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일자리를 찾아서 ㊱-대구 북구시니어클럽 사회서비스형 ‘승강기안전지킴이’
노인일자리를 찾아서 ㊱-대구 북구시니어클럽 사회서비스형 ‘승강기안전지킴이’
  • 도창종 기자
  • 승인 2023.10.18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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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강기안전지킴이' 참여자 어르신들 “승객 안전에 기여할 수 있어 보람”
시설 안전상태 상시적 점검, 노약자 안전한 이용 돕기도

                        "안전손잡이를 잡고, 천천히 질서 있게 이용해 주십시오"

지난 16일 오후 1시경 대구 지하철(地下鐵) 1호선 동대구역 승강장으로 육중한 몸집의 전동차가 무거운 쇳소리를 내며 서서히 들어온다. 전동차가 멈추고, 문이 열리자, 승강장에 서 있던 무표정한 많은 승객들이 전동차에서 내리고, 오르자 문이 닫힌다. 그러자 전동차는 다음 역에서 기다리는 승객에게로 천천히 승강장을 빠져나간다. 많은 승객을 태우고 떠나는 전동차는 일상처럼 특유의 무표정함을 잃지 않았다. 전동차에서 내린 승객들은 바쁘게 계단으로, 에스컬레이터로, 엘리베이터로 대합실로 가기위해 흩어졌다.

대구 북구시니어클럽 사회서비스형 '승강기안전지킴이' 어르신들이 지하철1호선 동대구역에서 근무하고있다.
대구 북구시니어클럽 사회서비스형 '승강기안전지킴이' 어르신들이 지하철1호선 동대구역에서 근무하고있다.

그러자 대합실로 올라가는 곳 입구에서 '승강기안전지킴이’라는 글자가 조끼 뒤편에 선명하게 있는 녹색 조끼를 입고, 근무하고 있는 어르신들이 많은 승객들을 보자 자세와 눈빛은 금세 진지해졌다.

근무자 한 어르신은 "여기는 유동인구가 엄청 많은 곳이라, 근무시간 중에는 사고에 대비해 긴장하면서 '프로정신'을 발휘해야 한다. 또한 제가 있으므로 지하철을 이용하는 승객들에게 조심하라고, 걷고, 뛰지 않고 안전손잡이(핸드레일)를 잡도록 유도(誘導) 하고, 긴장을 늦추지 않고, 경각심을 주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죠"라고 한다.

이때, 한 아주머니가 물건이 실린 손수레를 끌고 에스컬레이터를 이용하려 하자. 근무자 어르신은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 손수레 및 유모차 등 휴대시 엘리베이터 이용해 주실 것을 정중히 부탁하고, 엘리베이터가 있는 곳을 가르쳐 주며, 조심해 가시라고 친절하게 인삿말까지 보탠다.

이 어르신들은 2023년에 사업을 시작한 대구 북구시니어클럽(관장 정선택) 사회서비스형 '승강기안전지킴이' 노인일자리 참여자 어르신 들이다.

'승강기안전지킴이' 참여자들은 지하철 대구역, 신천역, 동대구역 3군데 역에서 근무를 하며, 출‧퇴근 시간을 비롯해, 사고 발생이 높은 시간대와 승객이 많이 붐비는 역(驛)에 배치돼 2인 1조로 오전 11시부터 오후 2시까지, 오후 1시부터 4시까지 2팀으로 나누어 하루 3시간, 주 15시간, 월 60시간 활동한다., 현재 총 참여자는 10명이다.

참여자 어르신 들은 승객들이 에스컬레이터 이용 시 방향을 확인하고 이용하기, 안전손잡이 잡고 타기, 걷거나 뛰지 않기, 유모차 또는 손수레 휴대 시 엘리베이터 이용하기 등을 지도하고, 승객이 술을 마시고 이용하거나, 안전사고에 우려가 있는 이용자들에게 올바른 이용방법을 전달하는 한편, 몸이 불편한 어르신이나 어린이의 안전한 이용을 지원한다.

'승강기안전지킴이' 참여자 어르신이 에스컬레이터 앞에서 승객들이 안전하게 이용하도록 안내를 하고 있다.
'승강기안전지킴이' 참여자 어르신이 에스컬레이터 앞에서 승객들이 안전하게 이용하도록 안내를 하고 있다.

