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일자리를 찾아서㊲- 대구 남구시니어클럽 시장형 '해피데이꽃집'
노인일자리를 찾아서㊲- 대구 남구시니어클럽 시장형 '해피데이꽃집'
  • 도창종 기자
  • 승인 2023.11.03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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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르신들이 만든 꽃다발, 꽃바구니…"든든한 일자리 됐어요"
꽃집일 터에서 얻은 어르신 ‘은빛꽃 새삶’

지난 1일 오전 9시 30분 대구 남구에 있는 남구시니어행복센터(대구 남구 대명 복계로1길 38) 건물로 들어서자, 센터 내 1층에 있는 16m²(5평) 정도의 예쁘게 꾸며진 ‘해피데이꽃집’에는 향기 가득한 꽃내음과 함께 아름다운 계절의 꽃들이 저마다 아름다움을 뽐내며, 꽃집을 찾는 손님들을 맞이한다. 매장 안에는 관엽식물(觀葉植物), 생화(生花), 동서양란, 다육식물(多肉植物)까지 다양했다.

꽃집은 어르신들께서 운영하고 있어, 깔끔한 매장관리가 돋보였다. 넓지 않은 매장임에도 여러 가지 꽃제품 구성을 알차게 해놓았다. 잠시 가게를 다니며. 꽃구경을 하자, 가게 안에는 방 꾸미기 좋은 인테리어 식물들도 많아 보는 재미가 쏠쏠했다.

옛날 꽃집과는 거리가 먼 꽃전시장의 전시 작품을 보는듯한 느낌이다. 덕분에 이곳 건물에선 늘 꽃향기가 사계절(四季節) 내내 풍긴다.

남구시니어클럽 시장형 일자리 '해피데이꽃집'에서 참여자 어르신이 꽃다발을 만들고 있다.
남구시니어클럽 시장형 일자리 '해피데이꽃집'에서 참여자 어르신이 꽃다발을 만들고 있다.

예쁜 가게 안에서는 60세 이상 어르신 2명이 부지런히 가위손을 연신 놀리고 있었다. 작업 탁자 위에는 분홍색, 빨간색, 초록색, 흰색 색색의 꽃들과 생화(生花)들이 가득하다. 어르신들이 능숙한 솜씨를 뽐내며, 손놀림을 몇 번 거치자, 5분도 채 안 돼 멋스럽고, 소담스러운 꽃다발이 만들어졌다. 어르신들이 손으로 꽃다발을 만드는 ‘손의 감각’이 탁월하다. '해피데이꽃집’에서 일을 하고 있는 어르신들은 오랫동안 꽃을 가꾸고, 판매한 경험이 있거나, 꽃에 대해 관심 있는 분들이다.

화분 종류는 개업. 승진, 전시회 등 축하용으로 많이 판매가 되고, 발런타인데이, 화이트데이, 어버날, 스승의 날 등 특정 기념일 에도 많이 손님들이 찾는다고 한다. 축하화환, 근조화환도 제작해며, 5만 원 이상이면 무료 배송도 하며, 전국 배달도 가능하다, 해마다 매출도 조심씩 늘어 매월 순수익 50만 원에서 100만 원 정도 라고 어르신들은 귀띔한다.

이때 한 여성 손님이 가게로 들어와 가을철에 어울리는 장미, 소국, 안개꽃 등 한 묶음을 주문하자, 한 어르신이 단지 내에 있는 여러가지 꽃을 꺼내 보기 좋게 모양을 잡아 작업 선반에 올려놓고, 꽃철사로 묶어놓고, 능숙하게 가위로 깔끔하게 다듬자, 금세 풍성하고, 아름다운 꽃다발이 만들어진다. 그러고는 꽃에 어울리는 색종이로 한껏 멋을 냈다. 꽃다발을 들고 꽃집을 나서는 손님의 얼굴에서 꽃처럼 만족스럽고, 행복한 미소가 활짝 피었다.

'해피데이꽃집'에서 참여자 어르신들이 꽃다발,꽃바구니 주문이 들어오자 바쁘게 작업을 하고 있다.
'해피데이꽃집'에서 참여자 어르신들이 꽃다발,꽃바구니 주문이 들어오자 바쁘게 작업을 하고 있다.

