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산하] 너른 들판에 우뚝선 의성 다인 비봉산을 오르다
[우리 산하] 너른 들판에 우뚝선 의성 다인 비봉산을 오르다
  • 이승호 기자
  • 승인 2022.03.18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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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곡사, 적조암, 효천지를 품은 다인 비봉산

 

의성군 다인면 비봉산 정상에서 보이는 다인, 안계의 넓은 들판. 이승호 기자
의성군 다인면 비봉산 정상에서 보이는 다인, 안계의 넓은 들판. 이승호 기자

 

○의성군 다인면 비봉산
봉황이 나는 형국의 산인 비봉산(飛鳳山)은 전국적으로 많으며 모노레일 타고 오른 제천 비봉산, 의성 춘산 비봉산, 청송 비봉산, 상주 비봉산에 이어 이번에는 의성군 다인면에 있는 비봉산을 찾았다. 의성군에는 비봉산이 두 곳에 있다. 금성산과 함께 있는 춘산 비봉산(670.5m)은 금성산(531m) 보다 높으나 금성산의 명성에 가리져 잘 알려지지 않은 산이 있고, 오늘은 다인면에 있는 비봉산이다. 

다인 비봉산 북쪽을 유유히 흐르는 낙동강. 이승호 기자
다인 비봉산 북쪽을 유유히 흐르는 낙동강. 이승호 기자

 

○동물의 위(胃) 처럼 구불구불한 위천

낙동강이 태백에서 남쪽으로 흐르다가 안동에서 삼강까지 서쪽으로 흐르는 구간 끝 부분에 위치하고 있다. 낙동강 건너편은 예천군이다. 다인 비봉산은 해발 579.3m로 높지 않은 산이지만, 논이 많은 지역인 비안, 안계, 다인, 예천 지보면 일대에서는 유독히 우뚝 솟은 산으로 이 일대 어느 방향에서도 잘 보이는 산이다. 북서쪽은 낙동강이 흐르고 남쪽에는 위천이 흐르는 지역에 위치하고 있다. 의성군은 산이 많은 지역이라 논이 많지 않으리란 상상은 이 지역에서는 기우에 지나지 않는다. 낙동강 지류인 위천은 의성군 춘산면 매봉에서 출발하여 군위군 삼국유사면, 의흥, 군위읍, 소보, 의성군 비안, 안계, 단북, 다인 지역을 지나며 서북 방향으로 흐른다. 동물의 위(胃) 처럼 구불구불하게 110km를 달려 상주시 중동면 우물리에서 낙동강에 합류하는 천(川)이다. 위천은 통과하는 이들 지역의 핏줄이며 생명줄이다. 억겁의 시간 동안 위천이 만든 결과물이 이 지역의 넓고 많은 논이다. 이 지역은 품질이 좋은 쌀이 많이 생산되며 '안계쌀'이 대표적이다. 너른 들판 덕분에 다인 비봉산은 더 높고 고귀한 봉황 같이 보인다.

비봉산 솔숲속에 안긴 고즈넉한 사찰 대곡사. 이승호 기자
비봉산 솔숲속에 안긴 고즈넉한 사찰 대곡사. 이승호 기자

 

○고즈넉한 사찰 비봉산 대곡사(大谷寺)
비봉산 입구에는 천년고찰 대곡사가 있다. 비봉산은 고려 이전에는 태행산(太行山), 조선에서는 자미산(紫薇山)이라고 하였다. 1368년(공민왕 17) 인도승 지공(指空)이 창건하여 대국사(大國寺)라 하였다. 대곡사에서 약 1㎞ 산 위쪽에 근래에 중수된 진영각(眞影閣)이라는 암자가 있는데, 이곳이 바로 대곡사가 창건된 자리라고도 한다. 이 절에는 지공·나옹(懶翁)·무학(無學)·서산(西山)·사명(四溟) 등 10여 명의 고승 진영을 봉안하고 있다고 한다. 절에서 왼쪽으로 1.2km 오르면 고즈넉한 적조암이 있다. 이 곳에는 사대부집 사랑채 같은 건물인 봉황이 머문다는 뜻을 가진 구포루가 있다. 구포루에서 바라보는 전망은 일품이다. 이 절은 노무현 전대통령이 고시공부를 했던 곳이라고 한다. 주위에 소나무가 많아서 분위기 좋고 조용하고 한적한 사찰이다.

봉황이 날아가는 형국의 산인 의성군 다인 비봉산 원경. 이승호 기자
봉황이 날아가는 형국의 산인 의성군 다인 비봉산 원경. 이승호 기자

 

○의성 다인 비봉산 등산코스
이 산의 등산코스는 주로 죽림리에서 오르는 길과 대곡사에서 오르는 등산로를 이용한다. 저희 일행은 대곡사 앞 주차장에 주차 후 절 왼쪽 적조암 임도를 들머리로 →1.2km 적조암→1.6km 정상→천양지 방향→3.2km 대곡사로 순환 했다. 정상적인 거리는 6km이나 하산길에는 등산로를 찾을 수 없어 낙동강까지 갔다가 마을로 되돌아서 절에 도착했다. 8km 이상 걸었다. 힘들지 않은 등산길이며 수림은 낮은 곳에는 소나무가 제법 있으나 정상 가까이는 참나무류의 잡목이 대부분이다. 정상에는 평평한 바위로 이루어져 있고 불조심 감시초소와 헬기장이 있을 정도로 넓다. 정상에서는 다인, 안계 방면의 많은 논과 저수지가 그림처럼 보인다. 가장 큰 저수지인 효천지를 위시한 수많은 저수지가 고기 비늘 같이 반짝인다. 멀리 학가산과 경북도청의 아파트군, 실핏줄 같은 낙동강이 그림 같이 펼쳐진다. 시원하고 장쾌하다. 온 들판이 황금빛으로 물드는 가을에 한번 더 오기로 기약해본다.

의성군 다인 비봉산 정상에서는 학가산을 포함한 아름다운 산하가 펼쳐진다. 이승호 기자
의성군 다인 비봉산 정상에서는 학가산을 포함한 아름다운 산하가 펼쳐진다. 이승호 기자

 

tip:
•주위에 가 볼 만한 곳은 예천 회룡포, 하회마을, 삼강주막이 있다.

•의성 다인 비봉산 아래에는 효천지오토캠핑장이 있다. 부대시설이 잘 갖추어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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