보 활동을 하고 있다.
'청춘 수호대'참여자 어르신들이 놀이터에서 놀고 있는 학생들과 하교하는 초등학생들에게  안전교육과 범죄 홍보 활동을 하고 있다.

8년째 ‘청춘수호대’ 활동에 참여하고 있는 황중구(79) 팀장은 "최근 초등학생 관련 범죄가 발생하면서, 평소보다 면밀한 도보순찰을 하고 있다. 순찰 활동을 통해 하굣길이 안심하고, 안전하게 느껴진다는 학부모의 말씀을 종종 들을 때 마다 보람되고, 자부심도 느낀다" 고 말했다.

6년째 근무하고 있는 장훈(85) 씨는 "근무하는 날 여러 시간을 걸어 다니니 건강에 좋고, 학생 보호를 위하여 일 하는 것이 즐겁다. 손주 같은 아이들의 위험을 막는 것에 도움이 된다면 더 이상 수호대가 필요 없을 때까지 아이들과 함께 싶다"고 말했다.

4년째 일하고 있는 안진태(82) 씨는 "집에서 무료하게 지내는 것보다는 사회 활동을 하는 것이 행복이다"며, "처우(處遇)를 생각하면, 조금 서운한 마음이 앞서기도 하지만, 그래도 청소년 선도에 나름 긍지를 가지고 일한다" 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남석 동구시니어클럽 공익형 일자리 담당 사회복지사는 “출범한지 11년이 되는 공익형 ‘청춘수호대’ 사업이 바쁜 경찰력을 보완해, 통학로상 초등학생안전 지도 업무는 물론 여성·청소년·노인 등 사회적 약자 보호 활동, 우범지역 치안 보조에도 일조(一助)했다고 생각한다" 고 말했다.

사회복지법인 감천복지재단(대표이사 이정아)이 2009년 4월 1일 대구광역시로부터 지정받아 운영되고 있는 대구동구시니어클럽 (관장 서병철)은 60세 이상의 어르신들의 사회참여 및 여가활동을 지원하는 생산적 복지기관으로 최근 급격한 고령화와 노동시장 여건 변화에 대응해, 노인 능력에 맞는 적합 직종 개발과 일자리를 지원하는 노인일자리지원기관 으로, 2012년 노인일자리사업 보건복지부 평가 최우수기관 선정, 2017년 한국노인인력개발원 노인일자리 우수사례 공모전 대상 수상, 2018년 노인일자리사업 보건복지부 평가 공익형 최우수기관, 2022년 노인 일자리 '사회서비스형' 분야 우수기관으로 선정돼 개발원장상을 수상했다.

대구동구시니어클럽 2022년도 노인일자리는 공익형 ‘청춘수호대' 외 14개 사업, 사회서비스형 '보육시설도우미' 외 6개 사업, 시장형 사업은 12개 사업단을 운영하고 있다.

노인 일자리 모집은 매년 12월 동구시니어클럽 홈페이지에 공고한다. 

공익형 노인일자리 에 참여하고 싶은 만 65세 이상 어르신은 신청 기간 내 동구시니어클럽을 방문해 신청하면 된다.공익형 ‘청춘수호대’ 참여자 활동 조건은 1일 3시간, 월 10일, 11개월 일하고 활동비를 받는다. 동구시니어클럽 문의 053-959-2277

공익형 노인일자리 ‘청춘수호대’ 사업 이 지역 주민, 지구대로부터 호응을 얻자 김남석 동구시니어클럽 사회복지사는 “학생들의 안전에 관한 사회적 관심과 참여도가 높아지고 있는 만큼 아동 범죄 예방 활동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며 “미래를 이끌어 갈 꿈나무들이 각종 범죄로부터 안전하게 학교생활을 할 수 있도록 ‘청춘수호대'는 적극적으로 활동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출범 후 10년이 넘은 공익형 노인일자리 ‘청춘수호대' 사업은 이제 민생치안과 지역 안심구역까지 활동 범위를 넓혀 여성, 아동, 청소년, 사회적 약자 보호 활동도 적극적으로 수행함으로써 부족한 경찰력을 보완하고, 지역사회의 든든한 파수꾼 역할을 하고 있다. 어르신들이 참여하는 ‘청춘수호대' 는 우리 지역과 아동, 청소년들을 보호한다는 점에서 ‘시민이 곧 경찰이고, 경찰이 곧 시민이다’는 지역공동체 방범(防犯)의 대표적인 모델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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