또한 참여자 어르신 들은 '승강기 안전공단'과 북구시니어클럽에서 월 1회 비상 정지 버튼 조작, 안전 수칙 등 에스컬레이터 안전교육 및 간담회를 갖고 있다. 교육이수(履修) 한 후, 지하철 역내(驛內) 현장에서 근무를 하게 되며. 지하철역 내 승강기(昇降機)의 일상점검 및 안전계도, 안전 캠페인 시행 홍보활동도 한다.

사업단이 출범할 때부터 줄곧 일하고 있다는 배홍병(66)어르신은 “이 일을 하기 전 에스컬레이터 종종 이용하면서 안전할 줄만 알았는데 이 일을 하면서 걷거나 뛰다가는 큰 사고를 당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하게됐다” 라며 북구시니어클럽에서 안전교육받은 대로 에스컬레이터를 이용하는 승객들에게 절대 뛰지 말고, 반드시 안전손잡이를 잡도록 최선을 다해 계도활동과 홍보를 펼쳐 나갈 것”이라고 했다.

또한 배 어르신과 같이 일하고 있는 B 어르신(66)은 "'승강기안전지킴이' 활동을 통해 승강기 사고 발생 건수가 점차 감소하고 있는데, 대해 기쁨을 느끼며, 나 자신이 지역사회에 보탬이 돼, 일자리 참여에 만족하고 있다. 여생(餘生)에도 계속 이 일을 하는 게 유일한 희망이다. 그리고 이 봉급으로 식구들한테 손 안 벌리고 생활비로 쓰고, 친구들과 밥도 먹고, 소주도 한잔하면서 웃고 이야기할 수 있다"고 했다.

또 다른 참여자 A 어르신(68)은 “노약자들이 에스컬레이터에서 넘어지고 중심을 잡지 못해 구르는 사고가 종종 발생한다. 에스켈레이터 옆에서 근무하기에 넘어짐 사고가 발생했을 경우, 근무자가 재빨리 작동을 중지하고, 즉각 대처할 수 있어 큰 피해를 예방할 수 있다"고 했다.

이은주 승강기안전지킴이 담당 북구시니어클럽 팀장은 "어르신들이 에스컬레이터가 갑자기 멈추거나, 발을 헛디디는 돌발 상황에 부딪히면 일반인들처럼, 재빠르게 대처하기 어려워, 안전사고 비율이 높은 것은 일반인과 견줘 신체기능이 떨어지는데, '승강기 안전지킴이' 활동으로 안전사고 예방에 많은 도움과 함께 노인일자리를 창출하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또한 날씨가 쌀쌀해지는 만큼 참여자 어르신들 환절기 건강에 유의해 주시고, 앞으로 북구시니어클럽은 노인일자리 창출에 도움이 되는 신규 사업 대상을 점차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참여자 어르신 들은 마지막으로 승객들에게 부탁 말을 전한다. "여름철에 많이 신는 '슬리퍼'나 '샌들' 등 부드러운 재질의 신발을 신은 상태에선 사고 가능성이 더욱 높다. 그리고 옷자락이나 신발 끈이 발판의 측면에 끼지 않도록 주의해 주십시오"라고 히고 "에스컬레이터 이용 시에는 발판에 그려진 노란 선 안쪽에 서서 손잡이를 잡고 안전하게 탑승해야 하며, 긴급상황 외에는 비상 정지스위치의 취급을 삼가주십시오"

한편 대구 북구시니어클럽은 올해 승강기의 안전사고 예방과 양질의 일자리 창출을 위해 '한국승강기안전공단'과 협업(協業)을 통해 승강기 안전 활동에 필요한 안전과 직무교육을 통해, '승강기안전지킴이’ 사업단을 양성했다. 대구도시철도 역사 내 유동인구가 많은 주요 역사(동대구역 등 3개 역사)에 승강기 일상점검, 승객 안내, 안전한 승강기 이용등 계도활동을 통해, 승강기 이용 위험요소를 발굴, 개선하는 성과를 거두었다.

’승강기안전지킴이’ 사회서비스형 노인일자리 사업은 만 60세 이상의 어르신 들을 대상으로 진행되며, 참여자는 매년 12월에 모집한다. 근무시간은 하루 3시간, 주 5일, 월 60시간, 10개월 근무하며, 급료를 받는다. 문의 053-341-4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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