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 무재칠시(無財七施)
(63) 무재칠시(無財七施)
  • 김교환 기자
  • 승인 2020.04.29 11:26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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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사람이 석가모니를 찾아가서 사정을 했다.

“저는 하는 일마다 제대로 되는 일이 없으니 무슨 이유입니까?”

“그것은 네가 남에게 베풀지 않았기 때문이니라.”

“저는 아무 것도 없는 빈털터리입니다. 남에게 줄 것이 있어야 베풀지 않겠습니까?”

“그렇지 않느니라. 아무 재산이 없더라도 남에게 줄 수 있는 7가지가 있느니라.”

첫째는 화안시(和顔施)라고 하여 얼굴에 화색을 띠고 부드럽고 정다운 얼굴로 남을 대하는 것으로 미소(微笑)를 이름하는 것이요.

둘째 언시(言施)라고 하여 말로써 남에게 얼마든지 베풀 수 있으니 사랑의 말. 칭찬의 말, 위로의 말, 격려의 말, 양보의 말 등 상대방의 기분을 좋게 해주는 부드러운 말이다.

셋째는 심시(心施)라고 하여 마음의 문을 열고 따뜻한 마음을 주는 것이며.

넷째는 안시(眼施)라고 하여 사랑을 담은 눈으로 사람을 보는 즉 부드러운 눈빛으로 베푸는 것이고.

다섯째는 신시(身施) 라 하여 몸으로 베푸는 것인데 신체의 움직임을 통해서 즉 짐을 들어준다거나 힘들어하는 상대방을 위해 몸으로 도와주는 것이 신시이다.

여섯째는 좌시(坐施)로 자기의 자리를 내주어 양보하는 것이요.

일곱째는 굳이 묻지 않고 상대의 속을 헤아려 알아서 도와주는 찰시(察施)이다.

네가 이 일곱 가지를 행하여 습관이 붙으면 너에게 행운이 따르리라.

 

이것이 불경에 나오는 '무재칠시(無財七施)'이다.

이는 우리가 일상에서 이미 많이 실행하고 있거나 진정 남을 위해 베풀고자 하는 마음만 있으면 할 수 있는 것들이다. 우리는 대체로 남에게 베푼다는 것을 물질적인 것만 앞세워서 가진 사람이 못 가진 사람을 대상으로 도와주는 것이란 생각을 하기 쉽다.

시니어 세대는 대부분이 가난 속에서 살아왔기 때문에 내 먹고 살기도 어려운데 남 도와줄 여력이 어디 있겠느냐 해서 봉사생활을 망설인다. 그런데 미국의 경우를 보더라도 세계의 인종시장이라고 할 만큼 다민족국가이면서도 나라가 잘 유지 발전되는 것은 전 국민의 70% 이상이 남을 돕는 일이 생활화되어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이제 우리도 봉사하는 생활에 대해 생각해야 한다. 봉사는 가진 자만이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라 가진 게 없는 사람도 남에게 베풀 수 있는 칠시(七施)를 가지고 있다. 그리고 봉사가 남을 위한 것이라고만 생각할 일도 아니다. 자기 자신을 위한 일이기도 하다. 왜냐하면 봉사를 하고 나면 마음이 편하고 기분이 좋아지는 것이니 이 또한 정신건강을 위해서 매우 유익한 활동이다.

특히 시니어들에게 봉사활동은 무료한 시간을 줄이는가 하면 대인관계를 통해서 사회망을 넓혀 외롭지 않게 해서 좋고 아직도 뭔가 할 수 있다는 자긍심을 가질 수 있어 좋다. 사람들이 선호하는 일거리는 젊은이들에게 양보하고 궂은 일도 마다하지 않는 마음자세도 중요하다. 노인보호석을 특권인 양 주장하지 말자. 어른이 꼭 우선이 아니라 인간 대 인간의 평등사상으로 사회를 보는 마음가짐이 필요하다. 그리고 보수를 먼저 생각하지 말자. 무료봉사도 좋다. 살면서 쌓은 재능을 아낌없이 기부하자. 살펴보면 자원봉사활동으로 이웃과 남을 위해 할 일은 얼마든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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