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일자리를 찾아서㉓- 대구 달성시니어클럽 시장형 '달성장난감도서세척'
노인일자리를 찾아서㉓- 대구 달성시니어클럽 시장형 '달성장난감도서세척'
  • 도창종 기자
  • 승인 2022.10.31 1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손주 같은 아이들, 장난감 세척해 주고 돈도 벌어요”
장난감을 깨끗하게-행복 나눔, ‘달성장난감도서세척’

지난 28일 오후 2시 대구시 달성군 대성베르힐 아파트 커뮤니티센터 1층, ‘달성장난감도서관’ 옥포점 內 (달성군 옥포읍 돌미로 70) 장난감세척 작업장. 5평 남짓의 작업장 실내에는 색색(色色) 블록과 공룡, 인형, 소꿉놀이 주방 도구, 플라스틱 자동차, 학습 교재용 미니 가구 등, 수십 가지 온갖 장난감이 쌓여있다. 마치 장난감 가게에 들어온 것 같은 착각이 들 정도였다.

‘달성장난감도서관’ 옥포점 전경사진
‘달성장난감도서관’ 옥포점 전경사진

한켠에서 널찍한 탁자에 3명의 어르신들이 둘러앉아 주홍색 앞치마를 두른 채 장난감 세척작업에 열중하고 있었다. 진공 청소기 모양을 한 살균세척기에서 하얀 물이 계속해서 뿜어져 나왔다. 마스크를 한 어르신들은 손에 든 장난감을 물에 쏘이느라 이리저리 돌렸다.

작업장에 들어온 장난감들은 일단 살균세척, 세탁기, 자외선 소독기, 건조기(물기 제거) 등의 4단계를 거친다. 이후 한 번 더 원적외선 살균을 하고, 라벤더와 페퍼민트 등 천연 허브 성분의 항균제로 장난감을 닦아주면, 마치 새 것처럼 장난감은 새롭게 재탄생된다.

작업장에서 일하던 한 어르신은 "조금 느리긴 해도 누구보다 꼼꼼하고 철저하게 한다"며 “이 같은 완벽한 살균 처리 작업을 거치기 때문에 장난감에 붙은 세균들도 100% 사라진다"고 자신 있게 말한다.

'달성장난감도서세척’장에 들어온 장난감들은 한마디로 ‘환골탈태’ 된다고 할 수 있다.

노인일자리 참여자가 장난감들을 살균소독하고 있다.
노인일자리 참여자가 장난감들을 살균소독하고 있다.
장난감에 묻어있는 오물들을 제거하기 위해  소독 티슈로 닦고 있다.
장난감에 묻어있는 오물들을 제거하기 위해 소독 티슈로 닦고 있다.

아침저녁 초겨울 날씨에도 불구하고 아이들이 바이러스성 질환, 신종플루, 코로나 등 악성 바이러스, 미세먼지 로 심란한 이때, 작업장을 찾은 이날은 어르신들은 평소보다 더 분주하다. 청소도구의 열기 때문인지, 어르신들의 열정 때문인지 모두 다 구슬땀을 흘리면서 일하고 있었다. 이들은 바로 아이들의 건강지킴이 수호천사 달성시니어클럽 시장형 노인일자리 ‘달성장난감도서세척’ 참여자 어르신들이다.

이곳은 대구 달성시니어클럽이 노인 일자리 창출을 위해 2018년에 시작한 시장형 노인일자리 ‘달성장난감도서세척’ 사업장으로, 모든 장난감은 세균 세정제, 스팀살균기, 자외선소독기를 이용한 세척과정을 거친 후 장난감 도서관에서 대여(貸與)가 이뤄진다.

‘달성장난감도서세척’ 사업단은 참여자는 56명으로 이들은 3~4명씩 조를 이뤄, 오전 9시~12시, 오후2시~5시, 하루 3시간, 대구 달성군에 있는 서재점 장난감도서관을 포함, 대구 달성군 內 화원점, 다사점, 테크노폴리스점, 옥포점, 구지점, 논공점 등 총 7개소에서 하루 평균 30~40개 정도의 장난감을 세척 하는 일을 하고 있다. 시장형노인일자리 '달성장난감도서세척’은 각 팀을 이뤄 진행하기 때문에 말벗을 만들 수 있고, 능률에 따라 더 많은 보수를 받을 수 있어, 어르신들에게 열기가 높다 할 수 있다.

참여자들이 장난감을 유아용 세제를 넣고  천세탁과,  세척, 자외선 소독기를 사용해 살균을 하고 있다.
참여자들이 장난감을 유아용 세제를 넣고 천세탁과, 세척, 자외선 소독기를 사용해 살균을 하고 있다.

참여자 어르신들은 달성시니어클럽에서 강도 높은 위생, 안전교육과 장난감세척 관련 소양· 전문 교육을 받았다. 이후 철저한 실습을 거쳐 배출한 인력이 지금의 ‘달성장난감도서세척’ 어르신들이다. 어르신들은 식약청에서 인가된 친환경 제품으로 살균하기에 아이들의 입에 들어가는 장난감 및 교구(敎具)를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도록 소독, 세척, 작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또한 달성시니어클럽에서는 ‘달성장난감도서세척’ 참여자 어르신과 아이들의 안전을 위해 저온 스팀 공간 제균기와 인체에 무해한 인증 약품만을 사용해, 어린이들의 건강과 안전을 제일 중요한 방역사업 목표로 사업단을 운영하고 있다.

