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동강 제일 절승지(絶勝地), 안동 고산정(孤山亭)
낙동강 제일 절승지(絶勝地), 안동 고산정(孤山亭)
  • 장희자 기자
  • 승인 2020.09.25 17: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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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성재 금난수 선생이 1564년 일동정사라 부르며 경전 공부와 유유자적
청량산이 낙동강과 만나면서 이뤄낸 가송협 단애 아래 안동팔경의 하나
도산구곡의 하나로 퇴계선생이 자주 래왕, 문도들이 지은 시문 고산제영 유명
2018년 최고 시청률(18.1%) 이병헌, 김태리 주연 tvN드라마 ‘미스터션샤인’ 촬영
고산정. 장희자 기자

벼슬살이 아닌데 돌아올 줄 왜 모르나
안개와 노을을 차지하니 떠나기가 싫은 게지.
땅은 멀리 있어도 갈아 일굴 묵정밭이 넉넉하고
산 외지니 학이 와 깃들기에 알맞도다.
사철에 오고 가니 두 짝의 짚신이오
영고성쇠를 한 벌의 덩굴 옷에 부치었네.
일동·월담 좋은 이름 내 역시 사랑하노니
이따금 그대 찾아 남은 빛을 구경함세.       (유고산(遊孤山) 이황)

위 글은 고산정(孤山亭)에 편액으로 걸려 있는 이황의 '유고산'(遊孤山) 시문으로 고산정 주인 금난수(琴蘭秀, 1530∼1604)가  ‘고산정에서 노닐다(遊孤山)’라는 제목으로 먼저 시를 짓자 이 시의 운에 따라 퇴계가 답시를 쓴 내용이다.

태백 천의봉 너덜샘과 황지에서 발원한 낙동강이 봉화 명호에 이르러 큰 물줄기로 흐르면서 곳곳에 담(潭), 지(池), 소(沼), 협(峽), 대(臺)를 만든다. 고산정은 낙동강 천삼백리 물길 중 가장 아름다운 도산구곡 구간인 안동시 도산면 가송리 447번지에 있다. 주위에는 청량산의 남쪽 끝자락에서 외병산(外屛山)과 내병산이 병풍처럼 둘러 있고, 낙동강의 상류인 가송협의 건너에는 송림과 함께 독산이 솟아 있어 절경을 이루고 , 독산 아래에는 월영담이 소(沼)를 이룬다.

고산정 맞은편에 있는 고산(孤山) 아래 소(沼)를 이룬 물웅덩이를 월영담(月影潭)이라 하며 고산정 이름은 이산에서 유래했다. 장희자 기자

고산정은 정유재란시 안동 수성장으로 활약하여 좌승지에 증직된 바 있는 성성재 금난수(惺惺齋 琴蘭秀 1530∼1599) 선생의 정자이다. 선생의 행장(行狀)에 따르면 선생은 35세 되던 1564년(명종19)에 선성현(宣城縣)의 명승지일(名勝之一)이었던 가송협(佳松峽)에 짓고 일동정사(日東精舍)라 부르며 늘 경전을 가까이 한 채 유유자적했다.

정자는 안동팔경의 하나인 가송협의 단애(斷崖) 아래에 자리잡고 있다. 협(峽)이란 협곡이란 뜻으로 중국 양자강의 삼협이나 미국 요세미티국립공원의 대협곡과는 그 규모에 있어 차이가 나지만, 가송협은 청량산이 낙동강과 만나면서 이뤄낸 아름다운 소나무가 있는 협곡으로  한국형 협곡이다.

건립당시 사정과 주위의 절경에 대해서는'일동록'(日洞錄)에 자세히 서술되어 있다.  창건 당시부터 예안지방의 대표적인 절경으로 알려져 그의 스승인 퇴계(退溪) 선생도 누차 문인들과 함께 와서 영시유상(詠詩遊賞)하였다 한다. '고산제영'(孤山題詠)에는 퇴계문도를 비롯하여 재경관인(在京官人)들까지 찾아 차운(次韻)한 시(詩)가 수백 수에 달하고 있다.

도산래프팅 앞 강변에서 본 고산정 . 장희자 기자

정면 3칸 측면 2칸 규모의 팔작 기와집으로 3m가량의 축대를 쌓아 대지를 조성한 후, 얕은 기단 위에 자연석 덤벙주초를 놓고 기둥을 세웠다. 어간의 우물마루를 중심으로 좌, 우에 온돌방이 있다  조선시대 정자의 특징을 보여주고 있고 건물도 비교적 원형을 잘 유지하고 있다.

금난수는 25세인 1554년(명종 9)에 이미 안동 예안면(禮安面) 부포리에 있는 현재의 성성재 종택(경북문화재자료 264) 아래쪽에 성재(惺齋)라는 정자를 짓고 학문에 전념했다. 성재의 성(惺)은 깨어남으로 공부의 각성을 의미하며 현판을 퇴계선생이 써 준 것으로 유명하다. 고산정은 그 후에 지은 정자로서, 주변 경관이 뛰어나 이황을 비롯한 선비들의 내왕이 잦았던 곳이다. 정자 앞으로 강물이 시원하게 흐르고 맞은편 산기슭에는 물맛 좋은 옹달샘이 지금까지 남아 있다. 예전에는 이곳에 학이 많이 서식했다고 하나 지금은 없다. 정자 왼쪽에 조선총독부에서 세운 조학번식지(鳥鶴蕃殖地)라는 천연기념물 비가 서 있다.

2018년 이곳에서  시청률 18.1%를 기록한 이병헌, 김태리 주연의 24부작 tvN드라마 ‘미스터션샤인’이 촬영됐다. 주인공 애신(김태리 분)과 유진(이병헌 분)이 배를 타고 오가던 아름다운 나루터 장면이  고산정의 전경이다. 이외에도 영화 ‘봉이 김선달(2015)’, ‘궁합(2018)’에 나왔으며, 영화 ‘미인도(2008)’에서는 김홍도가 스승을 찾아가는 장면이 촬영됐다.
고산정이 있는 가송리는 예부터 천옥(天獄)이라 불리우는 산세지형으로, 고산정을 가려면 가시리마을앞 다리를 통과해야 한다. 장희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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