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란 등불로 마중하는 봄, 구례 산수유촌
노란 등불로 마중하는 봄, 구례 산수유촌
  • 장희자 기자
  • 승인 2021.03.11 1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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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수유도, 계곡물도 , 산수유 그림자도 샛 노랗다.
산동면 대표적인 산수유군락지 상위마을에는 100년이상된 산수유나무 2만여그루가 개화하면 장관을 이룬다. 장희자 기자

등불 환히 켜 놓고 걷는 하늘길이다
길 끊긴곳, 빈 공중을 향해 내뿜는
샛노란 물줄기다 절벽 끝까지
몰려와 삐악거리는 저 병아리 떼
산기슭 어디에도
나아갈 길 없다 종종거리며
치마끈 풀어 헤치는 봄, 자궁 속으로
뜨거운 모가지, 처박을 수밖에 없다
무른 버짐 피어오르는 얼굴
 두 손으로 감사 안으며
꽃이여 그만 등불을 꺼라
끝내 네가 되지 못한, 지난겨울의 꿈
산골짜기 시린 물그늘 속으로
조용조용 스며들고 있다 이울고 있다. ( 저 산수유꽃,   이은봉)

 

구례 산수유마을은 전남 구례군 산동면 상관1길 45번지 일대에 있다. 전국 산수유 생산량의 70%가 넘을 정도로 대표적인 산수유마을이다. 약 1000년 전 중국 산둥 지방 처녀가 구례로 시집오면서 가져온 산수유가 퍼져 지금의 산수유나무 군락이 됐다고 한다.

 

상위마을 산유정 정자아래 돌담길과 산수유꽃군락이 어우러져 시골정취를 자아낸다. 장희자 기자

 

이곳은 10여 개의 산수유 군락지 자연부락으로 형성되어 있다. 현천제 저수지에 비친 산수유꽃 반영이 아름다운 현천마을, 수령 천년, 높이 7m, 나무 둘레 4.8m, 산수유 시목(始木)이 자리 잡은 계척마을, 수락폭포 가는 길에 수령 300여 년 할아버지 산수유나무가 있는 달전마을, 산수유꽃 담길이 운치 있는 평촌마을, 산수유 시인 홍준경과 마을 앞 하천변 200여 평 천연 반석이 있는 대음마을, 대음교를 중심으로 2014년 한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마을에 선정된 반곡마을, 상위마을 지나서 한 바퀴 원을 그리면 나타나는 월계마을, 매년 개최하던 산수유 축제 주 행사장과 산수유문화관 뒷편으로는 ‘산동애가’의 안타까운 장면이 남아 있는 상관마을, 전각과 장독대가 인상적인 원좌마을 등이 있다. 마을마다 특징이 있어 산수유 철이면 어느 곳을 둘러봐도 좋다. 산수유 촌을 아우르는 외곽을 따라 한 바퀴 둘러 보는 데는 5㎞ 거리로 도보로는 2시간 정도가 소요된다.

 

대구에서는 88고속도로를 이용하여 남원나들목에서 19번 국도를 이용하여 구례 방향으로 가다가 밤재터널을 지나면 우측으로 계척마을이 보이고 그 아래 현천마을이 있다. 현천마을 앞에서 산동면 소재지 방향으로 진입하면 좌측에 수락폭포 가는 길에 달전마을이 자리를 잡고 있다.

 

상위교에서 서시천 각시계곡을 바라본 모습으로 산수유가 만발하다. 장희자 기자

 

산동면사무소에서 2.6㎞ 정도 진행하면 서시천 건너편에 지리산온천랜드가 보이고 그 앞에 ‘산동면 나들이 장터’ 주차장이 있다. 이곳에서 서시천을 따라 조금 올라가면 평촌교 앞 삼거리가 나타난다. 다리를 건너면 도로를 따라 평촌마을, 대음마을이 형성되어 있다.

평촌교에서 우회전하면 주차장이 있고, 언덕 위에 산수유문화관과 산수유사랑공원이 조성되어 있다. 이곳에서 산수유 축제 주 행사를 개최했다. 주차장 직전에서 좌회전하여 서시천변을 따라 올라가면 하위마을과 상위마을이 나타난다. 상위마을을 지나면 도로 우측으로 산동저수지 아래에 월계마을이 있다.

올해는 코로나 상황으로 축제는 취소되었으나 3월 6~7(토, 일), 13~14(토, 일), 20~21(토, 일) 09:00~18:00 동안 일방통행으로 교통안내 및 통제를 하고 있으며 도로 좌측으로는 주차할 수 있도록 했다. 교통 통제원의 안내에 따르면서 상위교를 건너면 마을회관 앞 주차장이 있다. 이곳에서 언덕길을 오르면 산수정 전망대 부근에 본 주차장이 있다.

 

상위교에서 서시천을 따라 산책로변에 산수유와 계곡물이 어우러저 한폭의 산수화를 연출한다. 장희자 기자

 

주차장 아래에 상위마을의 랜드마크인 돌담길과 어우러진 산수유 포토존이 있다. 산수유축제장에서 이곳까지는 2㎞ 거리이다. 상위마을은 조선 선조 40년 임진왜란 당시 풍수지리설에 오천석의 부유한 터라 하며 홍 씨, 구 씨가 입주하여 마을을 형성하였다. 80여 호까지 번성하였으나 현재는 33호가 남아 있다. 설촌 당시에는 ‘오천석 도장골’이라 칭하였는데 벼슬을 하고 살기 좋은 마을이라 하여 상위로 개칭하여 현재까지 불러오고 있다. 해발 500m 지점에 있어 산수유(15t), 산 약초, 한봉(토종꿀) 특산물이 생산되고 있다. 상위마을 탐방은 상위교에서 출발하여 서시천변 산수유 산책길을 따라가면서 풍부한 수량과 산수유군락이 어우러지는 풍광을 즐길 수 있다.

 

상위마을 북카페 옥상에서 바라본 상위마을이 노란물결을 이루고 있다. 장희자 기자

 

지리산 서부 능선의 준령에서 발원한 계곡물이 상위마을 저수지로 모이고 시사천을 이루어 섬진강으로 흘러들어 계곡을 따라 좌우로는 모두 노랗게 물든 산수유 군락지이다. 계곡길을 따라 산책로를 조성해 놓아서 걸으면 힐링이 된다.

계곡을 따라 계속 올라가면 지리산 만복대와 묘봉재로 이어지는 등산로로 이어진다. 계곡 중간에는 계곡물에 보를 막아서 수영장으로 조성해 놓았다. 수영장 부근에서 좌측으로 마을을 따라 산수유 돌담길을 조성해 놓았으며 양쪽으로는 민박집이 늘어서 있다. 골목길 끝에는 산수유 쉼터를 조성해 놓았다. 노란 등불 같은 산수유에 빠져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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