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의 창] 빅터 프랭클의 '로고테라피’
[인문의 창] 빅터 프랭클의 '로고테라피’
  • 장기성 기자
  • 승인 2022.01.28 10:00
  •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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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랭클은 그의 책 『죽음의 수용소에서』에서 "왜 살아야 하는지 아는 사람은, 그 어떤 상황도 견딜 수 있다" 라고 했다. 그는 프로이트의 '정신분석'과 아들러의 '개인심리학'에 이은 정신요법 제3학파로 불리는 '로고테라피 학파'를 창시했다
빅터 프랭클(Frankl)은 유대인으로 신경학자이며 심리학자이다. 홀로코스트의 생존자였으며,  로고테라피의 창시자이며, 오스트리아 정신요법 제3학파인 로고테라피 학파를 창시했다. 저서인 '죽음의 수용소에서'는 존재의 의미의 중요성과 수용소에서 계속해서 살아갈 의미를 찾았다. 프랭클은 실존주의 상담치료의 핵심인물이 되었고 인간성 심리학자들에게 큰 영향을 주었다. 위키백과.
빅터 프랭클(Viktor Frankl)은 유대인 출신으로 신경학자이며 심리학자이다. 홀로코스트의 생존자로, 정신요법 제3학파인 로고테라피 학파를 창시했다. 저서인 '죽음의 수용소에서'에 그는  존재의미의 중요성과 수용소에서 자살하거나, 자포자기하지않고 계속해서 살아갈 수 있는 심리치료법을 개발한 심리학자다. 이 치료법은 현재도 유용한 치료법 가운데 하나다.  위키백과.

빅터 프랭클(1905-1997)은 오스트리아에서 태어난 유대계 정신과 의사이자 심리학자이다. 오스트리아 빈에서 정신과 의사로 활동하던 그는 제2차 세계 대전이 일어나자 유대인이란 이유로 나치의 강제수용소(KZ)에 갇혔다. 지금도 감옥을 누구나 두려워하지만, 강제수용소는 우리의 상상을 초월하는 곳이다. 그의 책 『죽음의 수용소에서』로 들어가보자. 

이 책의 저자 프랭클은 제2차 세계대전 때, 저 악명 높은 독일 나치의 강제수용소에 수감되어 그야말로 인간 이하의 대접을 받으며 형극의 세월을 보내다가 죽을 고비를 넘기고 가까스로 살아남은 몇 안 되는 사람들 가운데 한 명이다. 그렇다고 이 책을 한갓 강제수용소 체험수기로만 받아들인다면, 이것 또한 너무 성급한 결론이다. 지천으로 깔려있는 수용소에 대한 자전적 수기나 체험담과는 판이하게 다르다. 무엇보다도 이 책은, 사람으로서 감당하기 어려운 참담함을 겪음으로써 새겨 지게 되는 마음의 깊디깊은 상처를 치료하기 위해 힘썼다는 점 때문이다. 이 책이 1957년에 출판된 이래로 63년간 지속적으로 세계적 베스트셀러 반열을 유지하고 있는 이유이기도하다. 국내에서도 마찬가지다. 공공도서관에 배치된 책들은 한결같이 대출 중이다.

베르겐 벨젠(Bergen-Belsen) 강제수용소에는 4만7천명이 수용되었는데, 굶주림과 중노동, 질병 등으로 3만7천명이 죽었다.'안네의 일기'로 유명한 안네 프랑크(1929-1945)도 이 수용소에서 숨졌다. 수용소의 잠자리 모습이다. 위키백과
독일의 베르겐 벨젠(Bergen-Belsen) 강제수용소에는 4만7천여명이 수용되었는데, 굶주림과 중노동, 질병 등으로 3만7천여명이 죽었다. '안네의 일기'로 유명한 안네 프랑크(1929-1945)도 이 수용소에서 24세의 젊은 나이로 결국 숨졌다. 수용소에 수감된 사람들의 처절한 모습이다. 위키백과

프랭클은 프로이트의 정신분석과 아들러의 개인심리학에 이은 정신요법 제3학파로 불리는 '로고테라피 학파'를 창시했다. 놀랍게도 그는 강제수용소에 있을 때부터 이미 동료 수감자들을 대상으로 심리치료를 감행한 바 있다. 저자는 이 책의 두 번째 장에 '로고테라피'를 이론적으로 설명을 하는 데 온전히 바치고 있다. 이 책의 핵심부분이다. ‘로고테라피’란 ‘의미치료’란 말이다. 의미치료가 뭔지 배태하게 된 배경을 살펴보자.

