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산하] 수도자의 마음으로 김천 수도산을 오르다(2)
[우리 산하] 수도자의 마음으로 김천 수도산을 오르다(2)
  • 이승호 기자
  • 승인 2021.06.12 1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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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흘구곡의 수도계곡에는 용추폭포가 있다.
자작나무 숲을 품은 수도산과 단지봉.

수도자의 마음으로
수도산(修道山)을 오르다(2)

수도산 정상에서 4.5km 거리에 있는 단지봉, 멀리 희미하게 가야산이 보인다. 이승호 기자
수도산 정상에서 4.5km 거리에 있는 단지봉, 멀리 희미하게 가야산이 보인다. 이승호 기자

 

대가천 상류인 수도계곡은 용추폭포를 비롯하여 구비구비마다 독특한 절경의 연속인 수도계곡에는 청암사와 수도암이 있다.

비구니스님들이 있는 고즈넉한 절 청암사. 숲에 싸인듯하다. 이승호 기자
비구니스님들이 있는 고즈넉한 절 청암사. 숲에 쌓인듯하다. 이승호 기자

 

▶청암사(靑岩寺)
수도산을 끼고 있는 증산면은 많은 폭포와 뛰어난 경관은 숨겨놓은 천년의 생태계의 보고(寶庫)라 할 수 있다. 평촌에는 천년의 불심을 이어오는 산사 청암사가 있다. 신라 헌안왕 3년(859) 도선국사가 창건한 유서 깊은 사찰이다. 조선 인조25년(1647) 허정 혜원조사에 의해 제1중창에 이어 여러차례 중창 및 증개축으로 현재의 가람을 갖추었다고 한다.
1711년 경부터 회암 정혜조사에 의해 강원으로서 명성을 날렸으며, 지금은 비구니 승가대학으로 약100여 명의 스님들이 수학하는 조용하고 고즈넉한 청정도량이다.
조선시대에는 인현왕후(1667~1701)가 '기사환국'으로 폐서인이 되어 3년간 머물렸던 곳이다. 이런 연유로 이 계곡에는 '인현왕후 길'이 조성되어 있다.
대적광전의 본존불인 비노자나불좌상(보물 제307호)이 두 손을 모으고 있는 인자한 모습은 보는 이로 하여금 편안함을 준다.
대적광전 앞 마당에 있는 보물 제297호인 동·서 삼층석탑은 통일신라시대 탑으로 군더덕이 없는 간결함이 돋보인다. 관심 있게 보시길 권한다. 사찰 주위는 맑은 물, 깊은 계곡 깨끗한 공기는 찾는 이들에게 청량감을 준다. 20년 이상 전국의 많은 사찰을 다녀 보았지만, 자기 자신을 되돌아보고 성찰할 수 있는 곳이 여기 말고 또 있을까라는 생각이 든다. 아직도 많이 알려지지 않은 곳으로 때 묻지 않은 자연이 압권이다.

국립김천치유의 숲에 있는 자작나무 숲. 이승호 기자
국립김천치유의 숲에 있는 자작나무 숲. 이승호 기자

 

▶김천 자작나무  숲
김천 자작나무 숲은 국립김천치유의 숲에 있다. 자작나무 숲은 강원도 인제가 유명하며, 청도, 청송, 영양 죽파리 자작나무 숲도 있다. 오늘은 김천 수도산과 단지봉에 아래 깊고 깊은 곳에 보석 같이 숨겨 놓은 국립김천치유의 숲에 있는 자작나무 숲이다. 김천치유의 숲 약 50ha 중 약 7ha가 자작나무 숲이다.1995년 조림하여 25년생 청년나무로 크지는 않지만 싱그러움과 순백의 우아한 자태를 뽐낸다. 작나무숲 속에서 산림 치유를 받고 싶다면 국립김천치유의 숲을 이용하면된다. 코로나19로 집콕생활로 인해 쌓인 피로를 해소하기에 그만인 이곳은 자작나무숲 뿐만 아니라 잣나무, 낙엽송 숲이 있고 숲명상길, 데크 산책길, 전망대, 정자가 있어 산책하면서 여가를 즐기기에 아주 좋은 곳이다. 예약 문의: 042 719-4000
주차공간도 없고 입장료도 없다.

