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지하철 2호선의 접근성 좋은 등산로, 궁산(弓山)에 오르다
대구지하철 2호선의 접근성 좋은 등산로, 궁산(弓山)에 오르다
  • 최종식 기자
  • 승인 2023.04.08 22:56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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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발 251m 높이에 2.3km 1시간 거리
천혜의 절벽을 타고 오르며 뛰어난 조망
고대와 현대가 공존하는 풍경
등산로 왼쪽에 위치한 금호적벽의 수려한 풍경과 그 옆의 이락서당이 멀리 보인다. 최종식 기자
등산로 왼쪽에 위치한 금호적벽의 수려한 풍경과 그 옆의 이락서당이 멀리 보인다. 최종식 기자

화창한 봄날을 틈타 대구광역시 달서구 파호동에 위치한 궁산에 올라 보면 어떨까. 군데군데 피어있는 진달래가 예쁘고 등산 내내 펼쳐지는 아름다운 주위 풍경에 매료되어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을 것이다. 

궁산(弓山)은 글자 그대로 활 모양의 산이란 뜻이다. 등산로 입구에서 서재리 뒷산 정상까지의 산의 모양이 활처럼 굽어 있고 정상에서 계명대학교 방면으로 뻗은 산줄기가 화살 모양이라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궁산은 접근성과 조망이 일품이다. 대구지하철 2호선 강창역에서 내려 서쪽으로 10분 쯤 걸어가면 강창교가 나온다. 강창교 입구에서 오른쪽 계단 아래 깨끗하게 단장된 이락서당이 있는데 그 뒤로 등산로가 나 있다. 

잘 정비된 등산길의 모습.  최종식 기자
잘 정비된 등산길의 모습. 최종식 기자
입구에 마련된 첫번째 이정표. 최종식 기자
입구에 마련된 첫번째 이정표. 최종식 기자

궁산은 해발 251m이고 입구 이락서당에서 정상까지 약 2.3km이며 일반 등산객이라면 1시간  정도 걸으면 정상에 오를 수 있다. 노약자나 어린이인 경우도 2시간이면 충분하다. 

등산 내내 탁 트인 금호강변의 수려한 풍경을 만끽하며 주위의 물 문화관인 디아크, 대나무숲, 다사읍 전경, 세천 공단, 대구순환고속도로, 마천산 등을 두루 구경할 수 있어 여느 등산지와는 달리 지루함을 잊는다. 중간에 운동 시설까지 마련되어 있으니 금상첨화다. 

길을 오르다 보면 바닥이 퇴적암인 역암층이 계속 연이어 나타난다. 아마 이 곳이 먼 옛날 백악기쯤에도 커다란 강변이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아이들과 함께 오르면 과학의 기초 상식까지 공부할 수 있겠다. 

입구의 이락서당은 오른쪽으로 아름다운 천혜의 절벽인 금호절벽을 끼고 있어 이 곳에서 공부한 당시 학동들이 호연지기를 연마하는 데 큰 역할을 한 것으로 여겨진다. 이락서당의 이름은 당시의 금호강과 낙동강의 첫 자를 따서 지었다고 한다. 금호강을 ‘이수’라 했고 낙동강을 ‘낙강’이라 했으니 말이다.

새롭게 단장한 이락서당의 아름다운 모습이다. 최종식 기자
새롭게 단장한 이락서당의 아름다운 모습이다. 최종식 기자

이락서당은 조선 정조 때, 인근 대구, 달성, 칠곡 등에서 성주 도씨, 밀양 박씨, 순천 박씨, 달성 서씨, 일직 손씨, 광산 이씨, 광주 이씨, 전의 이씨, 함안 조씨 등 9개 문중에서 교육을 통한 인재 양성 및 향촌 사회의 교화를 목적으로 세웠다고 한다.

이락서당을 소개하는 비석이다. 최종식 기자
이락서당을 소개하는 비석이다. 최종식 기자

궁산 주위는 고대와 현대가 공존한다. 퇴적암층, 이락서당은 고대를, 디아크, 세천 공단, 외곽순환고속도로는 현대를 대표한다. 

자동차 없이도 도보나 지하철을 이용하여 가족과 동호인들이 가볍게 이용할 수 있는 멋진 등산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