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일자리를 찾아서 ㉚-대구 북구시니어클럽 사회서비스형 '도시철도보안관'
노인일자리를 찾아서 ㉚-대구 북구시니어클럽 사회서비스형 '도시철도보안관'
  • 도창종 기자
  • 승인 2023.06.22 1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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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철 승객 안전, 어르신들이 지킨다
'시니어도시철도보안관'에게 맡겨주세요

'지하철, 지상철 XX 남, OO 녀...' 전동차에서 사람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몰지각한 승객들은 인터넷 커뮤니티 게시글의 단골 메뉴다.

전동차 내에서 기초 질서를 어지럽히는 사람들의 행태는 각양각색이다. 술에 취해 난동을 피우는 취객, 여성의 몸을 더듬거나 치마 밑을 몰래 촬영하는 치한들과 객실 내 난동자와 소매치기 등이 골칫거리 다.

지난 19일 오전 9시 대구 도시철도 지상철 3호선 칠곡경대병원역, 크고 육중한 전동차가 무거운 소리를 내며 승강장으로 들어온다. '성추행, 불법촬영금지' 어깨 띠를 두르고 여름 제복을 입은 2명의 어르신이 승강장 양 끝에 있는 선로 진입문이 제대로 잠겨 있는지 상태를 확인한 후 계단과 에스컬레이터에 인접한 플랫폼 앞에 멈춰 섰다. 전동차 문이 열리고사람들은 분주히 전동차에서 내렸다. 그때 황급히 계단을 올라오던 한 승객이 바쁜 듯 급하게 뛰어와 전동차 탑승을 강행하려 하자. 이에 한 어르신은 손으로 승객을 막고, 그리고 “천천히, 뛰지 마시고 이용해 주세요"라며 점잖게 이야기한다.

이 어르신들은 지난 2020년에 사업을 시작한 대구 북구시니어클럽(관장 윤상화, 대구 북구 옥산로7길 3-1) 사회서비스형 ‘도시철도보안관' 노인일자리 참여자 어르신 들이다.

어르신들은 북구시니어클럽에서 안전, 직무교육 정기적으로 간담회를 통해 전문교육을 받고 근무하는 분들이다. 근무는 오전 팀, 오후 팀으로 나누어 하루 3시간, 주 15시간, 월 60시간 활동하며, 현재 총 참여자는 28명이다.

'도시철도 보안관'참여자가 승객이 전동차 내  출입문에 기대고 계시면 위험하다고 설명하고 있다.
'도시철도 보안관' 참여자가 승객이 전동차 내 출입문에 기대고 계시면 위험하다고 설명하고 있다.

어르신들의 활동 업무는, 대구 도시철도 3호선 승객들 출, 퇴근 등 유동인구 밀집 시간에 지상철 안전 관리, 지상철 내부 성범죄(몰카 등) 감시 및 분실물 찾아주기, 주취자(난동, 폭행 등) 이용시민 안전 관리, 취약계층 보호자석(노약자 석, 임산부 석) 계도 활동, 흡연, 동물 동승, 출입 금지 구역 등의 시민 안전을 위한 일을 하며, 여성이나 노약자들의 안전을 알뜰히 살피는 것도 이들의 몫이다. 그리고 근무 중 전동차 내에서는 승객들과 대화하지 않으며, 근무 중 객실 내에서는 의자에 앉아서 근무할 수 없다.

또한 근무자는 전동차 출발 15분 전 역사(칠곡경대병원역)에 도착 후 체온 체크 및 출근부 작성, 활동복, 어깨 띠를 착용 후 업무를 준비하며, 특이사항 발생 시 먼저 해결하지 않고 지상철 내부에 비치되어 있는 전화기로 관제사 혹은 객실 내 운영 관리원 에 전달하며, 환승역(명덕역)에서 하차 후 계도활동도 실시한다.

'도시철도보안관' 참여자가 전동차 객실에서 근무 하면서 승객의 안전을 살피고 있다.
'도시철도보안관' 참여자가 전동차 객실에서 근무 하면서 승객의 안전을 살피고 있다.

