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산하] 조망이 좋은 수도지맥의 비계산을 오르다
[우리 산하] 조망이 좋은 수도지맥의 비계산을 오르다
  • 이승호 기자
  • 승인 2022.03.14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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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두산 천지를 닮은 거창 가조에 있는 비계산

 

비계산 돌탑봉에서 본 백두산 천지를 닮은 가조. 이승호 기자
비계산 돌탑봉에서 본 백두산 천지를 닮은 가조. 이승호 기자

 

○닭이 나는 형국의 비계산(飛鷄山)
봉황도 아니고 학도 아닌 닭이 나는 형국의 산이 비계산이다. 나는 형국의 산은 의성 비봉산, 제천 비봉산, 청송 비봉산, 상주 비봉산, 포항 비학산에 이어 비계산을 찾았다. 이 산은 경남 거창군 가조면과 합천군 가야면 경계에 있는 산이며 수도지맥에 우뚝 솟아 있다. 산 정상은 칼날 같이 날카로운 능선이 뻗어 전사면이 급경사의 단애를 이루고 있어 전망은 좋으나 위태롭다. 동쪽에서 발원하는 물은 가야천의 지류인 산천으로 흘러들고, 서쪽에서 발원하는 물은 가천의 지류인 고견천으로 흘러든다. 이 산은 거대한 암봉이 아슬아슬하게 노출되어 있고, 곳곳에는 장대한 암벽으로 이루어져 있다. 맑은 물이 흐르는 계곡이 발달했으며 소나무와 잣나무는 낮은 위치에 있고 위쪽은 참나무류가 대부분인 잡목이 울창하다. 광대고속도로(구 88고속도로)가 동맥처럼 마을 가운대를 가로지르고, 남서쪽 산 아래는 소규모의 저수지들이 많이 형성되어 있고 협소한 지역이지만 나름 논이 많아 풍요롭고 그림 같이 아름다운 지형의 거창군 가조면이다.

가조 비계산 정상에서 본 아름다운 골프장과 오도산 등 산하. 이승호 기자
가조 비계산 정상에서 본 아름다운 골프장과 오도산 등 산하. 이승호 기자

 

○백두산 천지를 닮은 거창 가조면
백두산 천지를 빼닮은 거창 가조의 아름다움에 반하여 미녀봉, 우두산, 장군봉, 보해산에 이어 비계산을 찾았다. 가조 들판이 백두산 천지요 둘려친 산들이 백두산 천지 주위 산과 빼닮은 지형이다. 북쪽 비계산→두무산→오도산→미녀봉→유방봉→박유산→금귀산→보해산→장군봉→의상봉→우두산→비계산이 둥근 가락지 형국으로 백두산 천지와 흡사하다. 그래서 가조에는 백두산천지온천이 있다. 동쪽에는 오도산, 미녀봉(문재산)이 있고, 서쪽에는 우두산있고 북쪽에는 비계산이 있다. 여기에 있는 산의 정상에서 보이는 경관이 너무 아름답고 빼어나 이백의 산중문답의 한 구절인 '인간 세상이 아닌, 경험하지 못한 새로운 별천지'를 뜻하는 '별유천지비인간(別有天地非人間)'이란 표현이 어울린다.

비계산 정사에서는 가야산과 수도지맥의 수도산도 보인다. 이승호 기자
비계산 정사에서는 가야산과 수도지맥의 수도산도 보인다. 이승호 기자

 

○수도지맥(修道枝脈)의 중심 비계산
수도지맥(修道枝脈)은 백두대간 대덕산(1,290m)에서 삼도봉(1,250m)→1,180m봉에서 남동쪽으로 분기해서 황강과 감천, 회천의 수계를 경계 지으면서→수도산(1,317m)→단지봉(1,326m)→남산(1,113m)→우두산(1,046m)→비계산(1,136m)→오도산(1,120m)→토곡산(644m)→만대산(688m)→필봉(330m)→성산(205.7m)을 거쳐 황강과 낙동강 합수점에서 그 맥을 다하는 도상거리 105.8km의 산줄기에 인기 있는 수도산이 있어 수도지맥이라 한다. 수도지맥 동북쪽은 감천이 동남쪽은 대가천의 지류인 회천, 서쪽으로는 황강이 발원하여 흐른다. 수도지맥이 지나는 행정구역은 경북 김천시, 성주군, 고령군과 경남 거창군, 합천군을 통과한다.

수도산 정상에서 만난 포항에서온 아모르산악클럽(대장 김병열)의 활기찬 모습이 부려웠다. 이승호 기자
수도산 정상에서 만난 포항에서 온 아모르산악클럽(대장 김병열)의 활기찬 모습이 부러웠다. 이승호 기자

 

○거창 비계산 최단 등산코스
비계산 등산로는 거창휴게소을 중심으로 우측에서 좌측으로 혹은 좌측에서 우측으로 순환하는 코스가 있고 또 다른 코스는 우두산에서 마장재를 거쳐 오르는 길이 있다. 저희 일행은 거창휴게소 우측 대학동저수지에 출발하여 정상→돌탑→휴게소 좌측으로 약 6km를 순환했다. 누군가가 산을 오르는 일은 우리 인생사와 흡사하다고 했던가. 입구에서 합천 정상까지 약 2km 구간은 경사도 약 6~70도가 넘는 짧은 번개표시 같은 길로 잠시 옆으로 가는 길 없이 쉬지 않고 지그재그로 올라야한다. 기자가 올라본 등산로 중 가장 힘든 코스였다. 산 정상에서 만난 포항에서 온 아모르산악회(대장 김병열) 회원들의 활기찬 모습이 부러웠다. 힘든 만큼 얻는 보람도 크듯이 정상에 오르면 가야산, 수도산, 단지봉, 우두산, 오도산, 보해산 등 아름다운 산하가 파로라마처럼 거침없이 펼쳐진다. 모든 피로는 사라지고 벅찬 희열을 느낀다. 고생끝에 낙이 온다는 인생사와 같다는 말에 동감한다. 정상에는 바로 붙은 암릉에 표지석이 합천(1125.7m)과 거창(1136m) 두개가 있다. 이런 산은 가야산(합천, 성주), 학가산(안동, 예천) 면봉산(영천, 청송)도 정상에 표지석이 두개 있다. 경관은 두 곳 모두 좋으나 합천 정상이 더 좋다. 생소한 장면은 오도산 방면에 보이는 골프장이다. 겨울임에도 누렇게 익은 가을 들판의 계단식 논 같은 모습이다. 특이한 사항은 모든 산 등산로 입구나 산에는 절이나 암자가 있는데 비계산에는 없다. 하산길도 오르는 길과 흡사하여 많이 힘이 든다. 더 어렵고 위험한 코스는 갈림길에서 400m 거리에 있는 돌탑(돌탑봉)이다. 거의 모든 구간이 암릉구간으로 암벽등산 같다. 등산로도 제대로 보이지 않고 위험함으로 가지 않기를 권한다. 오늘 산행은 너무 힘들어서 체력이 고갈되었다. 빨리 귀가해서 푹 쉬고 싶다.

비계산 정상 능선은 온통 바위로 이루져 있어 위험하지만 조망은 좋다. 이승호 기자
비계산 정상 능선은 온통 바위로 이루져 있어 위험하지만 조망은 좋다. 이승호 기자

 

tip:
•식사는 백두산천지온천이나 해인사 입구 식당에서 해결 할 수 있다.

비계산 정상에는 표지석이 두개 중 합천군 표지석. 이승호 기자
비계산 정상에는 표지석이 두개 중 합천군 표지석. 이승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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