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장산 억새 여행
무장산 억새 여행
  • 장희자 기자
  • 승인 2019.11.02 00:3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억새평원을 가로질러서 언덕위에 있는 무장봉으로 가는사잇길

 

왕산마을에세 무장봉가는 초입에 선덕여왕 촬영지 홍보간판이 세워져 있다.

경북 경주시 암곡리에 위치하는 무장산 가는 길은 경부고속도로 경주IC에서 내려 경주보문단지 방향으로 자동차로 30여 분 달리다 보면 보문단지가 나타난다. 보문단지 물레방아앞 삼거리에서 좌회전하여 천북방향으로 2㎞정도 가다보면 경주힐링테마파크앞 부근에 삼거리가 나타난다. 삼거리에서 암곡동 방향으로 우회전하여 5㎞정도 가다보면  왕산마을에 있는 무장산 암곡주차장에 도착한다.

자연경관이 좋은 덕동천을 따라 자연탐방 테크로드길이 조성되어 있다.

대형주차장이지만 가을 단풍철엔 만원이여서 암곡동 왕산마을 이정표가 있는 다리입구 삼거리에서 차량을 통제하여 다리 건너 임시주차장에 주차를 한 후 왕산마을 주차장까지 600미터 정도 걸어가야 한다.

목장길을 따라 올라오면 억새군락이 보이기 시작하고 까마귀들이 등산객들을 반기며 날고 있다.

왕산마을은 왕이 전쟁중에 피신하였던 산 아래 있는 마을이라 하여 ‘왕산(王山)마을’ 이라 불렀다. 또 왕이 피신하여 왕자를 출산하였다 하여 ‘왕생이 마을’ 이라고도 불리었다. 신라육부 중 명활산 고야촌(明活山 高耶村)에 속했으며 삼국유사에 의하면 신라시대 원효대사가 수도 정진하였던 곳이다. 또한 400여 년 전부터 파평 윤씨, 창녕 조씨, 경주 김씨가 집성촌을 이루어 온 맑고 고요한 마을이다.

산봉우리들이 줄줄이 늘어선 연봉을 배경으로 억새들이 등반객들을 반기고 있다.

주차장에서 무장산까지는 6.5㎞ 거리로 마을도로를 따라 걸어가면 암곡펜션 이정표가 보인다  암곡펜션을 지나면 국립공원 지킴터가 있다. 암곡이라는 말은 깊은 골짜기 안에 있는  암곡 또는 암실이라고 불리워 오다가 조선 중엽에 명곡이라고 고쳐 불렀으나 남해창이란 분이 암(暗)을 쓰다보면 밝음(明)이 온다고 하여 다시 암곡으로 부르게 되었다고 한다.

억새군락 뒷편으로 무장봉이 보이기 시작한다.

덕동천을 따라 조성된 암곡탐방로 자연테크로드를 따라 조망하면서 400m정도 걷다보면 삼거리가 나타난다. 덕동천을 따라 무장사지길로 정상까지 가는 길은 5.3㎞로 조금 멀지만 가파른 곳이 거의 없어 마음 편하게 산책하듯이  갈수 있고, 우측 산길은 3.1㎞로 가깝지만 급경사로 가파른 산길이다. .

포물선을 그리며 무장봉으로 가는 억새군락 사잇길이다.

임도를 따라 300m정도 가다보면 계단으로 된 급경사 등산로가 나타나는데 급경사길을 500m정도 오르다 보면 적송군락이 나타난다. 경사가 조금 약해지면서 참나무숲길 500m정도를 걸으면 해발 455m지점 이정표가 나타나며, 여기서부터는 경사가 완만한 능선길이 시작된다. 10분 정도 걷다보면 목장길이 나타나고 다시 10분정도 걷다보면 억새군락지가 나타나기 시작한다.

포토죤 삼거리부근

정상부는 넓은 터로 이뤄져 있었으며, 2008년 12월 11일 울산 하늘다래 산악회에서 세운 표지석이 세워져 있었다. 무장산 정상부는 억새군락지로 규모는 148만㎡ 억새가 군락을 이루고 있는 드넓은 평원이 눈과 가슴을 뻥 뚫리게 한다.

억새군락 중앙부에 위치하는 포토죤 삼거리

동해에서 불어오는 바람을 타고 은빛물결 넘실대는 억새군락을 보고 있노라면 마음은 어느새 깊은 사색에 빠져든다. 척박한 환경에서도 끈질긴 생명력을 유지하면서 서로 부대끼면서 자리를 내어주기도 하지만, 끝내 쓰러지듯 다시 일어나는 억새는 우리와  많이 닮은 것 같다.

포토죤에서 걸어온 길을 뒤돌아 보니 청자빛 하늘이 흰구름과 조화되어 더욱 높고푸르게 보인다.

무장산 정상부는 원래는 억새군락지가 아니었다. 1970년대 동양그룹에서 오리온 목장을 조성해 운영했으나 1980년대 비업무용 토지강제매각 조치에 따라 모축산회사에 매각됐고 축산회사가 1996년까지 목장으로 운영하다 문을 닫은 이후 목장 관리가 되지 않으면서 억새가 생겨난 것이다.

무장봉 전망대가 보이기 시작하고 하늘위를 가마귀들이 날고 있다.

무장산은 정상 경관도 빼어나다. 발 아래에 보문단지와 동해바다가 보이고, 저 멀리 토함산과 단석산, 함월산, 운제산 등 경주와 포항의 고만고만한 산들이 길손들에게  감탄사를 쏟아내게 한다.

무장봉 정상은 평평하고 표지석이 반기고 있다.

무장산 길에는 '무장사'라는 절터가 있는데, 삼국유사에 의하면 태종무열왕이 삼국을 통일한 뒤 병기와 투구를 이 골짜기에 숨겼다는 유래가 전해오고 있다. 이곳에는 현재 보물 제125호인 무장사아미타불조상 사적비 이수 및 귀부와 보물 제126호인 무장사지 3층석탑이 남아 있다.

무장봉 전망대에서 정면으로 바라본 확트인 억새대평원 모습: 산줄기중앙부 너머로 감포방향이다.

무장산은 원래 포항 오어사를 품은 운제산과 경주 토함산을 잇는 624봉으로 불리다 최근 정상에 '경주 무장산 624m' 라는 표식을 하면서 무장산으로 통용되고 있다. 석탑과 절터 등의 역사적 사실에서도 오래전부터 마을 주민들에게 무장산으로 알려져 있다.

전망대에서 우측편으로 바라본 모습으로 뒤편으로 함월산줄기가 펼처져 있다.

무장산은 짧게는 서너 시간, 길게는 5시간 정도의 코스인데다 산길이 가파르지 않아 연인 또는 가족나들이길로도 권할 만하다.

전망대에서 억새평원 좌측방향으로 바라본 모습으로 구룡포항 방향이라고 한다.

무장산은 TV드라마와 영화 촬영지로도 유명하다. 인기 역사드라마인 ‘선덕여왕'이 무장산 일대에서 촬영했고, 2003년에 강제규 감독의 '태극기 휘날리며'가 촬영되기도 했다.

하산하면서 저멀리 아스라히 보이는 포항항구와 동해바다

 

석양빛에 억새들이 하늘을 향해 손짓하고 있다.
가을바람에 보송보송한 억새손들이 있다.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