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일자리를 찾아서 ㉛-대구 북구 대불노인복지관 공익형 '공원 및 체육시설 환경정비 도우미‘
노인일자리를 찾아서 ㉛-대구 북구 대불노인복지관 공익형 '공원 및 체육시설 환경정비 도우미‘
  • 도창종 기자
  • 승인 2023.07.10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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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끗한 우리 마을 공원 우리 어르신들이 지킨다
노인 일자리를 가져 건강 챙기고, 사람들과 교류

지난 5일 오전 8시 7월 초 장맛비가 소강상태를 보이고, 제법 무더운 아침 햇살, 대구 북구 산격동 유통단지 공원(북구 유통단지로 61)에는 날씨가 더워질까 봐 아침 일찍 모자를 눌러쓴 남녀 어르신 15명이 빗자루와 집게 그리고 빈 포대를 들고 놀이 기구와 공원을 다니며 구석구석을 꼼꼼히 헤집으며, 크고 작은 불법 쓰레기를 주워 담기에 분주하다. 비에 젖은 나뭇잎, 종잇조각, 담배꽁초, 버려진 빈 병, 플라스틱병이나 깡통들도 포대에 주워 담았다. 또 다른 어르신들은 빗자루로 공원 주변을 깨끗하게 청소도 한다.

이들 어르신은 버려진 불법 쓰레기들을 청소하며, 공원 주변 환경정리를 한다. 더위에 어르신들이 상당히 힘든 시간 때임에도 조금의 힘듦 기색도 없이 열심히 바쁘게 움직였다.

또한 몇몇 어르신들은 일을 하다 잠시 쉬면서 더운 듯 수건으로 땀도 닦고, 시원한 물로 목을 축이기도 한다.

대불노인복지관 노인일자리 참여자들이 아침일찍 유통단지 공원 구석구석울 다니며 깨끗하게 청소를 하고 있다.
대불노인복지관 노인일자리 참여자들이 아침 일찍 유통단지 공원 구석구석울 다니며 깨끗하게 청소를 하고 있다.

이들은 지난 2017년 2월 1일부터 사업을 시작한 대구 북구 대불노인복지관 (관장 변지호, 대구 북구 검단로 8-14) 공익형 노인일자리 '공원 및 체육시설 환경정비 도우미‘ 참여자 어르신 들이다. 이 어르신들은 대불노인복지관에서 혹서기(酷暑期) 건강관리 방법, 안전사고 예방 교육을 받고, 온열질환 예방관리와 폭염대비 건강 수칙, 응급상황 발생 시 대처요령 등 관련 수칙을 철저히 지킬 수 있도록 안전교육 소양교육을 받은 후 근무한다. 활동 시간은 1일 3시간, 주 2~3회, 월 30시간이며, 현재 참여자는 110명이다.

환경 정비 담당구역은 대구 북구 지역 유통단지 공원, 연암공원, 동‧서변동 공원 등 7군데, 각 공원별로 15~20명씩 근무하고 있다.

어르신들의 활동 내용은 불법투기 근절 활동, 거점지역 환경 정비, 쓰레기 불법투기 단속, 공원 내 환경정화 활동, 체육시설, 놀이 기구 방역소독 등이다.

대불노인복지관 노인일자리 참여자 어르신들이 공원주변 구석구석을 다니며 깨끗하고,꼼꼼하게 청소를 하고 있다.
대불노인복지관 노인일자리 참여자 어르신들이 공원주변 구석구석을 다니며 깨끗하고, 꼼꼼하게 청소를 하고 있다.

여름철이라 일하는데 어려움이 없는가 하는 질문에, 참여자들은 일찍 찾아온 더위 때문에 약간 힘도 들고, 땀이 흘러 애를 먹는다고 말하고, 무더위에 공원 청소 작업을 마친 어르신들의 옷은 땀으로 젖을 정도다. 이에 공원을 이용하는 주민들을 위해 노력하는 어르신들을 위한 공원 이용 주민들의 응원도 이어지고 있다. 감사 인사를 전하거나, 시원한 물을 건넬 때면, 피곤과 고단함이 사라진다고 참여자 어르신들은 입을 모은다.

3년째 사업단에서 일하고 있는 최상락(74) 팀장은 "건강이 허락하는 날까지는 일을 하고 싶다, 친구들에게도 지금 하는 일을 떳떳하다고 말한다. 그리고 일자리 근무 시간도 더 늘었으면 좋겠다"고 하고, 또한 공원 이용객에게 부탁도 잊지 않았다. "아직도 공원을 이용하시는 몇몇 분들께서는 반려견(伴侶犬) 오물, 불법 쓰레기를 여기저기 함부로 버리고, 처리하지 않고 가시는 분이 종종 있다" 라고 하면서 공원을 이용하신 후 떠난 자리가 항상 깨끗할 수 있도록 반려견 오물, 쓰레기 정리를 부탁한다.

사업단에서 일한 지 2년 됐다는 박정원(78) 어르신은 "노인일자리에 참여하면서 같은 참여자와 그동안 있었던 이야기도 나누고, 주변 불법 쓰레기 청소와 함께 주변 환경정리 등 서로 일을 거들어주다 보면, 정해진 3시간이 후딱 지나간다"고 했다.

또 다른 참여자 어르신은 "처음에는 부끄럽기도 하고 주위 시선도 부담됐지만, 지금은 일을 할 때는 보람 있고 행복하다, 팀원들과 친목도 생기고, 분위기도 좋아지면서 우울증도 사라지고, 이제는 오히려 이 일을 할 수 없을까 봐 걱정된다"고 말했다.

박세진 북구 대불노인복지관 담당 사회복지사는 "공익형 노인일자리 사업이 ‘단순 노무다’, ‘허드렛일이다’ 같은 비판에 대해서는 ‘기준’을 달리 생각해야 한다. 공익형 일자리 참여자 어르신 들은 근로하는 것이 아니라 사회활동을 하는 것, 이 사업은 노인 복지 차원의 사업이기 때문이다"라고 말하고 "어르신들에게 지급되는 활동비는 경제사정이 어려운 어르신들에게는 기초연금과 함께 참으로 유용한 생활비가 된다. 그리고 무엇보다 여름철에 어르신들의 건강과 안전이 최우선이므로 일자리 활동 시 안전 수칙을 반드시 지켜주시길 당부드린다”고 말한다.

현재 대구 북구 대불노인복지관에서 진행하고 있는 공익형 노인일자리 사업은 '공원 및 체육시설 환경정비 도우미' '노인복지관 경로식당 도우미'등 6개 사업이 있으며 총 참여자 수는 320명이다.

공익형 '공원 및 체육시설 환경정비 도우미' 노인일자리 모집은 매년 12월 초, 복지관 홈페이지에 공고하며, 참여 대상자는 만 65세 이상 근로 능력이 있는 어르신들이다. 참가 희망을 원하는 어르신들은 신청 기간 내 복지관으로 내방 신청을 해야 한다.

참여자 활동 조건은 하루 3시간, 주 2~3회, 월 30시간, 11개월 일하며 활동비를 받는다.

문의 053)381-8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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