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일자리를 찾아서 ㉝-대구 북구시니어클럽 시장형 '카페나우 북구청소년회관점'
노인일자리를 찾아서 ㉝-대구 북구시니어클럽 시장형 '카페나우 북구청소년회관점'
  • 도창종 기자
  • 승인 2023.08.25 10:00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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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나우 에서 일하는, 우리는 젊은이죠"
"웃음으로 볶고 정(情)으로 내린 커피"마시러 오세요"

  “안녕하세요~~ 어서 오십시오~~ 주문 도와드리겠습니다"                

태풍이 지나가고 말복도 오래전 지나갔지만 날씨는 여전히 찜통이다. 폭염 속 바람은 계속 후텁지근하다. 처서(處暑)인 지난 23일 오전 10시 대구 북구청소년회관 1층에 있는 '카페나우(Cafe now) 북구청소년회관점( 대구 북구 검단로 71-17)'을 찾았다.

152㎡(46평)의 깨끗하고, 에어컨 바람이 시원하게 부는 카페에 들어서자, 챙이 좁은 여름 모자를 쓰고 커피색 앞치마를 두른, 나이보다 한결 젊어 보이는 바리스타 어르신들이 상냥하고, 친절하게 카페를 찾은 아침 손님들을 맞이한다. 이곳은 북구청소년회관을 찾는 회원들과 지역주민 누구나 디저트, 음료 한잔하면서 시원하게 편히 쉴 수 있는 사랑방 같은 장소.

어르신 바리스타가 손님이 주문한 음료를 만들고 있다.
어르신 바리스타가 손님이 주문한 음료를 만들고 있다.

카페에는 더위를 피해 온 손님들로 붐볐다. 이때 젊은 여성 한 분이 카페에 바쁘게 들어와 아메리카노 아이스 한 잔과 아침식사 대용으로 하는 듯, 방금 구워낸 큐브식빵과 샌드위치 를 주문한다.                

"잠깐만 기다려주세요, 맛있게 만들어 드릴게요"

손님은 주문을 하고 의자에 앉자, 주문을 받은 어르신 바리스타가 얼른 커피 기계를 작동시키자, 진한 커피 향을 품은 맛있게 보이는 커피가 잔에 쏟아져 내렸다. 다른 한 명의 바리스타 어르신은 금방 구워진 규브 식빵과 햄, 치즈 양상추 등으로 속을 꽉 채워진 수제 샌드위치를 만들어 손님이 먹기 좋게 접시에 올려놓는다.

어르신 바리스타의 손이 재빠르고, 현란하게 움직이자, 손님이 주문한 시원한 아이스커피와 먹음직스러운 샌드위치가 금세 만들어진다. 바리스타 어르신이 손님의 주문에 맞춰 커피와 빵을 만들어 내는 솜씨가 여느 젊은 베테랑 바리스타, 제빵사 못지않다.

지난 2018년 9월에 문을 연 '카페나우 북구청소년 회관점'은 대구 북구시니어클럽(관장 정선택)에서 시장형 노인 일자리로현재 '카페나우 북구청소년회관점'에는 바리스타 자격증을 취득하신 남자는 2명, 여자는 17명 모두 19명의 어르신들이 일을 한다.

오전 3명(5시간), 오후 3명(5시간)씩, 주 2~3회, 월 9~10회 정도 교대로 근무하고 있다.

카페나우 북구청소년회관점은 아늑하고 푸근한, 카페 인테리어와 다양한 메뉴 등은 여느 인기있는 카페와 어깨를 겨눈다. 수제 규브식빵, 구수하고 바싹한 쿠키, 푸짐한 샌드위치, 여성 손님들이 많이 찾는 샐러드 등 오랫동안 음식을 만들어 온 어르신들의 손맛이 빛을 발한다. 커피 외에 판매하고 있는 다양한 음료와 맛있는 디저트 구성에서도 바로 느낄 수 있다.

카페에서는 시그니처 메뉴인 미네랄 건강주스 외 커피 에스프레소, 아메리카노, 카페라테, 카푸치노, 그리고 각종 과일주스, 케이크, 디저트 등 준비된 음료만 30여 가지가 넘는다. 가격은 2천 원~5천 원대. 또한 꼬마 손님들을 위한 인기 캐릭터 케이크, 구슬 아이스크림, 빙설도 여름철에 판매가 잘 되는 인기 메뉴 가격도 착하다, 시중 카페들 보다 20~30% 저렴하다. 그러나 맛과 품질은 결코 저렴하지 않다.