우선 강제수용소가 어떤 곳인지는 감옥과 견주어보면 때 명확해진다. 감옥에는 있는데 강제수용소에는 없는 것이 무엇인가가 초점을 두고 있다. 두 가지가 핵심이다. 하나는 '기약‘ 이다. 감옥에 갇힌 사람에게는 기약이 있지만, 강제수용소에 갇힌 사람에게는 기약이 없다. 사형수나 무기수의 경우는 조금 다를 수도 있겠지만, 감옥에 갇힌 사람은 어쨌거나 일정한 형기를 마치고 나면 출소하게 된다. 법이 그것을 보장한다는 말이다. 그런 희망으로 하루하루를 버틸 수 있다. 하지만 강제수용소는 그런 희망을 허락하지 않는다. 언제 나갈지 알 수 없고, 살아서 나가게 될지도 알 수 없다. 아주 비관적 삶이다. 또 하나는 '인권' 이다. 감옥에 갇힌 사람은 법이 보장하는 최소한의 인권을 누릴 수 있지만,강제수용소에 갇힌 사람에게는 최소한의 인권조차 없다. 아무리 무자비한 대접을 받아도, 심지어 건강이 좋지 않다는 어처구니없는 이유로 가스실에 끌려가 죽어도 하소연할 길이 없다. 항의나 저항은 더 더욱 존재하지 않는다. 하긴 그들 모두는 제대로 된 재판절차도 밟지 않는 채 수용소로 끌려왔다. 이 점에서 강제수용소는 제네바협정에 의해 최소한의 인권은 보장받는 포로수용소보다도 못한다. 강제수용소는 한 마디로 '인간' 이 완벽하게 삭제되고 없는 곳이다.

아우슈비츠(Auschwitz) 강제수용소에 수감된 여성수감자들의 일상모습이다. 모두 삭발된 모습이 처참함을 느끼게 한다. 1944년 5월에 촬영됐다. 위키백과
아우슈비츠(Auschwitz) 강제수용소에 수감된 여성수감자들의 일상의 모습이다. 모두 삭발된 여성들의 모습이 처참하다. 1944년 5월에 촬영됐다. 위키백과

빅터 프랭클은 무려 3년 동안이나 그런 강제수용소에서 살았다. 아니, 살아남았다. 그런 그가 하는 말이기에 귀를 기울이지 않을 수 없다. 무엇보다도 삶의 의미에 관한 대목이 가슴을 아프게 한다. 기약과 인권이 없는 곳, 그래서 희망이라는 것이 없는 그런 곳에서 인간은 삶의 의미를 잃어버리기 십상이다. 앞날이 전혀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왜 살아야 하는지도 알 수 없다. 가족들은 나치에 처형당해 죽었고, 홀로 남은 자신은 강제수용소에서 완전히 무의미한 목숨을 연명해가고 있는 처지다. 이런 상황에선 인간은 위험한 '자포자기' 에 빠지게 된다. 이런 실상을 프랭클 자신이 직접 목도하고 체험했다. 어느 날 한 수감자가 자리에 누운 채 꼼짝도 하지 않기 시작한다. 먹지도 않는다. 간청이나 주먹질이나 위협에도 아무런 소용이 없다. 배설마저도 누운 채로 해서, 자기 몸에서 나온 그 배설물 위에 하염없이 누워만 있다. 완전한 자기포기다. 일종의 자살이다. 그런 수감자들을 보면서, 그는 그들이 어떻게든 삶의 의미를 찾을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고 결심하게 된다. 그것이 자살방지책 이기도 했다. 그런데 강제수용소에는 자살하려는 사람의 생명을 구하지 못하게 하는 해괴한 규칙마저 있었다. 그러니까 목을 매 자살하려는 사람을 구하려고 그 목에 걸린 줄을 끊는 것조차 금지되어있었다. 그는 그런 일이 일어나기 전에 미리 막아야 한다는 생각에 골몰한다. 이것은 죽으려는 사람에게 살아야 할 이유를 찾아주는 일이기도 했다.

마침내 그 해결책을 프랭클이 찾아냈다. ‘로고테라피’(Logotherapy)다. 로고스(Logos)는 ‘의미(意味)’를 뜻하는 그리스어이고, 테라피(Therapy)는 ‘치료(治療)’를 뜻한다. 그러니 ‘의미치료’라는 말이다. 이 이론은 인간이 왜 살아야하는지의 의미를 찾도록 도와주는 심리치료법이다. 그는 이 치료법의 고안으로 정신요법 제3학파인 '로고테라피 학파'의 창시자가 되었다. 존재의미의 중요성과 수용소에서 계속 살아갈 의미를 찾게 해주는 치료방법이다. 우리는 어떤 상황에서도 살아야 할 이유를 안다면, 어느 누구도 우리를 파멸시키지 못한다는 걸 프랭크를 통해 알게 되었다. 바로 이것이 의미치료의 핵심이다. 현재 대한민국은 전 세계에서 자살률 1위를 차지하고 있다.

그 해결책을 프랭클은 우리에게 다음과 같이 말한다. “왜 살아야하는지 아는 사람은, 그 어떤 상황도 견딜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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