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 피어날 추억] (51)까치와 까마귀
[꽃 피어날 추억] (51)까치와 까마귀
  • 유병길 기자
  • 승인 2022.02.08 10:00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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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치와 까마귀는 우리주변에서 쉽게 보고 만나는 새이다.
까치는 반가운 새이고 까마귀는 기분 나쁜 새라고 알려져 왔지만,
요즘 농촌에서는 반대로 과일에 피해를 주는 까치가 나쁜 새가 되었다
까치와 까마귀
까치와 까마귀는 사이좋게 살고 있다. 유병길 기자

1950~60년대 봉강리(경북 상주시 외서면)에는 수백 년 된 감나무와 뽕나무가 많았고 논과 밭둑에는 미루나무도 많았다. 미루나무(포플러) 높은 곳에는 천적을 피하려는 까치집이 많이 있었다.

까치집
요즘 까치는 은행나무, 플라타나스나무, 메소포타미아나무 등 높은 곳에 집을 짓는다. 유병길 기자. 

"깍깍" "깍깍" 아침에 까치가 울면 "반가운 소식, 손님 오시려나?" 늘 할머니가 말씀하셨다. 반가운 소식을 알려준다는 까치는 작년에 살았던 집은 그냥 비워두고 매년 까치 부부가 입으로 나뭇가지를 물고가서 이리저리 엉키게 놓으며 튼튼하게 지붕을 덮어서 새집을 지으며 출입할 문을 사방으로 두었다. 작년에 태어나 자라서 결혼한 부부라면 새집을 지어 알을 낳고 새끼를 키우고 싶겠지만, 결혼하여 계속 같이 사는 까치 부부도 매년 새집을 지어 알을 낳는다. 높은 나무에 집을 짓고 사는 까치는 집을 자랑하려는가? 낙엽수, 낙엽 침엽수 높은 나뭇가지에 집을 짓고 겨울에 보여준다.

50년대에는 성냥을 만드는 공장이 확대되면서 성냥개비를 만들려고 미루나무를 사서 베어갔다. 60년대 후반 나무젓가락의 수요가 늘어나면서 시골의 미루나무를 사서 거의 다 베어갔다. 10~15m 되는 미루나무를 베어 넘어트려도 까치집은 완전히 깨어지지 않고 원형을 유지할 만큼 남아 있었다.

까마귀
까마귀의 모습이다. 유병길 기자

"까악" "까악" 아침에 까마귀가 울면 "뒷집 노인, 앞집 어른이 돌아가시려나?" 할머니가 말씀하셨다. 사람들은 까치를 보면 반가워하였고, 까마귀를 보면 재수 없다고 쫓아버리곤 했었다.

까치집은 쉽게 볼 수가 있지만 나쁜 소식을 알려준다는 까마귀는 집도 숨기려고 하는지 까마귀 집은 볼 수가 없었다. 까마귀는 집을 지을 줄 몰라 까치가 살다 버린 집에 알 낳고 새끼를 키운다. 까치가 사는 집을 빼앗아 알을 낳고 새끼를 키운다 등의 말도 들었다.

 

까마귀집
소나무 등 침엽수에 지은 까마귀 집이다. 유병길 기자

 

까마귀집
집을 짓고있는 까마귀. 유병길 기자

까마귀는 사람의 눈에 잘 보이지 않는 사철 푸른 침엽수 높은 곳에 짓는 것을 알았고, 까마귀 집은 지붕이 없어 눈비를 맞는다는 것도 알았다. 어디를 가거나 소나무 전나무 잣나무 높은 가지를 관심 있게 살펴보면 까마귀 집도 볼수가 있다. 최근 두류공원 소나무 가지에서 까마귀가 나뭇가지를 물고가서 집을 짓는 모습도 보였다.

도시 근교나 농촌에서도 까치가 집을 지을만한 큰 나무가 적다 보니 까치가 안전하다고 고압선 전주에 집을 짓게 되었다. 영리한 까치가 사람들이 철근을 넣고 집을 튼튼하게 짓는 것을 보았는가? 나뭇가지로 지을 때는 문제가 없었는데, 철사 조각을 물어다가 튼튼하게 짓다가 보니 합선 사고가 나면서 까치와 한전 직원 간에 전쟁이 난 것이다.

까치는 반가운 새이고 까마귀는 기분 나쁜 새라고 알려져 왔지만, 요즘 농촌에서는 반대로 과일에 피해를 주는 까치가 나쁜 새가 되었다. 가을이면 사과 배 감 농사를 짓는 농업인들은 그물을 치고, 화약을 넣어 공포탄을 쏘고 까치와 전쟁 중이다. 영원한 것 없다는 말과 같이 세월이 지나면서 길조가 흉조로 바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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