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산하] 등산길 4.5km 천황산을 오르다
[우리 산하] 등산길 4.5km 천황산을 오르다
  • 이승호 기자
  • 승인 2022.04.01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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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충사와 사자평을 곁들어 볼 수 았다

등산길 4.5km의 천황산(天皇山)을 오르다

밀양 천황산 아래는 진달래가 만개했다. 이승호 기자
밀양 천황산 아래는 진달래가 만개했다. 이승호 기자

 

○억새평원을 품고 있는 천황산(天皇山)
천황산(天皇山)은 경남 밀양 표충사 뒷편에 있는 산이다. 영남 알프스의 중심이라 할 수 있으며 정상은 해발 1,189m의 사자봉이다. 산세가 웅장하며 정상 일대에는 거대한 암벽으로 이루어져 있다. 남쪽 사면은 급경사이며 바위 절벽이다. 바위들의 다양한 모습이 흥미롭고 경이하다. 북쪽은 넓은 고원을 형성하고 있다.
넓은 이곳에는 목장을 했다고 한다. 물론 그전에는 화전민들이 살았을 것이다. 약 2km 거리에는 천황재를 가운데 두고 재약산이 있다. 천황산은 산세가 수려하여 삼남금강(三南金剛)이라 부르며, 인근 일대의 해발고도 1,000m 이상의 준봉들로 이루어진 영남알프스 산군(山郡)에 속하는 산이다.  사자봉, 수미봉, 사자봉, 능동산, 신불산, 취서산으로 이어지는 능선은 드넓은 억새평원으로 가을철 환상적인 억새물결이 장관을 이루는 곳이다.
가을이 아닌 봄에도 많은 등산객들로 붐빈다.
산 아래는 진달래가 만개한 봄이지만 산 정상 부근에는 얼음이 있는 겨울이다.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 봄은 봄인데 봄이 아니다.

밀양 천황산 정상인 사자봉에는 많은 등산객들로 붐빈다. 이승호 기자
밀양 천황산 정상인 사자봉에는 많은 등산객들로 붐빈다. 이승호 기자

 

○밀양을 대표하는 사찰, 표충사(表忠寺)
경상남도 밀양시 단장면 구천리 재약산(載藥山) 아래 있는 사찰이다. 울창한 소나무가 숲을 이루고 있는 입구가 운치 있고 멋스럽다.
사기(寺記)에 의하면 654년(무열왕 1) 원효대사가 창건하고 죽림사(竹林寺)라 했으며, 829년(흥덕왕 4) 인도의 고승인 황면(黃面)선사가 석가모니의 진신사리를 봉안할 곳을 동방에서 찾다가 황록산 남쪽에 오색서운이 감도는 것을 발견하고는 3층석탑을 세워 사리를 봉안하고 절을 중창했다고 한다. 이때 흥덕왕의 아들이 나병에 걸려 전국의 약수를 찾아 헤매다가 이곳의 약수를 마시고 황면선사의 법력으로 쾌유하자 왕이 기뻐하고 대가람을 이룩한 다음 절 이름은 영정사(靈井寺), 산 이름은 재약산으로 바꾸었다고 한다. 임진왜란 때 공을 세운 사명대사의 충혼을 기리기 위해 고향인 밀양시 무안면에 세운 표충사(表忠祠)로 옮기면서 특이하게도 절 경내에 사당이 있다.
중요문화재로는 국보 제75호인 청동은입사향완(靑銅銀入絲香埦)와 보물 제467호인 3층석탑이 있다.
고려시대에 제작된 청동은입사향완은 높이 27.5㎝, 입지름 26.1㎝로 은입사 기법으로 장식된 불교공예품의 하나로 명문이 있는 것으로는 가장 오래되었다. 형태는 넓은 전이 달린 완형의 몸체에 나팔형의 받침을 갖춘 고배형이다. 향완 전체에 문양이 음각되어 있는데 넓은 전에는 일정한 간격으로 범자가 새겨진 6개의 원이 있고 그 사이에 구름무늬가 장식되어 있다.
이 향완은 비례가 이상적일 뿐만 아니라 가는 선과 굵은 선을 이용하여 문양을 적절하게 표현한 것으로 은입사 기법의 정수를 보여주는 뛰어난 작품이다. 표충사삼층석탑은 표충사 대웅전 앞마당에 있다. 통일신라시대 석탑으로 높이 770㎝이다. 이 석탑은 기단이 단층인 점, 옥개석의 층급받침이 4단으로 줄어든 것으로 보아 통일신라시대의 전형적인 석탑양식에서 약간 벗어난 형태임을 알 수 있다.

