벚꽃 엔딩, 거창 덕천서원
벚꽃 엔딩, 거창 덕천서원
  • 장희자 기자
  • 승인 2021.04.10 1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덕천서원의 벚꽃과 연못이 서원 건물과 어우러진다.
벚꽃이 떨어지는 풍경을 대구보다 10일 정도 더 감상할 수 있다.
덕천서원의  벚꽃, 자목련꽃, 수양버들이 연못의 수면 위에 데칼코마니 수채화를 그렸다. 장희자 기자

죽음은 다시 죽을 수 없음으로
영원하다.
이 지상에서
변하지 않는 것은 무엇일까,
영원을 위해 스스로
독배(毒杯)를 드는 연인들의
마지막 입맞춤같이
벚꽃은
아름다움의 절정에서 와르르
무너져 내린다.

종말을 거부하는 죽음의 의식(儀式),
정사(情死)의
미학.                      

(벛꽃,   오세영)

 

덕천서원은 경남 거창군 거창읍 장팔길 594번지에 있다. 망덕산(675) 기슭에 자리 잡고 있으며 앞에 웅곡천이 흐르고 있다. 거창읍내에서 3㎞ 거리인 웅곡마을과 장팔리의 중간 지점에 위치해 있어 상춘객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다장팔리 마을이름은 거창 시내에서 긴 팔리라는 뜻이다. 자연마을로는 웃장팔마을, 곰실마을이 있다. 곰실마을은 곰의 발바닥 모양 같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연못 제방 끝부분에 있는 호산정 주변에도 봄비에 떨어진 벚꽃 잎들로 양탄자를 깔아놓은 듯하다. 장희자 기자

덕천서원은 1979년 호산 이학두 선생이 영천이씨 선조들을 기려 부지 3만3천에 조성하였다. 주변을 둘러싼 풍광이 아름다워 사시사철 꾸준히 사람들이 찾는 곳 중 하나이다. 특히 연못을 둘러싸고 있는 벚꽃이 필 때면 규모는 작지만 물, 나무, 서원의 건물이 어울려 멋진 분위기를 자아낸다경내는 정면 4칸, 측면 1칸 규모의 서원 건물과 성인사(사당), 낭남제, 대앙정(정자), 호산정(정자), 호산 이학두 선생 행적비, 정민공 금성대군 기념탑, 충장공 대전 이선생 기념탑, 연못, 관리사 등으로 이루어져 있다.

대구에서는 88고속도로 광주방향으로 가다 거창 IC에서 내려 거창읍 방향으로 간다. 거창 박물관, 거창 전문대 방향으로 가다 장팔리 쪽 천변을 따라 계속 오르면 덕천서원이 있다.

  상춘객이 벚꽃을  카메라에 담고 있다. 장희자 기자

도로 좌측 웅곡천에는 약수교가 있고 하천을 따라 벚나무 가로수들이 늘어서 있다. 도로 우측 연못 제방 밑으로 난 경사로를 10m 정도 오른다. 우측으로 정민공 금성대군 기념탑과 충장공 대전 이선생 기념탑이 조성되어 있다.

충장공 이보흠(1397~1457)은 호는 대전(大田), 아버지는 부사직 이현보(李玄寶)로 영천시 대전동에서 태어났다. 그는 1429년(세종 11년)에 문과에 급제하고 이어서 집현전 학사로 성삼문 등 후일 사육신 등과 역사 편찬에 종사하여 세종의 총애를 받았다.

1457년 순흥부사에 부임된 후에 순흥에 유배중인 금성대군 이유(李瑜)와 함께 재향품관(在鄕品官)·군사(軍士)·향리(鄕吏) 등 이른바 영남 사인들을 규합했다. 단종 복위를 모의했다는 혐의로 박천에 유배된 뒤 같은 해 10월에 교살됐다. 정조 때 이조판서에 추증됐다.

벚나무 아래서 꽃비를 맞으면서 상춘객이 아기와 벚꽃 놀이를 하고 있는 모습이 정감있게 다가온다. 장희자 기자

좌측으로 계단을 오르면 연못 옆에 충장공 대전 이선생 신도비와 대앙정이 있다. 대앙정 우측으로는 덕천서원이 있다. 서원 뒤편으로 항일문 편액이 달린 출입문이 있고 열고 들어가면 사당인 성인사가 있다.

연못 둘레길을 따라 서원 뒷편으로 가면 낭남제 재실과 그 앞에 낭남처사신도비가 있다. 흰 목련과 자목련 벚꽃이 제실담장 주변을 둘러싸고 있어 서원 건물과 어울러 한 폭의 동양화를 연출한다.

연못 제방 길 끝에는 팔각정으로 지은 정자인 호산정이 있다. 이곳에 올라가 연못 수면위에 비친 반영과 벚꽃 잎들이 떠 있는 봄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뒤편으로는 웅곡천을 따라 심어진 가로수 벚꽃길을 한눈에 바라볼 수 있다.

벚나무로 둘러쌓인 연못 수면위에 떨어진  벚꽃잎들이  봄 정취를 더한다. 장희자 기자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