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5) 삶의 공간을 넓히려 애쓰자
(65) 삶의 공간을 넓히려 애쓰자
  • 김교환 기자
  • 승인 2020.05.12 10:09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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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코미디의 원조라고 할 수 있는 장소팔이 죽으면서 자식들을 불러놓고 말했다.

“야! 이놈들아 내가 왜 죽는지 알아? 심심해서 죽는다 이놈들아!”

너희들도 늙어서 내 나이 되어 봐라! 할 일도 없고 심심해서 죽겠단 말이 나오지. 그래서 세상을 뜨는 거야. 마지막까지 코미디언으로서의 위트를 잃지 않으려는 자존심이었다. 어쩌면 아버지의 죽음을 슬퍼할 아들들을 위로하는 깊은 뜻이 담긴 말이라고도 생각할 수 있겠다.

인간에게 있어 가장 소중한 것은 시간 즉 삶이다. 따라서 삶 속에서 가장 보람있게 잘 써야 할 것이 시간이다. 나이를 먹으면 주어진 시간은 계속 줄어들고 반비례로 시간의 가치는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시간의 낭비는 생명의 낭비요, 자기 삶을 허비하는 엄청난 잘못이다.

그런데 나이가 많아질수록 시니어들에겐 꼭 해야 할 일보다 안 해도 될 일이 더 많아진다. 책임과 의무도 가벼워진다. 싫은 건 안하면 되고 남의 간섭 받을 일 없고 내 시간 내 맘대로 쓸 수 있다. 그래서 노년 세대들 간에 흔히 듣는 유행어로 '남는 건 시간뿐'이란 말이 나온 것 같다.

보고 싶다는 사람도 없고, 보고 싶은 사람도 없다면 오라는 곳도 갈 곳도 없는 고독하고 외로운 사람이 될 수밖에 없다.

그래서 어제가 오늘이고 오늘이 내일인 다람쥐 쳇바퀴 도는 생활이 반복되기 쉬운데 늙어서는 배고픔보다 더 힘든 것이 외로움이다. 시간의 주인이 자신인 만큼 이를 마음대로 부리며 살 수 있어야 외로움과 고독에서 벗어날 수 있다.

100세를 넘긴 김형석 박사는 ‘인생이여 행복하라’에서 산다는 것은 자신의 삶의 공간을 넓혀가다가 늙어서 삶의 공간이 사라져 가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멋지게 행복하게 사는 길은 바로 죽을 때까지 삶의 공간을 넓히려 애를 쓰는 자세라고 했다.

코로나19로 인해 우리는 사회적 거리 두기란 이름으로 벌써 3개월을 넘겼지만 아직도 끝이 안 보이는 시간들을 창살 없는 감옥에 갇혀 보내고 있다. 따라서 일상의 활동무대인 삶의 공간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가를 코로나로 인한 지금의 생활을 통해 절실하게 체험하고 있다.

그래서 더욱 절실하게 느끼게 되는 노후의 자기 시간 활용이야말로 고독과 소외감을 경감시키고 휴식과 즐거움을 추구하는 자유로운 활동으로, 여가활동 자체가 목적인 소중한 생활임을 새롭게 알아야 한다.

경로당, 복지관, 문화센터 등 곳곳에 시니어들을 위한 좋은 프로그램들이 많으니 함께 어울려서 즐기자. 이를 위해서는 취미, 능력 등을 고려하여 올바른 정보에 의한 사전준비도 필요하다.

좀 더 보람되고 유익한 활동을 찾아서 노년의 삶을 더욱 의미 있게 항상 바쁘게 하면서 건강도 챙겨야 한다.

또한 국가, 사회는 노인들의 여가활용을 위한 시설의 확충과 지원, 노인들의 욕구에 기반한 다양한 여가 프로그램의 개발, 전문 지도인력을 양성으로 봉사해줄 수 있어야겠다. 그리고 시니어들은 자기에게 맞는 선택과 적극적 참여 자세로 삶의 공간을 넓혀가도록 애써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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