밀양의 대표사찰 표충사 삼층석탑, 뒤편에 재약산이 보인다. 이승호 기자
밀양의 대표사찰 표충사 삼층석탑, 뒤편에 재약산이 보인다. 이승호 기자

 

○천혜의 비경 영남알프스
영남알프스는 울산, 밀양, 양산, 청도 접경지에 형성된 전체 넓이 약 255㎢이며 가지산을 중심으로 해발 1천m 이상의 9개의 산이 수려한 산세와 풍광을 자랑하며 유럽의 알프스와 견줄만하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대부분 가지산도립공원에 속한다.
9개의 산은 가지산(1,240m), 간월산(1,069m), 신불산(1,158m), 영축산(1,081m), 천황산(1,189m), 재약산(1,108m), 고헌산(1,134m), 운문산(1,188m), 문복산(1,015m)이다.
천황산 정상 사자봉에서는 9개 산이 한눈에 들어온다. 신불산, 간월산, 영축산 정상 부근에는 어찌보면 눈 덮힌 모습의 억새군락지가 보인다. 신비롭다.

천황산 들머리에 있는 웅장한 은류폭포. 이승호 기자
천황산 들머리에 있는 웅장한 은류폭포. 이승호 기자

 

○천황산 등산코스는 들머리로 표충사, 얼음골, 배내골, 흥룡폭포가 있는 홍류동 계곡, 얼음골케이블카를 이용하는 방법이 있다. 가장 편한 방법은 케이블카를 타고 해발 1,000m에 도착 후 능선을 타고 천황산에 가는 길이다. 저희 일행은 표충사 왼쪽으로 출발하여 금강폭포, 한계암, 은류폭포  천황봉 정상인 사자봉에 올랐다. 급경사 길이 4.5km이다. 입구에는 진달래가 만개했다. 금강폭포를 지나 한계암을 지나 은류폭포를 거처 4시간 30분 만에 겨우 천황산 정상인 사자봉에 도착했다. 고생 끝에 낙이 온다는 말이 실감난다. 가지산을 비롯한 영남알프스 9개 봉우리와 넓은 억새고원이 한눈에 들어 온다. 다리는 아프지만 가슴벅찬 희열을 느낀다.  그런데 정상 표지석에는 기념 사진을 찍기 위한 긴 줄이 있다. '지혜로운 사람은 물을 좋아하고 어진 사람은 산을 좋아 한다'는 요산요수(樂山樂水)란 고사성어가 생각났다. 이렇게 일찍 온 사람들이 부렵고 좋은 사람들 같다. 등산로 입구 안내표지판에 있는 서상암은 보지를 못했다. 등산로는 돌길,  데크로드, 등산로를 찾기 힘든 암괴류 지역, 조릿대 군락, 진달래 군락, 억새군락지 등 다양하게 나타난다. 거창 비계산 오르는 길과 흡사하고 가파르고 힘든다. 비계산은 2km를 오르나 이 산은 배가 넘는 4.5km이다. 은빛으로 바다를 이룰 올 가을에는 케이블카를 이용해야겠다.

천황산 정상에서 본 영남알프스의 산들과 억새군락지. 이승호 기자
천황산 정상에서 본 영남알프스의 산들과 억새군락지. 이승호 기자

 

tip:
•얼음골케이블카비는 성인 15,000원이다. 왕복 요금이다. 편도는 없다.
•표충사 입장료는 성인 3천원, 주차료는 2천원이다.
•24번 국도에서 갈라져 표충사 가는 길에는 수 많은 식당이 다양한 메뉴를 선보인다.

천황산 남쪽은 천애의 단애로 바위 절벽으로 이루어져 있다. 이승호 기자
천황산 남쪽은 천애의 단애로 바위 절벽으로 이루어져 있다. 이승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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