'도시철도보안관' 참여 어르신들은, 매일 아침 정기적으로 출퇴근해서 일을 할 수 있어서 우선 좋고, 일을 하면서 건강도 얻어지는 비결이라고 자랑한다.

경찰관으로 34 년 근무하고 퇴직 후 사업단에 일한 지 1년 됐다는 김부곤(69) 팀장은 “위험한 상황이 있을 때도 있습니다. 취객이나 난동자에 노출되기도 하고요. 거동수상자, 의심물체 발견 시 신속히 신고해야 하고요, 하지만 승객의 안전을 돕는다는 자부심도 있어요. 정년퇴직 후에도 계속 일할 수 있어 행운이라고 생각해요”라고 하고, 또한 어르신 구직자를 위한 당부의 말도 잊지 않았다. “저도 정년퇴직 후 많이 막막했어요. 가야 할 곳 없어 이대로 삶이 마무리되나 싶기도 했고요. 어르신을 원하는 곳이 많지 않아요. 구직을 포기하지 말고 시니어클럽 에 문을 두드리면 새 인생의 길을 발견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라고 이야기한다.

사업단이 출범할 때부터 줄곧 일하고 있다는 오정배(69) 어르신은 "항상 긴장해서 일을 해야 하지만 보람도 분명히 있다. 저희 지상철보안관의 활동 때문에 시민의 안전이 보장되고,질서저해(沮害)자들이 줄어드는데서 오는 기쁨이다. 그리고 길을 찾아 헤매는 외국인들을 안내를 하거나, 분실물을 찾아줄 때 오는 뿌듯함도 있다"고 한다. 또 어르신은 일종의 ‘정신노동자’라고 말한다. 사람을 상대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돕기 위해 말을 건넸는데 차가운 반응을 보이는 경우도 있다고 섭섭함을 토로(吐露)한다.

배경실 북구시니어클럽 사회서비스형 '도시철도보안관' 담당 주임은 “이 노인일자리는 업무의 특성상 경찰이나 군인 출신의 지원자도 많고, 경쟁률도 높다. 도시철도보안관 업무 중 지상철과 역사 내 질서 유지를 담당하고, 안전저해 요소와 여름철 성범죄 등 범죄 예방을 위해 비교적 간단히 할 수 있는 업무를 어르신께 맡기면 일자리를 원하시는 어르신들에게 도움이 되고, 시니어클럽은 정부 정책에 따라 노인일자리에 대해 지원을 받을 수 있어 일석이조 다. 그리고 북구시니어클럽은 어르신이 건강하고 안정된 노후 생활 영위를 위해 시대를 반영하는 다양한 신규 일자리 발굴에 힘쓰겠다"고 강조 했다.

’도시철도보안관’ 사회서비스형 노인일자리 사업은 만 60세 이상의 어르신 들을 대상으로진행되며, 참여자는 매년 12월에 모집한다. 경찰, 군인, 경력자 출신자는 우대한다. 근무시간은 하루 3시간, 주 5일, 월 60시간 , 10개월 근무, 급료를 받는다. 문의 053-341-4321​​

한편 대구교통공사는 도시철도 내 범죄 예방과 승객 안전 확보를 위해 1, 2, 3호선 전 열차 객실에 CCTV 설치를 완료하고, 2023년 1월 1일부터 운영에 들어갔다. 대구교통공사는 기존에 지상철 3호선에만 2015년 개통 당시부터 CCTV를 설치해 운영하고 있다가, 1․2호선에도 열차 한 칸당 2개의 카메라를 설치함으로써 범죄 사각지대를 없애고, 200만 화소의 고화질 영상도 저장한다. 설치한 CCTV는 열차 화재 등 비상상황 발생 시 기관사가 운전실에서 객실 상황을 실시간으로 확인해 대응할 수 있도록 열차 화재감지기, 비상인터폰과 연동되게 했다. 또한 승객의 쓰러짐 등 이상상황 발생 시에도 운전실의 기관사가 확인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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