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공산 청운대, 명품 소나무와 눈꽃의 황홀한 만남
팔공산 청운대, 명품 소나무와 눈꽃의 황홀한 만남
  • 장희자 기자
  • 승인 2021.03.10 10:00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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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7일 꽃샘 추위에 팔공산 청운대의
명품 소나무가 눈꽃과 상고대 꽃으로 단장하고
하늘정원 위로 비로봉까지 흰 옷을 입었다.

 

팔공산 청운대 바위 절벽 위의 소나무에 흰 꽃이 피었다. 장희자기자

정신의 흰 뼈, 겨울 산이 부른다
한치의 흐트러짐도
용납하지 않는 스승
차고 매운 회초리를 들고
어서 오너라, 기다린다
정신줄 놓고 앞만 보고 달리다가
어질어질 코피 쏟으며 고개를 들면
'외롭고 높고 쓸쓸한' 겨울 산이
기다리고 있다
히말라야는 아니더라도
아주 가까이 눈 덮인 겨울 산의
초대에 화답할 때가 온 것이다
다만 등산이 아닌 입산의 자세
누구나 정복해야 할 산은
욕망의 화산이니
설화, 빙화, 상고대가 추우면
나도 춥고
겨울 나목이 배고프고 목마르니
나 또한 고프고 마르고
생의 인감도장을 찍듯이
발자국을 새기며
산 아래의 내가 산꼭대기의 나를
찾아가는 길
입산의 내가 하산의 나를 만나
꺼이꺼이 악수하는 길
영혼의 희디흰 밥,
무욕의 겨울 산이 부른다.       (상고대,   이원규)

 

꽃샘 추위가 위력을 떨친 3월 7일 팔공산 청운대로 올라갔다. 청운대는 경북 군위군 부계면 동산리 산75번지 팔공산 자락에 있는 바위 절벽이다. 청운대는 팔공산 정상 비로봉(해발 1,193m)에서 보면 동산계곡과 치산계곡 중간에 있는 해발 1,122m 위치에 있는 암벽이다이곳에서 흰 면사포를 두른 천년송의 모습과 흰 옷을 입은 팔공산의 모습을 사진기에 담았다. 

정상 근처 수직에 가까운 절벽에는 원효가 수도한 곳이라고 전해지는 원효굴이 있다. 원효굴은 입구의 높이 80, 길이 280로 남쪽을 향하고 있어 여름에는 햇빛이 들지 않고 겨울에는 햇빛이 굴 안까지 든다. 원효의 아명인 서당을 따서 서당굴(誓幢窟)이라고도 불린다. ()의 바닥에는 바위틈에서 솟아난 물이 고여 있다. 원효보다 약 20여 년 앞서 김유신 장군이 삼국통일의 염원을 담아 기도하며 물을 마셨다는 장군수(將軍水)가 있다. 원효굴 바로 옆에는 한 사람이 겨우 앉을 수 있는 좌선대라고 불리는 바위가 있다. 원효대사가 앉아서 수도했다고 전해지는 곳이다.

 
청운대로 가는 동산계곡 도로변 암벽이 고드름으로 풍성하다. 장희자 기자

원효는 일심(一心)과 화쟁사상(和諍思想)을 중심으로 불교의 대중화에 기여한 신라의 고승이다. 원효는 654(무열왕 원년)에 청운대 아래에 오도암(悟道庵)을 창건하고 청운대에서 6년간 머물렀다. 팔공산은 원효의 출생지인 경북 경산 근처에 있어 원효대사와 가장 인연이 깊은 산으로 알려져 있다.

대구에서 79번 국도를 이용하여 팔공산 터널을 통과하고 5분 정도 지나서 동산계곡 이정표를 따라 우회전한다. 분재와 같은 사과나무밭을 지나 동산계곡 길을 따라가면 해발 560m 부근에 오은사 사찰이 보인다. 구부러진 산모롱이 길을 돌고 나면 도로 좌측 편에 제2주차장이 보인다. 동산계곡에서 청운대 가는 길은 2개 코스가 있다. 2주차장에 주차하고 원효 구도의 길을 이용하여 도보로 가는 오도암 코스와 차를 타고 군부대 앞 주차장까지 곧바로 가는 코스가 있다.

 
청운대 주변에서 바위 절벽 위 하늘정원 쉼터가 이국적이다. 장희자 기자

오도암 코스를 이용하여 청운대를 가려면 이곳에 주차하고 도로 건너편에 있는 원효 구도의 길을 따른다. 원효 구도의 길은 군위군에서 2017614일 총사업비 15억 원을 들여 동산리 주차장오도암하늘정원 구간에 원효 구도의 길’ 2거리를 준공하여 개방했다. 오도암 부근에서 나무 데크로 설치한 714계단 오르막길을 오르면 정상 가까이에 원효굴이 있다.

 
비로봉과 동봉가는 전망대에서 바라보이는 바위절벽위의 하늘정원 전망대와 쉼터가 풍경화로 다가온다. 장희자기자

 

동산계곡 제2주차장에서 차를 타고 계속 올라가면 6.8거리의 군부대 앞 주차장에 도착한다. 나무 데크 계단을 150m 정도 오르면 좌측으로는 하늘정원(0.3)으로 이어지고, 절벽 아래로 80m 지점에 원효굴이 있다. 우측으로 청운대 가는 길을 따라 조금 가면 사각형으로 돌담을 쌓아 만든 봉화대가 나타난다. 이곳에서 30m 정도 지나면 바위 절벽 위에 청운대라고 적힌 오석 표지석과 함께 명품 소나무가 나타난다. 좌측으로 비로봉과 송신탑이 보인다. 절벽 아래에는 오도암이 주변 절경과 어우러져 한편의 수묵화로 다가온다.

 
나무에 눈꽃을 피웠다. 뒷편으로 비로봉 송전탑이 보인다. 장희자기자

 

6.25 전쟁 후 팔공산 산성봉에 군사 시설이 들어서고 정상인 비로봉에는 1971418KBS 팔공산 송신소가 개설되면서 일반인의 출입이 제한되었다. 그 후 50여 년이 지난 2009년에 비로봉 정상이 개방됐다.

군위군이, 국방부 및 도립공원과 긴밀하게 협조하여 군부대 주둔으로 일반인 출입이 통제되었던, 팔공산 정상에 2011년부터 2014년까지 4년간 총 30억 원을 투자하여 4700면적에 하늘정원을 준공하면서 데크 로드, 전망대, 둘레길, 쉼터, 야생화 단지, 조형물 등을 조성했다. 하늘정원에서 데크 계단 길을 따라 좌측으로 조금만 가면 동봉, 서봉 가는 길이 나타난다. 하늘정원에서 비로봉까지는 1.58, 동봉(해발 1,167m)까지는 1.99, 서봉(해발 1,150m)까지는 2.32이다. 하늘정원에서 주차장으로 가는 군부대 담벽에는 김수환 추기경의 생가가 그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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