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백두대간수목원 탐방
국립백두대간수목원 탐방
  • 김채영 기자
  • 승인 2022.08.11 17:00
  • 댓글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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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은 꽃대로
호랑이는 호랑이대로
김채영 기자
김채영 기자

여름의 종지부를 찍듯이 입추 다음 날에 피서를 갔다. 경북 봉화군 현동 계곡에서 빗속 야영을 했다. 캠핑장비가 얼마나 잘 만들어져 나오는지 2박을 하는 동안 물 한 방울 스며들지 않았다. 잠시 아날로그의 시간으로 회귀하여 일상을 잊고 지냈다. 다슬기가 훤히 보일 정도로 맑디맑던 계곡물이 황토색으로 불어나 요란한 소리를 내지르며 흘러가는 것도 하나의 구경거리였다. 젊은이들 어법대로 비멍·물멍하며 함께 즐기던 일행은 바로 돌아가고 우리는 백두대간수목원에 들렀다.

김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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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치는 경북 봉화군 춘양면 춘양로 1501, 운영 시간 3~10월 09:00~18:00, 11~2월 09:00~17:00, 월요일, 1월 1일, 설·추석 휴관이며, 입장료는 성인 5000원, 청소년 4000원, 어린이 3000원,  20인 이상 단체 성인은 4,000원, 트램 이용료 성인 1500원, 어린이 및 청소년 1000원이다.

며칠 내린 폭우로 불어난 물과 산자락에 걸쳐진 운무가 수목원의 운치를 더해주고 있었다. 강원도 영월 쪽에서 내려오는 물줄기와 봉화 물야면 방향에서 내려오는 물줄기가 만나 거친 숨소리를 토하며 흘러가는데 그 또한 볼거리가 되기 충분했다. 무더운 여름을 보내느라 지쳐있는 심신을 말끔히 씻어주는 것 같았다. 입장권을 내고 들어서다 우산꽂이에 눈이 갔다. 수목원 측에서 우산 없는 탐방객을 위해 비치해둔 것이다. 세심한 배려에 미소가 절로 나왔다.

김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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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종 꽃들의 눈요기도 호강이지만 은은한 백합의 향기가 후각을 자극하는데 그야말로 호사가 따로 없었다. 백합은 종류도 다양했다. 대부분 면식이 있었지만 일면식이 없는 꽃들도 있었다. 이름표 덕분에 궁금증은 즉시 해결됐다. 사진을 찍으며 걷는 탐방로도 좋다. 그러나 다리에 무리를 느끼는 노약자라면 트램을 이용하는 방법도 있다. 우리는 몇 십 년의 등산 이력이 말해주듯 걷기에 최적화가 된 몸이라 느릿느릿 즐기면서 걸었다.

김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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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두산호랑이의 보금자리 「호랑이숲」으로 갔다. 백두산호랑이는 현재 중국 북부 만주 및 러시아 연해주 시호테알린 산맥 일대에 서식하는 호랑이 아종(亞種)으로서 시베리아호랑이, 아무르호랑이라고도 불리며 고양이과 동물 중 가장 큰 동물로 여겨지는 종이다. 우리 땅에서 사라진 지 100년 된 멸종위기 종 백두산호랑이의 종 보전과 백두산호랑이의 야생성을 지키기 위해 자연서식지와 유사한 환경을 조성하고 종 보전과 체계적 관리를 위한 지속적인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우리 조상들에게 호랑이는 무서움의 대상이면서 한편으로는 경외 받는 동물이었다. 그래서 호랑이를 ‘산군’ 즉, 숲의 주인이라 칭하며 숭배해왔다. 이렇게 우리는 먼 옛날부터 호랑이에 대한 관심을 이어가고 있다. 88올림픽에서는 국민응모 1위로 호랑이가 뽑혀 올림픽 마스코트로 선정되었었다. “한반도의 모양은 호랑이가 포효하는 모습이다”, “국민성이 호랑이의 기상을 닮았다”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우리 생활 곳곳에서 사랑받는 호랑이임이 증명된다.

김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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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설사 이진기(청주)씨로부터 국립백두대간수목원의 자랑인 백두산호랑이에 대해 들었다. ‘한청’은 2005년 5월 8일 생 암컷으로 호랑이숲 안방마님이다. 강한 여자지만 수줍음도 보여주는 팔색조 매력의 소유자다. ‘우리’는 2011년 9월 23일 생 수컷인데 다툼과 투쟁을 싫어하는 평화주의자지만 ‘한청’에겐 장난꾸러기다. ‘한’은 2013년 10월 29일 생 수컷으로 가장 뛰어난 야생 본능을 가졌으며 머리도 크고 식욕도 뛰어난 건강한 대식가 호랑이다. ‘도’는 2013년 10월 29일 생 암컷이며 조심성이 많고 소심하지만 가장 뛰어난 미모를 자랑하는 미스호랑이로 불린다. ‘한’과 ‘도’는 남매다. 막내인 두 살배기의 ‘태공’과 ‘무궁’도 남매다. 현재 이곳에 서식하고 있는 호랑이는 총 여섯 마리다.

주로 닭고기와 소고기를 먹는다. 하루에 약 3~5kg 정도의 고기를 섭취하는 대식가들이라고 한다. 호랑이의 줄무늬는 사람의 지문과 같은 역할을 하고 있다. 육식 동물인 호랑이가 가끔 풀을 뜯기도 하는데 이는 입으로 털갈이를 하는 중에 털이 목에 걸리거나 속이 안 좋을 때 소화시키기 위해서 일부러 풀을 삼켜 같이 토해낸다고 한다. 호랑이들에게도 그들만의 노하우가 있다고 할까. 나름대로 터득한 삶의 지혜가 엿보이는 대목이다. 

김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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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랑이도 제 말하면 온다고 했던가. 막내 호랑이 ‘무궁’에 대한 해설사의 이야기를 듣고 있는데 그야말로 부른 듯이 안전철망 근처까지 어슬렁거리며 내려왔다. 호랑이를 근접 촬영할 수 있는 행운이 주어진 것이다. 마치 스타의식이 있는 배우처럼 여러 포즈를 취하는 모습에서 맹수란 사실을 잊었다. 두 살이라도 몸집은 육중했는데 귀엽고 사랑스럽기까지 했다. 흔히 볼 수 없는 다양한 꽃도 구경하고 호랑이도 만날 수 있는 백두대간수목원, 한번쯤 찾아보면 좋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