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일자리를 찾아서㉟-대구 북구시니어클럽 공익형 '철도안전지킴이'
노인일자리를 찾아서㉟-대구 북구시니어클럽 공익형 '철도안전지킴이'
  • 도창종 기자
  • 승인 2023.09.25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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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일자리 창출 연계 대구 역사(驛舍) 내 안전 관리 및 교통약자 편의 강화
'철도안전지킴이' 참여자 어르신들 “지역사회에 기여할 수 있어 보람”

지난 22일 오후 1시 대구역(대구광역시 북구 태평로 161)으로 육중한 몸집의 부산행 무궁화 열차가 정차(停車)하기 위해 역사(驛舍) 안으로 들어온다는 전광판에 불이 들어오자, 열차시간이 급한듯, 남녀 승객이 대합실에서 에스컬레이터를 타러 바쁘게 뛰어가자, 코레일 마크가 있는 청색 조끼를 입은 한 어르신이 급하게 "뛰지 마세요~~~천천히 내려가셔도 됩니다, 조심하세요~~“라고 말한다. 그리고 대합실에서 한 어르신이 다가와 “번개시장에 가려면 어떻게 가나요?”라고 묻자, 근무하고 있던 어르신이 부드러운 말씨로 친절하게 길을 가르쳐 준다.

열차가 도착하자 열차에서 내린 승객들이 바쁘게, 계단과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대합실로 온다. 한 어르신이 무거운 짐을 가지고 힘들게 열차를 타러 가려고 하자, 근무자 어르신은 무거운 짐도 옮겨 주기도 한다.

대구 북구시니어클럽 노인일자리 참여자 어르신들이 대구역 대합실에서 근무하고있다.
대구 북구시니어클럽 노인일자리 참여자 어르신들이 대구역 대합실에서 근무하고있다.

청색 조끼를 입고, 대구역에서 근무하고 있는 이 어르신들은 2013년 2월에 사업을 시작한 대구 북구시니어클럽(관장 정선택) 공익형 '철도안전지킴이' 노인일자리 참여자 어르신 들이다.'철도안전지킴이' 사업은 대구시 북구 지역 내 어르신 일자리 창출을 담당하고 있는 대구 북구시니어클럽의 공익형 일자리 사업의 일환으로 어르신들을 고용하면서 시작됐고, 취업 취약계층인 어르신에게 일자리를 제공함과 동시에 노약자들이 편리하고, 안전하게 열차이용을 돕기 위해 만들어진 제도다.

'철도안전지킴이’로 활동하는 어르신들은 철도 이용고객 입장에 서서 열차 및 역사(驛舍), 철도시설 등의 불안전 유해·위험 요인 발굴 및 개선을 위한 의견과

역사 내(內) 질서 유지와 안전 관리, 교통약자 우대 서비스 등의 활동을 하며, 철도 교통안전 캠페인 참여 등을 통해 안전한 열차 이용 문화 정착에 앞장서고, 승객의 눈높이에서 철도 안전의 파수꾼 역할과 응급상황 발생 시 신속히 직원에게 도움 요청 등의 활동을 한다.

또한 '철도안전지킴이'는 대구 북구시니어클럽에서 안전교육을 비롯해 사고예방교육, 노인일자리 이해 등의 사전교육을 이수한 상태에서 현장에 투입되며, 대구역에서 역(驛) 소개를 시작으로 철도안전 동영상 시청 등 안전 이론교육과 대구역 운전실 견학 등 역사(驛舍) 상황에 맞는 재난대비 교육과 안내 방법 등 추가 교육을 받는다.

대구 북구시니어클럽 노인일자리 참여자 어르신들이 대구역 대합실에서 근무하면서, 열차를 이용하는 승객들에게 친절안내 도우미 역할을 하고 있다.
대구 북구시니어클럽 노인일자리 참여자 어르신들이 대구역 대합실에서 근무하면서, 열차를 이용하는 승객들에게 친절안내 도우미 역할을 하고 있다.

근무는 역이 가장 복잡한 시간대인 오전 9시부터 12시, 12시부터 오후 3시, 3시부터 6시까지 하루 3팀이 나뉘어 근무하며, 하루 3시간 4인 1조로 활동한다.  주 2~3회, 월 10회 활동하며, 현재 총 참여자는 24명(남자 19명,여자 5명) 이다.

'철도안전지킴이' 사업에 참여하고 있는 어르신들은 "철도안전지킴이 활동을 통해 안전사고 발생 건수가 감소하고 있다는 소식에 보람을 느끼며, 또한 사회에 보탬이 될 수 있어 노인일자리 참여에 만족한다”고 전했다.

사업단에서 2015년부터 일했다는 이춘삼(81) 팀장 "일하는 만큼 일에 대한 만족도가 높고, 열차를 이용하는 승객들 또한 지킴이가 있으면, 에스컬레이터에서도 뛰는 것, 열차를 급하게 답승하는 것 을 조심하고, 삼가는 등 안전성도 높아졌다"고 말했다.

사업단이 출범 후 11넌째 일하고 있다는 김종윤(80) 어르신은 “우리도 이 일하기 전에는 노약자석에 앉아만 있던 노인이었어요. 이젠 이 나이에도 일을 할 수 있으니까 얼마나 좋은지 몰라요. 나와 같은노인들에게 응대하다 보면 고맙다는 말을 종종 듣는다. 그런 작은 일이 이일을 계속하는 원동력이 아닐까”라고 했다.

​또 다른 참여자 어르신 “나이가 들어 직장 그만두고 집에서 먹고 노는 것도 하루 이틀 이지 술 마시는 핑계만 늘어요. 건강도 안 좋아지고, 몸을 계속 움직이며, 활동을 할 수 있는 공간이 있다는 것이 너무 좋아요"라고 했다.

강정미 북구시니어클럽 노인일자리 담당 사회복지사는 “대구 시민들의 발(足)인 철도의 안전 지킴이 역할은 매우 중요하다. '철도안전지킴이' 어르신들의 활약으로 승객들은 더욱 안전하고, 편리한 철도 이용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철도안전지킴이'가 철도안전 문화 확산과 열차를 이용하는 승객들의 안전을 지키는 친절 도우미로서 편리하고, 안전하게 철도를 이용할 수 있도록 북구시니어클럽은 안전교육과 지도를 통해 역할을 다하겠다”고 했다.

어르신들에게 업무를 마칠 때쯤, 대구역을 이용하는 승객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것이 있냐고 물었다. 그러자 참여자 어르신들은 "현재의 규정을 잘 지켜주는 것만으로 충분하다고 말하고,공중도덕과 질서를 을 잘 지켜주신 다면 승객 모두에게 안전한 열차 승강장이 되지 않겠냐"고 미소 지었다.

한편 코레일 대구역은 2013년 대구 북구시니어클럽과 업무협약 체결 후, 매년 노인 일자리 제공, 기부금 전달 등 다양한 지원을 하고 있으며, 철도사고 경각심 제고와 안전 문화 확산을 위한 ‘철도안전지킴이’ 양성 교육도 매년 시행하고 있다.

’철도안전지킴이’ 공익형 노인일자리 사업은 만 65세 이상의 어르신 들을 대상으로 진행되며, 참여자는 매년 12월에 모집한다. 근무시간은 하루 3시간, 주 2~3일, 월 10회, 11개월 근무하며, 활동비를 받는다. 문의 053-341-4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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