무흘구곡 중 제9곡인 용추폭포. 수도계곡에 있다. 이승호 기자
무흘구곡 중 제9곡인 용추폭포. 수도계곡에 있다. 이승호 기자

 

▶용추폭포(龍湫瀑布)
용추(龍湫)폭포는 동해시 무릉계곡, 문경 가은, 경기도 가평, 청송 주왕산, 거창 등 우리나라에 10곳 이상 있다. 용추폭포가 있는 곳은 산 높고 물 맑은 깊은 계곡에 있어 경관이 좋은 곳이다. 한강 정구가 이름 붙인 무흘구곡 중 제9곡인 용추폭포는 수도마을 기기전에 왼편에 있다. 조그마한 주차장과 화장실이 있고 계곡을 건너는 출렁다리도 있다. 높이 약17m로 S자 모양의 좁은 협곡의 바위 절벽 사이로 숨어 있는 듯하다. 힘차게 쏱아지는 물줄기가 장쾌하다. 한 여름에도 추울 정도로 시원한 계곡이다. 여름 피서지로 제격이다.

수도산 정상에서 단지봉 가는 길은 높은 나무 잎과 낮은 식물이 2단으로 녹색 바다를 이루고 있다. 이승호 기자
수도산 정상에서 단지봉 가는 길은 높은 나무 잎과 낮은 식물이 2단으로 녹색 바다를 이루고 있다. 이승호 기자

 

▶나의 등산 코스
낮에는 많이 더우므로 시원한 오전에  갔다가 일찍 오겠다는 생각으로 아침 7시에 출발했다. 고속도로비를 아끼겠다고  고속도로를 이용하지 않고 성주를 경유해서 성주댐을 끼고도는 꼬부랑 길을 따라 갔다. 도로에 차량과 인적은 보이지 않고 증산면을 지나 청암사 입구부터는 포장은 되어 있으나 좁은 도로를 약 8km 이상 계곡을 따라 올라간다. 이 계곡이 한강 정구가 경관 좋은 곳에 이름지어 준 무흘구곡이 있는 수도계곡이다. 아침 9시 수도암 주차장에 도착했다. 없을 줄 알았는데 차량이 몇대 있다. 부지런한 사람들이다. 수도암 법당은 하산하면서 들리기로 하고 절 우측 등산로 들머리로 산을 오른다. 수도산 정상 까지 2.5km러고 표시되어 있다. 초입은 약간 오르막이다. 갈수록 경사도가 급하다. 청암사 가는 이정표를 지나자 나무사이 틈틈이 덕유산 자락이 보인다. 정상 일보 전에 툭 튀어나온 바위에서 유려한 덕유산 자락을 감상 할 수 있다. 눈맛이 시원하다. 출발한지 2시간이 채되지 않아서 정상에 도착했다. 산아래서는 바람이 불지 않았는데 바람이 거세게 분다. 사진 찍기도 쉽지 않다. 치악산 정상 처럼 돌탑이 있다. 가야산, 덕유산, 금오산까지 눈아래 펼처진다. 가슴벅찬 희열을 느낀다. 이 맛에 힘들게 산을 오른다. 바로 내려 갈까 하다가 다시 욕심을 내어본다. 4.5km 떨어진 단지봉까지 가기로 했다. 정상에서 단지봉 가는 길은 암벽등산 수준의 암릉구간이다. 이 구간을 지나면 오르막 내리막이 계속되지만 우측으로 덕유산을 감상하면서 힘들지 않게 단지봉까지 갈 수 있다. 이 코스는 등산객이 많이 없어서 인지 길이 잘 안보이는 구간이 여러곳 있다. 가는 길에는 오른쪽에서 쉼없이 바람이 불어오고 나무는 주로 참나무가 대부분이며 간간이 있는 소나무는 곧 죽을 것 같다. 100년 이내로 우리나라 산에는 소나무가 사라진다는 말이 사실인것 같다. 참나무 밑에는 거웃을 비롯한 음지 식물이 초록의 바다를 이루고 있어 보는 눈이 시원하다. 바위가 아닌 평평한 밭 같은 너른 단지봉 정상이다. 산딸기 나무와 철쭉나무가 사람 키보다 높아 주위 산하가 잘 보이지 않는다. 나무들 사이로는 가야산과 멀리 금오산이 보인다. 하산 길은 임도를 따라 자작나무 숲으로 하산하여 치유센터에서 다시 도로를 따라 약1.5km를 청암사 주차장으로 올라왔다.
오늘도 약 13km 이상을 걸었다.
다리도 아프고 발바닥도 따끔 거리지만 기분 좋은 흡족한 산행이었다고 자평해본다.

폭포와 수림에 쌓인 청암사 입구. 이승호 기자
폭포와 수림에 쌓인 청암사 입구. 이승호 기자

 

tip:
•평촌마을 : 30번 국도에서 수도암 가는 갈림길에 있는 마을이다. 무흘구곡전시관도 있고 김천옛날솜씨마을에서는 민박도 가능하다.
증산수도계곡 캠핑장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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