꽃집에서 근무하시는 이 어르신들은 지남 2007년도부터 대구 남구시니어클럽(관장 김상희)에서 운영하는 시장형일자리 ‘해피데이꽃집' 참여자 어르신들로, 고객응대. 주문접수, 꽃다발, 꽃바구니 만들기등 일을 하며, 현재 6명이 오전, 오후 2개 조로 나누어 근무한다. 근무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1시까지, 오후근무는 1시 30분부터 6시까지.

'해피데이꽃집'의 수요처는 요양원, 회사, 복지관, 시니어클럽, 전시장 등 다양하다. 꽃다발, 꽃바구니, 행사, 근조 화환(花環)은 여느 꽃집보다 3만 원에서 10만 원 가격이 저렴하면서도, 금액대도 다양하고, 선물용으로도 디테일하게 신경 쓰고있고, 꽃들이 싱싱하고, 품질이 좋다는 사실이 주변에 알려지면서, 점점 입소문을 탔다. 요즈음은 판매를 위해 SNS(social networking service)활동도 활발하다.

올해 1월부터 사업단에 참여하고 있다는 황복선(62) 어르신은 "꽃다발, 꽃바구니를 만들 때마다, 속으로 감사를 하며 정성스레 만든다. "하나하나 어르신의 손을 거쳐 만들어진 꽃바구니, 꽃다발은 늘 이 꽃을 받는 사람들이 모두 건강하고, 가정에 꽃향기와 함께 행복했으면 하는 바람이 담겨있다"며 "다른 사람들에게 행복과 기쁨을 선사하는 일을 하고 있다는 생각으로 일을 한다"고 했다.

또 같이 일하던 한 어르신도 "세상에 꽃을 싫어하는 사람이 어디 있을까요?남녀노소 다 받고 싶어 하는 선물이지"라며 슬며시 대화에 끼어들었다. "특히 길을 지나가다 우연히 자신이 만든 꽃다발를 들고가는 사람들을 볼 때 가장 뿌듯하고 보람을 느낀다. 그리고 일하다 보면, 가끔 피곤하고, 힘이 들 때도 있지만 즐거운 마음으로 일하다 보니 젊어지는 듯한 기분이 든다"고 말했다.

김은희 남구시니어클럽 시장형 노인일자리 사회복지사는 "2007년에 시작했을 때와 비교하면 해마다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라며 "처음에는 며칠동안 만든 꽃다발과 꽃바구니를 납품하는 방식이었는데, 갈수록 주문량이 늘어나 지금은 매일 꾸준히 만들어 판매하고 있다. 또한 수입이 생기는 것도 있지만, 무엇보다도 어르신들이 은퇴 이후에도 어딘가에 소속이 돼서 다시금 출근한다는 것을 설레시고, 활력도 되찾으신다"라며 "특히 '해피데이꽃집'의 경우 다른 사람들에게 기쁨과 향기를 선사하는 일을 하고 있다는 만족감이 높으시다. 또한 전국에 많은 시니어클럽이 있지만, 시장형 사업 꽃집은 '해피데이꽃집'이 유일하다"며 자랑했다.

'해피데이꽃집'에서 일하는 어르신들에게 꽃은 단순한 일자리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참여자 어르신들은 "사실 꽃을 받아야 할 우리가 이렇게 꽃을 만들고 있지만, 사랑하는 사람, 존경하시는 분, 연인들이 우리들이 만든 꽃을 준다면, 그것만으로 큰 보람을 느낄 것 같다"라며 바 람을 전한다. 꽃향기 같은 어르신들의 미소가 '해피데이꽃집'에 가득 머물러 있었다.

현재 남구시니어클럽은 공익활동형 '전통시장지킴이사업'외 12개 사업단 1,540명 사회서비스형 '시니어소방안전'외 8개사업단 489명, 시장형' ‘해피데이꽃집’ 외 11개사업단 112명, 총2,141명의 어르신들이 노인일자리에 참여하고 있다.

노인일자리 모집은 매년 12월 남구시니어클럽 홈페이지에 공고한다. 노인일자리에 참여하고 싶은 사람은 신청 기간 내 남구시니어클럽 방문해 신청하면 된다.시장형 ‘해피데이꽃집’ 참여자 활동 조건은 1일 4시간, 월 10회 정도 일하고, 급료를 받는다. 문의 053-625-5658. ‘해피데이꽃집 ’ 카톡.문자 예약 010-5830-70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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