"요즈음은 시원한 음료도 많이 나가지만, 샌드위치, 수제 쿠키등 단체 주문도 많아 매출성과도 올리고 있다"고 어르신 바리스타들은 입을 모은다. 또한 올해 5월부터 대구에서 디저트,브런치 카페로 유명세를 치르고 있는 '브런치브라더스' 회사와 사회공헌 협약을 맺어 음료제조, 디저트 판매, 손님응대 등 특성화 교육을 받았고, 품질 좋은 원두와 디저트를 공급받아 더 좋은 제품과 더 나은 서비스로 손님을 맞이하고 있다. 그리고 "북구시니어클럽에서 여름철 어르신들의 건강관리, 위생, 안전사고에 대한 교육과 상비약 비치(備置)도 철저히 하고 있다" 고 카페나우 일자리 담당자는 귀띔한다.

바리스타 어르신이 밀려오는 손님들의 주문에  바쁘게 주문받은 음료를 제조하고있다.
바리스타 어르신이 밀려오는 손님들의 주문에 바쁘게 주문받은 음료를 제조하고있다.

참여자 어르신들에게 일을 하면서 힘든 점이 없는가 하는 질문에 "입사 전(前) 북구시니어클럽에서 주최한 바리스 교육과정에 참가해 2개월간 실무, 실습교육을 받는 동안 생소한 메뉴와 복잡한 레시피, 기계 작동법을 외우느라 고생을 했다, 지금은 무더운 여름철이자, 방학 중이라 아침에 출근해 규브식빵, 쿠키, 샌드위치, 샐러드, 만들기, 여름철 시원한 음료를 찾는 손님들 주문이 많을 때, 힘이 들 때도 있다"고 어르신 바리스타 참여자들은 웃으며 이야기한다.

​'카페나우 북구청소년회관점' 바리스타 1세대를 자처하는 황규자(67) 팀장은 “청소년회관점카페가 있다 보니 손님 대부분이 체육관을 찾는 회원님들과 젊은 어머니, 학생들 그리고 귀여운 꼬마 손님들”이라며 “카페나우를 대표한다는 마음으로 고객에게 말 한마디라도 더 친절하고, 따뜻하게 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카페나우 사업단에서 6년째 일하고 있는 홍귀순(68) 어르신은 “한 달에 8~9번 정도 카페에 나와서 일하는데, 커피 냄새 맡으면 건강해지는 느낌도 들고, 카페에 출근해 사람들 만나서 웃고 떠들고 얼마나 즐거운지 몰라요. 카페에 출근한다고 한 번이라도 더 거울을 보고 치장하는데 그 덕분에 젊어진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또 다른 참여자 최정애(65) 어르신은 "카페는 나의 직장이다. 그렇기에 앞치마에 있는 이름표의 의미는 나에게는 소중하다"며 "처음 커피를 배울 때는 ‘쉽다, 어렵다’는 생각을 할 틈조차 없었고 전문 강사님의 설명을 놓치지 않기 위해 늘 긴장했다. 시간이 지나 하나씩 내 손으로 여러 종류의 커피를 만들 수 있게 되자 신이 났다. 그리고 자신감도 생겼다"고 웃으며 말했다.

주순이 노인일자리 카페나우 담당 사회복지사는 "카페나우는 단순한 사업장이 아니라 자생적인 운영을 통해 지역의 어르신을 직접 고용하고, 그 수익금으로 또 다른 어르신을 고용하는 데 재투자하는 사회적 기업"이라며 "카페나우가 번창할 수 있도록 지속해서 지원해 나갈 계획"이라며 "앞으로 카페나우는 다양한 신메뉴를 개발함과 동시에 더욱 더 품격있고, 친절한 서비스로 최선을 다할 예정이다. 그리고 더 많은 지역 주민들과 북구청소년회관을 이용하는 회원님들이 사랑방처럼 이용하실 수 있도록 하고, 더욱더 적극적인 카페 홍보활동으로 매출 상승에도 더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했다.

대구 북구시니어클럽에서 시장형 사업으로 운영되는 '카페나우'는 '북구청점'과 '북구청소년회관점' 2군데가 있다.

영업시간은 오전 7시30분 부터 오후 6시30분, 토요일, 공휴일은 오전 8시30분 부터 오후 4시30분 까지. 휴무일은 일요일.

’카페나우 북구청소년회관점’ 시장형 노인일자리 사업은 만 60세 이상의 어르신 들을 대상으로 진행되며, 참여자는 매년 12월에 모집한다. 바리스타 자격증 소지자, 카페에서 일한 경험자,는 우대한다.

근무시간은 주 3~4일, 월 10~11회, 12개월 근무하며, 급료를 받는다. 문의 053-341-4321, 카페나우 북구청소년회관점 070-7204-7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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