5년째 일하고 있는 참여자 박경애(75) 팀장은 “장난감 레고(lego)나 블록 (block)같은 작은 장난감도 한 개씩 물로 닦고(세척) 스팀청소기로 살균하고, 건조시킨 다음에 마지막으로 멸균해야 깨끗하게 청소가 된다. 한 단계 정도는 생략할 수도 있지만, 아이들의 위생적인 환경을 위해서는 어느 단계도 생략할 수 없다"고 한다.

김옥순(75) 씨는 “이곳에서 일하기 전에는 집에서 심심했는데, 요즘은 재밌어~!”라고 하면서 일을 통해 아이들의 건강을 지켜줄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보람” 이라고 뿌듯해 했다.

최명분(71) 씨는 "속 시원하게 살균 소독된 장난감을 보며 흐뭇한 미소가 절로 난다. 일하는 즐거움이 웬만한 보약보다 낫다는 생각을 한다. 우리 손주들의 장난감 이라고 생각하면, 닦고 또 닦을 수밖에 없어” 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장난감 도서관 옥포점 관계자 A 씨는 "장난감은 아이의 가장 친근한 놀이 상대면서 오감을 발달시키는 도구이지만, 쓸모가 큰 만큼 손을 많이 타 쉽게 더러워진다. 하지만 젊은 어머니들로 부터, 이곳의 장난감을 이용하고, 질병에 감염된 사례는 한 건도 없었다”고 말했다.

일을 하면서 힘들고, 애로사항은 없는가 하는 물음에 "처음에 장난감이 생소해 실수도 많았다우... 레고, 분리 로봇 등 장난감들을 어떻게 분리와 조립해야 하는지 잘 몰라, 애를 먹었다, 또한 오염이 심한 장난감과 머리카락 등이 장난감 바퀴 안에 끼여 있을 때, 제거는 더 힘이 든다" 고 참여자들은 입을 모은다.

장난감 세척이 젊은 어머니들에게 입소문으로 인기를 끌자. 손윤자 달성 시니어클럽 시장형 노인일자리 담당 팀장은 “어르신들이 열심히 장난감을 새것처럼 깨끗하게 청소해 주셔서, 장난감 수리나 파손 등 교체 횟수를 많이 줄이고, 젊은 어머니들의 신뢰도 증가와 함께와 장난감세척사업에 대한 문의, 상담 등 관심이 점차 많아지고 있다"고 말한다.

노인일자리전담기관인 달성시니어클럽(관장 정윤수)은 2013년 8월 달성군으로부터 지정을 받아 달성복지재단(이사장 차준용) 에서 운영하고 있으며, 2014년 3월 노인일자리사업을 시작으로, 2022년 현재 1천800여 명의 일자리를 지원하는 노인일자리지원기관으로 참여자 어르신들과 활기찬 노후를 보내는데 함께 하고 있다.

달성시니어클럽은 2014년 노인일자리사업 개시, 2016년 달성시니어클럽 대구광역시로부터 지정, 보건복지부 고령자친화기업 지정, 2017년 달성군 장난감도서관 위탁, 2019년 로컬푸드 생생 사업 시작, 달성군 보건소 (치매가족카페) 2020년에는 국민건강보험공단(달성지점) (장기요양통합서비스지원) 업무협약 , 2022년 복지부 주관 노인일자리 사업 평가 ‘사회서비스형’ 분야에 우수기관에 선정, 개발원장상을 수상했다.

달성시니어클럽 2022년도 현재 노인일자리는 공익형 '몰래카메라탐지'외 8개 사업, 사회서비스형 '방송모니터링' 외 8개 사업, 시장형사업단은 ‘달성장난감도서세척’ 외 7개 사업단을 운영하고 있다.

노인 일자리 모집은 매년 12월 달성시니어클럽 홈페이지에 공고한다.

시장형 노인일자리 에 참여하고 싶은 만 60세 이상 어르신은 신청 기간 內 달성시니어클럽을 방문해 신청하면 된다. 시장형 ‘달성장난감도서세척’ 참여자 활동 조건은 12개월(연중), 근로(도급)계약서로 정한 시간에 일하고 급료를 받는다.

문의 달성시니어클럽  053-617-9220

손윤자 노인일자리 담당 팀장은 “어르신들이 이사업장은 아이들의 건강과 위생 을 가장 먼저 생각하는 곳이라며 ,자신이 일하는 곳에 대한 자부심도 커졌다고 말씀을 하시며, 어르신이 되었다고, 마음과 열정까지 어르신이 된 것이 아니다”며 "장난감세척사업 꾸준히 수입이 늘어나면, 달성시니어클럽은 더 많은 시장형 노인일자리를 창출하겠다"고 밝혔다.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