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꽃이 보내는 속보
참꽃이 보내는 속보
  • 김채영 기자
  • 승인 2022.04.19 11:04
  • 댓글 1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김소월의 진달래도 울고 갈
비슬산 정상에 만발한 진달래
김채영 기자

 

훌륭한 질서는 만물의 기초가 된다는 말이 있습니다. 온갖 꽃들의 향연 속에서 질서를 생각해봅니다. 먼저 핀 꽃은 뒤에 따라올 꽃을 위하여 순순히 자리를 양보합니다. 느닷없이 닥친 코로나19, 거리두기 해제가 되었으니 내남없이 어디로든 떠나고픈 마음일 테지요. 이때 만발한 참꽃 군락지 대구 비슬산으로 올라보는 것은 어떨까요. 양보를 미덕으로 삼는 꽃은 오래 기다려주지 않는다는 사실을 명심하면 좋겠습니다.

 

김채영 기자

 

비슬산은 그 모습이 거문고와 같아서 붙여진 이름이라는군요. 유가사 초입에 마련돼 있는 주차장에 차를 세워두고 오르기 시작했습니다. 유가사 일주문을 지나며 길가에 핀 노란 괴불주머니 꽃의 환영 인사를 받았습니다. 그 곁에 납작 수그린 민들레는 언제 봐도 겸손의 자세를 일깨워줍니다. 산을 오르는 일이야말로 겸손한 마음가짐이 필수일 것입니다. 젊다고 자만하거나 건강하다고 확신한 나머지 뜻하지 않은 사고를 유발할 수도 있으니까요.

 

김채영 기자

 

무릇 세상사가 그렇지 않던가요. 아무리 사소한 것도 그 정점에 닿는 길은 멀고 험하잖아요. 공영주차장에서 비슬산 최고봉인 천왕봉(1,084m)까지 오르는 데 무려 2시간이나 걸렸습니다. 도중에 ‘도통바위’라는 팻말을 보고 잠시 들렀을 뿐 그야말로 쉼 없는 거북이걸음으로 인내심을 발휘했습니다. 삶이 팍팍할 때일수록 마음의 근육을 키우는 것이 중요하다고들 하지요. 이때의 한 걸음은 곧 기도가 되기 충분한 수양의 길이 아닐까 싶습니다.

 

김채영 기자

 

정상까지 가는 등산로는 몇 가지 방법이 있을 것입니다. 산길 걷기에 무리가 되는 분들은 소재사 방향에서 전기차 또는 투어버스를 이용하면 대견사까지 한결 수월하게 오를 수 있다고 합니다. 그래선지 참꽃군락지 부근에 연세 지긋한 부모님과 동행한 상춘객들이 많이 눈에 띄었습니다. 참고로 전기차 대인 요즘은 5,000원 소인 3,000원이고 투어버스는 대인 4,000원 소인 2,000원임을 알려드립니다. 아무튼 눈부신 꽃길이 걷고 싶다면 서두르시기 바랍니다. 

 

김채영 기자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