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8) 인체는 신비하고도 복잡한 기계다
(68) 인체는 신비하고도 복잡한 기계다
  • 김교환 기자
  • 승인 2020.06.01 09:4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어느 과학자는 성인 한 사람을 해체하면 비누 7장 분의 지방과 못 1개 분의 철분과 성냥 200개비를 만들 인이 나온다고 했다.

우리 인간의 육체는 뼈가 206개, 근육이 600여 개, 관절이 100개, 머리카락 수가 10만 개 이상이다. 그리고 하루 평균 호흡수 2만 회, 몸 속의 핏줄을 전부 연결하면 지구를 두 바퀴 이상 돌릴 수 있는 10만㎞, 세포가 70억 개, 음식물이 입에서부터 항문까지 가는데 8.5㎞라고 한다. 또한 한평생 먹어 치우는 음식물은 350t 정도(8t 트럭 50대분)이고 피가 몸속을 한 바퀴 도는데 46초 걸린다. 이상은 수년 전 고인이 된 황수관 박사가 명사 초청 강의에서 '신바람 건강'이란 주제로 인체에 관해서 강의한 내용 중 한 부분이다.

방송에서 어느 의학박사가 소장 대장 등 소화기관에는 엄청나게 많은 종류의 미생물이 서식하는데 모두 합하면 무게가 1.5kg이나 된다고 했다. 그런데 그렇게 많은 세균은 크게 우리 인체에 유익한 세균과 유해한 세균의 두 가지로 분류할 수 있고 보통 건강한 사람의 유익한 세균과 유해한 세균의 비율은 8대 2정도라고 했다.

위의 내용은 과학자와 의학 박사의 말이니 어느 정도 근거 있는 이야기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 우리 인체는 정말 신비한 존재로 복잡한 구조의 아주 정밀한 기계라고 할 수 있겠다. 그래서 오래 쓰다 보면 자연 어느 부분이든 고장은 당연한 것이다. 세상에 무슨 기계가 70년이고 80년이고 고장 한번 없을 수 있겠는가. 지금은 의술이 워낙 발달하여서 부품을 갈아 끼워 넣기도 하고, 좀 불편하더라도 잘라내기도 하면서 천수를 다하도록 애쓴다. 또한 각 부품들의 기능 향상을 위한 보조식품이나 의약품, 운동기구 등도 수없이 많이 나온다.

그래도 언젠가는 구제불능의 기계고장이 반드시 오기 마련이지만 오래 가기 위해 옛날처럼 배를 채움이 목적이 아니라 건강과 영양을 먼저 생각하는 세월이 되었다. 의술의 발달과 영양식으로 수명이 연장되어 장수시대이긴 하지만 오래 사는 대신 오래 앓는다. 그래서 65세에서 사망까지의 의료비가 일생동안 들어가는 의료비의 2/3라고 하니 장수가 꼭 축복받을 일만은 아닌 것 같다.

말기 암 환자가 의식을 잃은 채 산소 호흡기에 매달려 중환자실로 들어가도 의사는 할 수 있는 데까지 최선을 다해야 하고 가족들은 마지막 인사를 나눌 순간까지 시한부 목숨이라도 끝까지 연명치료를 해야 자식된 도리를 하는 나라이다. 그래서 연명치료는 발달하는데 호스피스는 지지부진하여 고통은 고통대로 비용은 비용대로 드는 이상한 구조이다. 건강하게 살다가 쉽게 가고 싶은 것이 모든 사람들의 욕망일 테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하고 오래 살면서 오래 앓는다. 그래서 종합병원, 각 병의원, 요양병원 등 어딜 가도 인공적인 기계 환경에 의해 목숨을 연명해 가는 모습을 흔히 본다. 무의미한 연명 치료지만 남은 가족들의 당연한 도리인 양 노년의 장수에서 시간낭비가 너무 길다. 그래도 우리는 영원히 살 것처럼 자신의 죽음에 대해서는 생각하기조차 꺼린다. 그러나 죽음에 대한 바른 이해와 준비가 잘 살기 위한 마무리 삶에서 꼭 필요하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따라서 웰 다잉(well dying)으로 차분하게 죽음을 스스로 준비해가는 마음가짐이 필요하다.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