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산하] 하늘이 만든 천생산(天生山)을 오르다
[우리 산하] 하늘이 만든 천생산(天生山)을 오르다
  • 이승호 기자
  • 승인 2022.05.02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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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녹색사관학교 야외체험학습 동행 취재記-

[우리 산하] 하늘이 만든 천생산(天生山)을 오르다

사방이 깍아지른 절벽으로 이루어진 구미 천생산. 이승호 기자
사방이 깍아지른 절벽으로 이루어진 구미 천생산. 이승호 기자

 

숲에서 놀며 배우는 대구녹색사관학교(교장 조선희) 생도들의 올해 첫 야외현장학습으로 구미 천생산성 유아숲체험장에서 숲놀이와 천생산 등산을 다녀왔다. 맑은 공기에 춥지도 덥지도 않은 날씨는 생도들과 야외활동하기에 최적이었다.

천생산성 유아숲체험원에서 꽃다발 만들기 체험 후 기념촬영. 이승호 기자
천생산성 유아숲체험원에서 꽃다발 만들기 체험 후 기념촬영. 이승호 기자

 

천생산(天生山)은 구미시 신동, 황산동, 금전동, 장천면에 걸쳐 있는 산이다. 해발 407m로, 동쪽에서 보면 산의 형상이 하늘 天자로 보인다.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산의 대부분은 산봉우리가 뾰족한 삼각형을 이루고 있으나 천생산은 특이하게 정상이 일자형으로 모습을 하고 있어, '하늘이 만든 산'이라 하여 천생산(天生山)이라 불린다. 산 정상이 일(一)자임으로 일자봉이라고 하며 사방이 급경사의 절벽으로 이루어져 있어 병풍산이라고도 한다. 금오산성과 더불어 낙동강을 끼고 동서로 마주하면서 유학산, 가산산성으로 연결되는 이 지역의 산세는 예로부터 군사적으로 중요한 역할을 했던 산이었다. 

임진왜란 때 홍의장군 곽재우의 전설이 전해오는 천생산 미덕암. 이승호 기자
임진왜란 때 홍의장군 곽재우의 전설이 전해오는 천생산 미덕암. 이승호 기자

 

임진왜란 때는 홍의장군 곽재우가 이 산에서 왜군에게 포위되었을 때 왜군은 산에 물이 없으면 항복할 것이라 생각할 때 사방이 확 트인 미덕암(米德巖)에서 말등을 쌀로 씻는 행동을 하자 왜군들은 쌀을 물로 알고 이 산성에는 물이 풍부하다고 판단하고 물려 났다고 한다. 쌀 덕분에 왜적을 물리쳤다고 하여 미덕암이라 한다. 미덕암은 우리나라 산에 많이 있는 사찰의 암(庵)자가 아니고 절벽 위에 솟은 큰 바위이다.

선생님들에게 줄 꽃다발 만들기에 집중하는 대구녹색사관학교 생도들. 이승호 기자
선생님들에게 줄 꽃다발 만들기에 집중하는 대구녹색사관학교 생도들. 이승호 기자

 

우리 일행은 오전에  유아숲체험원에서 한국생태문화협동조합(이사장 이은숙)에 의뢰하여 숲놀이체험을 시간 가는 줄 모르게 신나게한 후 오후에 산을 올랐다. 알찬 프로그램으로 흥미있게 이끌어 준 경상북도환경연수원 숲2기 동료이자 동기인 한국생태문화협동조합 이은숙 이사장과 열심히 진행을 해준 이영순 숲해설가에게 감사드린다.

구미 천생산 정상에서는 낙동강과 구미시가지 금오산 등 온 산하가 시원하게 보인다. 이승호 기자
구미 천생산 정상에서는 낙동강과 구미시가지 금오산 등 온 산하가 시원하게 보인다. 이승호 기자

 

천생산은 검성지, 인동중, 낙수지 등 여러 방향으로 오를 수 있다. 우리 일행은 유아숲체험원에서 출발하였다.
약 1.7km의 등산로를 힘들게 올라 정상에 서면 구미 시내, 낙동강, 금오산과 너른 들녘 등 온 산하가 막힘 없이 보이는 장쾌함을 맛볼 수 있다. 오르는 길에는 거북바위와 곳곳에 벌집 같이 생긴 바위와 진안 마이산 같이 콘크리트를 쏟아 부은 듯한 모습의 '역암'도 보인다. 생도들이 신기해 하는 모습이 재미있다.  천생산 위에는  천생산성이 있고 아래는 유아숲체험원이 있어 어린이 동반 숲체험과 가벼운 등산, 삼림욕 또는 트레킹하기에 좋은 산이다.

해맑고 순수하고 똑똑한 대구녹색사관학교 생도들. 이승호 기자
해맑고 순수하고 똑똑한 대구녹색사관학교 생도들. 이승호 기자

 

놀란 일도 있었다. 일정 마치고 출발하려고 인원 파악을 하니 생도 4명이 없다. 산 정상까지는 같이 갔다. 어떻게 할지 난감했다. 도시 근교의 모든 산은 등산로가 여러 곳이 있다. 천생산도 마찬가지다 하물며 20번 이상을 천생산에 왔다고 자랑하는 사람도 길 안내를 못 할 정도로 길이 여러 갈래가 있다. 이렇게 복잡한 등산 길이므로 생도들이 내려오는 길을 잃은 것 같다. 30분을 기다려도 오지 않는다. 전화를 할 수도 없다. 생도들은 전화기가 없다. 체험학습 하는 날은 버스에 승차하는 즉시 핸드폰을 수거한다. 분실 우려와 학습에 집중하기 위함이다. 또 다른 이유는 하루만이라도 핸드폰을 접하기 않기 위해서다. 행사를 기획하고 진행하는 교감으로서 난감하다. 119에 신고를 해야하나 하고 있을 때 생도 4명이 길을 잃었다며 허겁지겁 왔다. 얼마나 반가운지 모른다. 전국의 많은 곳을 다닌 덕에 올라간 방향을 찾아온 것 같다. 똑똑한 생도들이다.
다소 힘들고 당황한 하루였지만 생도들과 함께 야외체험활동을 함에 큰 보람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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